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리를 모르는 독자들을 위해 간략하게 그녀를 소개해야 할 것 같다. 설리는 연기자 출신 가수‘였’다. 과거형으로 말하는 이유는 그녀가 얼마 전에 자신이 몸담았던 아이돌 그룹 f(x)를 탈퇴했기 때문이다. 또 설리는 최근 공공연한 비밀이던 힙합 가수 최자와의 연애를 공식적으로 인정했다. 그러니까 현재 그녀는 아이돌 그룹 멤버일 때보다 훨씬 자유로운 상황이다. 설리의 인스타그램을 보면 그 사실을 확연하게 느낄 수 있다.
최근 그녀는 인스타그램에 연일 사진을 올리고 있다. 한창 물오른 그녀의 예쁜 모습도 화제지만, 남자친구인 최자와의 다정한 모습을 담은 사진은 그야말로 큰 이슈거리다. 함께 얼굴을 맞대고 익살스러운 표정을 짓거나 시소를 타는 사진, 서로 어깨동무를 하거나 볼에 뽀뽀를 하거나 가벼운 스킨십을 하는 사진 등에서 두 사람의 행복한 한때를 엿볼 수 있다.
그러다가 좀 독특한 사진이 올라왔다. ‘아이돌이라면 올리지 못할 법한’ 사진이라는 말이 더 정확할 것이다. 침대에 누워 키스하는 두 사람의 사진이다. 반응은 뜨거웠다. 사진이 올라오자마자 엄청난 댓글이 달렸다. 그중에는 ‘더러워!’ ‘우웩!’ ‘설리는 시집 다 갔네’ 등 부정적인 댓글이 대다수를 차지했다. 인터넷의 각종 게시판에는 두 사람의 현재 사이를 진단하는 게시물들이 올라왔고 심지어 설리의 정신 상태를 걱정하는 글도 보였다.
사실 이런 사진이 올라오기 전부터 이미 설리의 인스타그램은 갑론을박의 장이었다. 설리가 올린 한 동영상이 큰 화제를 모은 것이다. 카메라를 응시하던 설리가 입안 가득 생크림을 짜 넣고 맛있게 먹는 모습을 담은 영상이다. 언뜻 보아서는 특별할 것 없는 이 영상에 몇 시간 되지 않아 댓글이 줄줄이 달렸다. ‘설리, 일상생활은 가능한가요?’ ‘최자가 설리를 이렇게 만들어놓은 거냐?’ 등 추측성 댓글과 인터넷 게시글들이 눈에 띄었다. 적지 않은 수의 네티즌이 이 영상이 특정한 성적 행위를 연상시킨다고 생각한 모양이었다.
원래 모든 콘텐츠는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라 ‘귀에 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로 보이는 법이다. 아무런 생각 없이 동영상을 봤던 기자도 그런 댓글들을 보니 ‘설리가 정말로 성적인 의도를 담아 영상을 올린 건가?’ 하는 생각이 들었을 정도다.
물론 우리는 설리가 어떤 의도로 인스타그램에 게시물을 올리는지 알 수 없다. 사실 의도라는 게 있는지조차 불확실하다. 우리 역시 SNS에 게시물을 올릴 때 매번 고민하지는 않으니 말이다. 하지만 그녀가 대중의 관심을 끌기 위한 의도로 인스타그램에 게시물을 올렸다면 크게 성공한 듯하다.
비록 부정적인 견해가 대다수라도 말이다. 하지만 ‘23세의 성인 여성이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개인적인 콘텐츠를 몇 개 올렸다는 이유만으로 이렇게 과한 말들을 들어야 하나?’라는 의문은 여전히 남는다. 괜히 마음이 씁쓸해지는 것은 비단 기자뿐일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