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메뉴바로가기 본문바로가기
카카오 스토리 인스타그램 네이버 포스트 네이버 밴드 유튜브 페이스북

통합 검색

인기검색어

HOME > STAR

STAR

상상 그 이상의 뮤지

프로듀서, 작곡가, 가수, 예능인, 산타 같은 아빠에 합리적인 남편…. 이게 끝이 아니다. 뮤지에 대해 아직 10분의 1도 이야기하지 않았다.

On July 18, 2016

3 / 10
/upload/woman/article/201607/thumb/31057-161528-sample.jpg

 

 

‘뮤지’는 한마디로 정의하기 힘든 인물이다. 그가 대중에게 자신의 이름을 크게 각인시킨 것은 개그맨 유세윤과 함께 진행한 프로젝트 그룹 UV의 프로듀서로 활동하면서다. 그래서 그를 설명하려면 UV를 먼저 짚고 넘어가야 한다. 유머러스한 가사와 콘셉트만 보면 얼핏 개그맨들이 종종 내는 코믹송 음반과 별반 다를 바 없는 듯하다. 하지만 수려한 멜로디 라인과 허접한 구석이 전혀 없는 빈틈없는 사운드는 뮤지션이라는 이름이 아깝지 않다.

여태껏 본 적 없는 불가해한 콘셉트의 음악을 듣고 대중은 처음에는 당황했고 나중에는 열광했다. 박진영, 정재형, 유희열 등 기존 뮤지션들도 기꺼이 UV에게 러브콜을 보냈다. 특히 박진영과의 협업으로 완성된 ‘이태원 프리덤’은 그야말로 대한민국을 강타했다. 이태원의 모든 가게와 바에서 ‘이태원 프리덤’을 틀었다. 1980년대 디스코풍의 음악을 완벽하게 재현한 사운드와 코믹하면서도 포인트가 있는 뮤직비디오는 대중의 마음을 사로잡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유세윤이 UV의 마스코트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뮤지를 주목하게 된다. UV의 음악적 기둥을 담당하는 프로듀서이자 그 스스로도 고유한 매력을 지닌 뮤지션이며 예능인이기도 하다. 뮤지, 대체 정체가 뭐야?

“즐겁게 음악 하는 사람이죠. 저는 음악을 장난으로 시작했어요. 14살 때 아는 형을 통해 ‘신시사이저’라는 악기를 만났어요. 피아노처럼 생겼는데 드럼 소리도 나고 기타 소리도 나는 거예요. ‘와, 이거 끝내준다’ 싶어서 아버지를 졸랐어요. 전교 10등 안에 들 테니까 신시사이저 사달라고요. 그 당시 가격이 2백만원이었으니 요즘 돈으로는 1천만원 정도? 그렇게 손에 넣은 신시사이저로 멜로디를 만들어 가사를 붙이며 놀았어요.”

하지만 뮤지의 이후 행보를 보면 진지하기 짝이 없다. 꽤 우수한 성적이었음에도 일찍이 음악 하며 살 것을 결심한 그를 아버지는 못마땅해하셨다.

“돌이켜보면 아버지의 반대가 오히려 음악에 대한 열정에 불을 지핀 것 같아요. 내가 좋아하는 것이 쓸데없는 게 아니라는 걸 증명하고 싶은 오기가 생겼거든요. 남자라면 누구나 아버지에게 인정받고 싶어 하잖아요. 혹시 모르죠. 부모님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았다면 오히려 중간에 그만뒀을지도요. 우리 아버지는 참 무뚝뚝한 분이시라 단 한 번도 제 눈을 똑바로 바라보며 웃어주신 적이 없어요. 그런 분이 UV가 어린이대공원에서 3만명의 관객 앞에서 공연하는 것을 보며 춤을 추시더라고요.”

뮤지는 단 한 번도 부모님에게 “저 TV에 나오니 보세요”라고 말한 적이 없다. “누가 아들 뭐 하냐고 물어보거든 작곡가라고 해주세요. 방송인이라고 말씀하지 마세요”라고 부탁도 드렸다.

