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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미현 선생님의 학습일지 여섯 번째

방학 사용설명서

On February 05,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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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학이 한창이다. 한 달 정도의 겨울방학이 끝나면 새 학년을 맞이하는 봄방학이 찾아온다. 긴 휴식기인 방학을 어떻게 꾸려야 알차게 보냈다고 할 수 있을까? 먼저, 방학은 아이와 부모가 학교생활에 대해 많은 대화를 나누는 시간이어야 한다. 지난해를 반성해야 새 학년 계획도 세울 수 있다. 작년의 계획이 무엇이었는지, 계획대로 진행되었는지, 문제점은 무엇이었는지 조근조근 얘기해보고 친구 관계는 어땠는지, 안 좋았다면 이유는 무엇이었는지 스스로 점검할 수 있게 해주자. 엄마는 옆에서 아이가 생각을 끌어내도록 질문하고 의견도 말하면서 공감해준다. 새 학년 계획을 세우도록 하는 것도 좋다. 큰 목표를 정한 뒤 구체적으로 “이 목표를 이루려면 네가 무엇을 하면 될까?” 하고 실천 사항을 물어보자.

엄마의 솔직한 의견을 말하고 칭찬과 격려도 해주자. 새 학년이 되면 꼭 실천할 수 있도록 말이다. 목표와 실천 사항이 정리되었다면 용기를 북돋아야 한다. 요즘 아이들은 대개 스케줄을 스마트폰에 정리하지만 예쁜 다이어리나 수첩을 선물하면 어떨까? 여자아이라면 효과 만점일 것이다. 또 봉사활동은 언제 어떻게 할 것인지, 새 학기에 학급이나 학교의 임원이 될 것인지도 미리 계획해두면 좋은데, 이때 엄마의 따뜻한 조언이 힘이 된다. 무엇보다 방학 중 꼭 해야 할 일을 꼽으라면 독서다. “우리 아이는 어려서부터 책을 많이 읽었어요. 그런데 국어 성적이 왜 이럴까요?” 하는 엄마들이 많다. 그 자녀들을 자세히 보면 초등학교 때 그림이 곁들여진 짧은 글을 읽은 게 전부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적절한 시기에 그림이 없는 긴 문장의 책으로 이행해야 하는데 이 단계에 실패한 아이가 많다는 것이다. 그림이 없는 긴 문장의 책으로 이행하는 데 성공해야 비로소 아이들의 두뇌가 풀가동해 자기만의 상상력이 발휘된다. 이는 창조의 원천이 되고 다른 사람과 교감의 통로가 된다.

때로는 현실의 자신을 인내하며 잡아두기도 하고 희망적인 꿈을 꾸게 하기도 한다. 독서는 모든 학과 공부의 토대가 된다. 글의 내용에 맞는 색색의 그림이 너무 많아 상상력을 방해하는, 지나치게 친절한 교과서는 오히려 학생들의 정리 능력과 이해 능력을 잃게 만든다. 심한 경우는 머릿속에서 각자 스스로 정리해야 할 것을 미리 도표로 보여주고 내용이 요약되어 나온다. 그래서인지 요즘 학생들은 그림 하나 없는 긴 문장의 글이나 교과서, 시험지를 읽기 싫어한다. 이런 학생은 학교 공부에도 흥미를 잃고 만다. 방학은 긴 글로의 이행에 성공할 수 있는 독서를 많이 할 수 있는 적기다.

서점에 아이를 데리고 가서 처음에는 아이가 흥미를 느낄 만한 책을 골라주자. 혹은 엄마와 아이가 함께 이야기 나누기에 좋은 책을 고른다. 책을 읽고 난 뒤에는 반드시 먼저 책 내용을 요약하도록 시켜보자. 처음에는 간단한 말로 요약하게 한다. 아이가 내용을 이해하고 있는지 점검하는 것이다. 그다음은 글로 쓰게 해보자. 그리고 아이의 의견을 물어보는 것이다. “네 생각은 어때?” “엄마는 이 부분이 좀 이상하던데?” 하면서 아이의 주체적인 판단력과 비판의식을 길러주자. 다양한 분야의 책을 읽으면 아이가 자신의 적성과 취미를 찾아갈 것이고 진로에 대해서도 고민할 것이다. 그러면서 아이는 성장한다. 방학이 얼마 남지 않았다. 알차게 시간을 쪼개 뛰어보자. 부지런한 엄마가 아이를 제대로 키운다.

 

글쓴이 조미현 선생님은
연세대학교 국어국문학과를 졸업, 1995년부터 서울 노원구 상명고등학교에서 국어를 가르치고 있다. 학생 및 학부모와의 소통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대한민국 평범한 선생님으로, 지난 2006년 남편을 따라 브라질에서 5년 동안 생활하며 브라질의 교육 문화를 몸소 체험했다.



CREDIT INFO
기획
이예지 기자
2016년 02월호
2016년 02월호
기획
이예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