1 도심 내 소형 주택 붐
“저 푸른 초원 위에 그림 같은 집을 짓고~”라는 노래 가사처럼 몇 년 전만 해도 주택살이는 경제 사정이 여유로운 노년에나 이룰 수 있는 꿈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올해 도심에 소형 주택을 짓는 30~40대 가구가 늘어났다. 새롭게 등장한 협소주택과 구옥 리모델링은 아파트를 매입하는 가격대로 지을 수 있어 인기를 끌었다. 획일화된 아파트 공간에서 벗어나 자신이 원하는 거주 형태를 선택하는 시대가 온 것이다.
2 힐링이 필요해, 플랜테리어
베란다나 테라스에 화초를 키우는 홈 가드닝 개념이 아니다. 자연이 주는 긍정의 치유 효과를 곁에 두고 누리려는 이들이 늘면서 식물이 하나의 오브제처럼 실내 인테리어를 완성하는 ‘플랜테리어(Plant+Interior)’가 인테리어의 핫 이슈다. 젠틀몬스터나 퀸마마 마켓, 틸테이블 등의 플랜테리어 카페나 편집숍은 SNS에서 ‘핫플’로 떠오르고 있다.
3 ‘집방’ 대세, 셀프 인테리어
약은 약사에게, 인테리어는 디자이너에게? 올해는 전문가보다 ‘DIY 인테리어’ ‘셀프 인테리어’라는 단어가 대세였다. 합리적인 가격에 인테리어를 스스로 할 수 있는 노하우를 알려주는 ‘집방’ 콘셉트의 방송 프로그램(tvN <내 방의 품격> <렛미홈>, 채널A <머슴아들>, JTBC <헌집줄게 새집다오>)도 밀물처럼 생겨났고, 서점가에는 셀프 인테리어 노하우를 소개하는 도서 비중이 해당 분야 판매 순위 10위 내에서 70%를 차지할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4 셰프의 레시피 배달
편리함과 실용성에 집착하는 사람이 늘면서 레스토랑 셰프의 요리를 집에서 간편하게 즐길 수 있는 배달 서비스에도 눈뜨기 시작했다. 도산공원 앞 프렌치 레스토랑 ‘그랑씨엘’과 브런치 카페 ‘마이쏭’의 오너 셰프가 직접 개발한 레시피와 정량에 맞춘 식재료를 보내주는 ‘프렙 박스’를 시작으로 여러 셰프 중 원하는 메뉴를 선택해 레시피와 재료를 받을 수 있는 ‘테이스트샵’ 등이 대표 선수다. 한참을 줄 서서 먹어야 했던 수고까지 던다는 건 ‘안 비밀’.
5 ‘가성비’ 좋은 모듈 가구
나만의 취향과 라이프스타일에 맞춰 공간을 꾸미는 시대, 모듈 가구의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가 재조명되고 있다. 예전부터 다양한 브랜드에서 출시됐지만 박스와 선반의 유닛을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는 모듈형 책장부터 다양한 크기와 사이즈로 구성된 사이드 테이블을 겹치거나 한데 모아 활용할 수 있는 아이디어까지 좀 더 유용하고 쓰임새 있는 가구가 눈에 띈다. ‘가구계의 에르메스’라 불리는 ums의 모듈러 책장의 인기도 급증했다는 후문. 모듈 가구는 한번 사서 평생 쓸 수 있는 인테리어계의 장수 아이템으로 등극한 듯하다.
6 온라인 집들이, 홈스타그램 인기
옆집에 누가 사는지는 모르지만 저 멀리 지방에 사는 ‘인친’(인스타그램 친구)의 집에는 매일 출근 도장을 찍는다. 인스타그램의 열풍으로 누군가는 자신의 집을 당당히 공개하고, 누군가는 ‘허락된 훔쳐보기’를 한다. #집, #인테리어, #집꾸미기 같은 해시태그가 달린 피드를 꾸준히 업데이트하며 잘 꾸민 집 내부 사진을 공개하는 일명 ‘홈스타그래머’가 인기를 끌고 있다.
7 응답하라! 오리지널의 리메이크
오랜 시간이 흐른 불후의 명곡을 요즘 아이돌 그룹이 리메이크해 불러 인기를 끌기도 한다. 가구 시장에도 리메이크 바람이 불었다. 오랜 시간 동안 사랑받는 오리지널 가구에 새로운 컬러와 소재를 더해 새로운 모습으로 등장했다. 아르네 야콥센이 디자인한 세븐 체어는 올해 출시 60주년을 맞아 도금한 다리와 네이비&핑크 컬러 에디션으로 컬렉터들의 취향을 저격했다. 국내에 마니아층이 두터운 루이스 폴센의 펜던트 조명도 레드, 그린, 옐로 등 비비드 컬러로 선택의 폭을 넓혔다.
8 점점 작게, 미니멀 라이프
전 세계에서 부는 ‘심플하게 살자’는 주의의 미니멀 라이프 트렌드. 국내 서점가에서 미니멀 라이프와 관련된 도서의 판매량이 전년 대비 10배 이상 증가하며 새로운 라이프스타일로 관심을 끌고 있다. 건강한 식재료로 간소하게 밥을 먹고 불필요한 것을 최소화한 인테리어를 실현한 미니멀 라이프의 풍경은 더욱 평화롭고 행복한 일상을 만든다는 분위기다.
9 아웃도어 가구의 환골탈태
투박한 외모와 기능성에 초점을 맞추던 아웃도어 가구가 실내 인테리어 오브제로도 활약할 정도로 예뻐지고 고급스러워졌다. 인도어와 아웃도어라는 개념의 경계 없이 어디에 두어도 잘 어울리는 가구가 대거 등장한 것. 오염이 적은 철제나 물에 강한 방수 패브릭, 무게가 가벼워 이동이 편리한 알루미늄 등 실험적인 소재를 사용해 기능적인 면을 강조하되 실내 인테리어에 임팩트를 주기 위한 모던하고 톡톡 튀는 디자인으로 탄생했다. 덕분에 실내에서도 휴양지에 온 것 같은 기분을 느낄 수 있게 됐다.
10 나 홀로 소비, 혼술&혼밥
한 광고 대행사에서 직장인들의 소셜 데이터 33만여 건을 분석한 결과, ‘혼자 먹는 밥’의 줄임말인 ‘혼밥’과 ‘혼자 마시는 술’의 줄임말인 ‘혼술’이 자주 등장했다. 연관어로 ‘즐겁다’(3천69건) ‘행복’(2천1백34건) ‘편하다’(2천99건) 등이 자주 언급될 정도였다니 이제는 혼자 무언가를 한다는 것이 그저 처량하고 외로운 풍경은 아닌 듯싶다. 이런 추세에 얼마 전 ‘혼술’을 주제로 한 tvN 드라마 <혼술남녀>가 인기리에 방영되기도 했다. 그런데 최근 놀이공원에 혼자 가서 놀이 기구를 타는 ‘혼놀’까지 SNS 인기 태그로 뜨고 있단다. 이건 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