“제가 TV에 나오면 부모님이 얼마나 좋아하시는지 잘 알지요. 하지만 저는 음악 하는 사람이고 방송은 얼결에 하는 거잖아요. TV에 자주 나오다가 갑자기 뜸해지기라도 하면 부모님이 걱정하신단 말예요. 그래서 방송에 나와도 이야기를 안 하는데 그 무뚝뚝하신 아버지가 ‘너 <복면가왕>에 나왔더라’ 하며 지나가는 말로 한마디하면 웃음이 나요. 얼마 전엔 제가 <불후의 명곡>에서 부른 노래로 컬러링을 하셨더라고요.”

음악 활동을 그토록 반대한 아버지까지 팬으로 만들고 수많은 협업 제의를 받을 정도로 뮤지의 음악은 매력적이다.

그럼에도 대중에게는 아직까지 ‘가볍고 코믹한 뮤지’로 인식되는 게 싫지는 않을까?

“아니요. 오히려 바라는 바예요. 가령 윤상씨나 김형석씨 같은 분들은 언제나 수준 높은 작품을 만들어오셨고 모두가 인정하는 최고의 프로듀서잖아요. 그만큼 대중의 기대치가 높아요. 그런데 저는 이미지가 가벼우니까 사람들의 기대치가 낮아요.(웃음) 조금만 음악을 잘해도 ‘오, 뮤지에게 이런 면이?’라며 다르게 봐주시는 거죠.”

듣다 보니 그럴싸한 전략이다. 뮤지는 유세윤에게 커리어를 꾸려가는 방식에 대해 배웠다고 했다. 비결은 치열한 고민과 과감한 실천을 멈추지 않는 것이다. 언제나 부지런하게 자신의 미래에 대해 고민하고 움직이는 ‘세윤이 형’ 덕분에 늘 자극을 받는다.

“(유)세윤이 형은 배울 게 참 많은 사람이에요. 그 형을 한마디로 표현하면 ‘작가’예요. 아이디어와 기획력이 있기 때문에 음악, 코미디 외에도 할 수 있는 것이 너무나 많아요. 뭐니 뭐니 해도 가장 부러운 건 ‘자신의 한계를 잘 아는 사람’이라는 거예요. 보통 사람들은 더 큰 역할에 대해 욕심을 낼 텐데 세윤이 형은 그런 게 없어요. 내 영역이 아니라고 생각하면 더 잘할 수 있는 사람에게 맡기죠.”

아이디어와 기획력이라면 뮤지도 만만치 않다. 일본의 유명한 일렉트로니카 DJ인 프리템포와 함께 작업하고, ‘뮤지, 최승호의 랩랩랩’이라는 제목의 동요로 ‘동요 힙합’이란 장르를 개척하기도 했다. 얼마 전에는 <복면가왕>에 출연해 그간의 이미지를 뒤엎는 감미로운 목소리와 가창력을 뽐내기도 했다. 늘 새로운 자극을 찾는 뮤지가 최근 가장 즐겨 보는 프로그램은 랩 오디션 프로그램인 <쇼미더머니5>다.

“젊은 래퍼들이 경연하는 것을 보는 재미가 쏠쏠해요. 프로듀싱하고 싶은 래퍼를 뽑으라면 단연 ‘해쉬스완’이에요. 남녀라는 성의 경계를 넘은 매력이 있는 것 같아요. 순수해 보이면서도 사악한 느낌이 좀 나고. 게다가 자신의 능력을 제대로 모르는 것 같아서 더 좋아요. 또 프로듀싱하고 싶은 아티스트가 있냐고요? (유)재석이 형요! <무한도전 가요제> 때 한 번쯤 절 찾을 줄 알았는데 안 불러주시더라고요. 단언컨대 재석이 형이 좋아하는 ‘직설적인 댄스’에 어울리는 곡은 대한민국에서 오직 저만 쓸 수 있습니다.(웃음)”

언제까지나 자유로운 영혼일 것만 같았던 뮤지는 지난해 ‘미스틱엔터테인먼트’에 합류했다. 기획사에 들어간 이유를 물으니 ‘기회가 오면 잡아야 하는 시기’임을 깨달았기 때문이란다.

