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주와 찰떡 궁합을 선보이며 <냉장고를 부탁해>의 메인 MC 자리를 꿰어 찬 안정환. 그의 버럭 화법과 꾸밈없는 태도에 시청자들이 반응하기 시작했다.
얼마 전 MBC <마이 리틀 텔레비전>에 출연했던 김성주와 안정환이 상당히 화제였다. 프로그램 성격상 실시간으로 진행자와 네티즌 간에 소통이 이루어지는데, 당시 방송하면서 언급한 주제들이 인터넷 검색 실시간 1위 뿐 아니라 10위 권 안을 장악하면서 이슈 몰이를 했다. 김성주와 안정환은 <마리텔>에서 1위를 차지했고, 이들이 방송에서 보여준 가식 없는 유머는 현재까지도 인터넷을 떠돌며 회자중이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 안정환은 ‘안느’로 거듭나며 스포테이너로서의 면모를 유감없이 발휘했다. 김성주의 안정적인 서포트도 중요했지만, 인기의 핵심은 축구선수로 살았던 안정환의 거침없는 입담 덕이었다. 선배의 실명을 거론하며 ‘죽빵’ 맞은 얘기나, 나이트클럽 계보를 줄줄 꿰고, 월드컵 4강 신화를 이뤘던 이탈리아전 영상을 보며 눈물을 글썽일 수 있는 인물은 안정환 말고는 없었다. 게다가 안정환의 순발력은 나쁘지 않았다. 적절한 리액션과 가식 없는 멘트, 거기에 ‘아저씨스러운 유머 코드’가 시너지를 일으켰다.
그의 방송 자질은, 실은 이미 예고된 것이었다. <아빠, 어디가?>에서 김성주, 송종국 등과 호흡을 맞추며 당시에도 솔직한 입담과 재치로 인기를 얻었다. 후배들에게 거침없는 돌직구를 날리고, 판정을 잘못한 심판에게는 “물안경을 씌워줘야겠다”라며 안정환 스타일의 ‘버럭’ 화법을 날렸다. 그는 자신을 쏙 빼닮은 아들 리환이와 함께 ‘아들 바보’ 캐릭터를 완성했는데, 당시 그에게 붙여진 별명은 <아빠 어디가?>의 신 스틸러. 그가 나오기만 하면 빵빵 터졌다.
게스트로 출연했던 <라디오 스타>에서는 축구 스타들의 비화를 거침없이 폭로하며 큰 웃음을 안겼다. 귀공자풍 외모와 달리 어디로 튈지 모르는 거침없는 입담으로 함께 출연했던 출연진은 물론 시청자들까지 사로잡았다. 이런 활약에 힘입어 안정환은 2014년 브라질 월드컵의 해설위원으로 발탁되기도 했다.
안정환은 최근의 여세를 몰아 공격적으로 방송활동에 나서고 있다. <냉장고를 부탁해>의 게스트 MC로 출연했다가 고정 MC 자리를 꿰찬 것도 같은 맥락이다. 김성주와의 호흡이 큰 역할을 했지만, ‘시청자들의 호감 반응’이 결정에 주효한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진다. 안정적인 시청률을 올리는 화제의 프로그램 MC 자리가 전문 방송인 출신도 아닌, 축구선수 출신이 맡게 되었다는 건 여러모로 화젯거리다.
걱정거리가 아주 없는 것은 아니다. 축구가 주요 소재가 아닌, 요리가 메인인 프로그램에서 과연 그의 입담과 재치가 제대로 작동할지 미지수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동안 알게 모르게 그가 출연했던 프로그램과, 그 프로그램에서 다져진 기본기가 긍정적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냉장고를 부탁해>에서 게스트 MC로 출연한 첫 회는 무사히 통과했다는 후문. 앞으로 우리는 다양한 프로그램에서 안정환의 끼를 살펴볼 수 있게 됐다.
2016년의 예능 기대주, 안정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