“‘뮤지는 재미있다’는 이미지를 심어준 방송이 <해피투게더>와 <라디오스타>였어요. 출연 후 거의 모든 프로그램에서 섭외 요청이 왔어요. 그런데 다 거절했어요. 방송하던 사람이 아닌데 어쩌다 반응 좋은 걸 믿고 인기 프로그램에 고정 게스트로 출연한다? 그건 과욕이라고 생각했어요. 책임질 수 없는 선택은 하는 게 아니죠. ‘돌아서 가자. 흐름대로 가자’라고 생각했고, 결국 그 선택이 옳았다는 걸 요즘 느껴요. 이 노하우는 (탁)재훈이 형에게 배운 거예요. 당장의 이득을 위해 인위적으로 뭔가를 더 하는 것만큼 위험한 일이 없는 것 같아요.”

과욕을 부리지 않고 흐름대로 최선을 다해온 사람이 있는 곳에는 좋은 인연이 모이게 마련이다. 뮤지의 곁에는 좋은 인연이 많다. 방송에 데뷔하기 전부터 음악을 좋아한다는 이유만으로 지금까지 동료로 지내고 있는 유세윤이 그렇고,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전화 통화를 한다는 탁재훈이 그렇다. 뮤지와 탁재훈은 청담동에서 곧 바를 운영할 예정이다. 바로 지금 뮤지의 화보 촬영이 이루어지는 장소다.

“제가 워낙 재훈이 형 팬이었어요. 재훈이 형이 낯을 가리고 까다롭다는 소문이 있었지만 무조건 들이댔죠. 어느 날 형이 몸이 아프다고 녹화에 불참한 거예요. 촬영 끝나고 형이 입원한 병원에 갔는데 열이 펄펄 끓더라고요. 아플 때 찾아온 동생이 고맙고 기특했는지 재훈이 형이 몸이 나은 다음에 제게 술을 샀어요. 그 이후로는 뭐 일주일에 네 번도 넘게 만났죠. 힘든 시간을 함께 보낼 수 있는 인연이 있다는 것은 감사한 일이죠.”

아마도 대중이 그에게 궁금해하는 것은 ‘과연 UV 앨범은 언제 나올 것인가’일 것이다. 아직 극비리에 작업 중이라며 뮤지가 던진 힌트는 ‘아이돌 음악’. 이름을 밝힐 수 없는 아이돌과 함께 진행 중이다.
“저희 음반을 들어본 분들은 아실 거예요, UV의 가사는 ‘솔직한 찌질함’에서 기인했다는 것을요. 하지만 이번엔 아닙니다. 사랑에 자신감 있는 남자의 이야기를 담아낼 예정입니다. 재미있을 거예요.”

곡은 이미 나온 상태다. 이번 곡의 가사는 전적으로 유세윤에게 맡겼단다. 아마 이번에도 먼저 회사에 UV를 홍보하지 말라고 할 것이다. 제작비가 없는 대신 소속사에 매이지 않는 구조를 지켜 최대한 자유롭게 음악을 하고 싶은 마음이다.

“UV의 음악은 아주 오래갈 거예요. 우리는 90세 됐을 때도 음악을 하고 싶어요. 그때쯤 되면 우리의 진가가 잘 드러날 거라고 생각해요.(웃음)”

뮤지는 풍운아다. 뮤지션이 되었고 부모님에게 인정받았으며 사랑하는 가족과 동료들이 있다. 다음 주에는 재훈이 형이 바에 설치할 턴테이블을 사올 것이고, 그렇게 되면 아마도 바에서 디제잉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자신의 전문 분야에 맞게 음악 방송을 할 수 있는 기회도 조금씩 열리고 있는 감사한 나날이다.

“그저 억지로 짜내지 않고도 신나게 음악 하는 사람으로 기억됐으면 해요. ‘좋은 음악을 들려주는 사람’이라는 말이면 충분해요. 많은 프로젝트가 남아 있지만 압박감은 없어요. 즐기면서 그렇게 천천히 갈 거니까요. ”

뮤지의 2막이 지금 막 시작됐다.

CREDIT INFO
취재
정지혜 기자
사진
하지영
스타일링
박미영, 박경민
메이크업
아름(더세컨)
헤어
딜란(더세컨
협찬
리마조테일러, 유니클로, 워모, 일레븐티, 엠비오, 지이크파렌하이트
2016년 07월호
2016년 07월호
취재
정지혜 기자
사진
하지영
스타일링
박미영, 박경민
메이크업
아름(더세컨)
헤어
딜란(더세컨
협찬
리마조테일러, 유니클로, 워모, 일레븐티, 엠비오, 지이크파렌하이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