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연석의 루아라운지
서울시 용산구 우사단로 47 6·7F, 저녁 6시~새벽 2시, 02-797-1237
이태원 하늘에 네온사인으로 만든 달이 떴다. 배우 유연석이 운영하는 ‘루아라운지’ 이야기다. 포르투갈어로 ‘달’을 뜻하는 ‘루아’라는 이름을 지은 건, “이태원 거리에서 항상 볼 수 있는 달을 띄워놓고 싶었다”는 유연석의 아이디어다. 그와 함께한 공간 인터뷰.
와인 바를 운영하게 된 특별한 이유가 있나?
평소 공간에 대한 관심이 있었다. 또 해외여행을 다니면서 좋았던 음식이나 와인, 추억도 지인들과 함께 나누고 싶었다. 여행 중에 마셨던 포르투갈 와인의 맛을 잊을 수 없었는데 결국 이렇게 루아라운지를 만들게 됐다. 루아라운지는 평소 관심이 있었던 다양한 분야의 예술 활동을 조금씩 담아내는 캔버스 같은 곳이다.
여기저기 유 사장이 만든 가구가 많다고 들었다.
기자님이 지금 앉아 있는 식탁은 사실 문이다. 루아라운지로 개조하기 전 가게에서 와인장 선반으로 쓰던 것이라고 들었다. 처음 오픈할 때 인테리어하시는 분들이 버리려고 하는데 내가 말렸다. 뭔가 우리 가게랑 잘 어울려 보였거든. 내가 파이프를 사서 선반 아래에 직접 달아 테이블로 만들었다. 6층에 보면 파이프로 된 옷걸이가 있는데, 그것도 내가 만든 거다.
인테리어도 직접 했나?
호준(배우 손호준)이 친구인 인테리어 디자이너랑 같이 작업했다. 동갑내기다 보니 의견을 편하게 나눌 수 있었다. 가구는 다 내가 골랐다. 조명, 소품, 와인장, 샹들리에 모두 내가 직접 찾아보고 구매한 거다. 한마디로 내 손길이 구석구석 닿은 공간이라 할 수 있지.
친한 연예계 동료들도 자주 놀러 오나? 반응은 어떤가?
함께 작품을 한 배우들과 소속사 식구들은 대부분 들렀다. 영화 촬영 뒤풀이나 첫 공연 뒤풀이도 여기서 했다. 인테리어가 예쁘고 전망이 좋아 분위기 있다고들 하더라. 포르투갈 와인의 독특한 맛도 매력적이고 음식 역시 다 맛있다고 한다.
작품 활동으로 바빠서 가게 들를 시간도 없겠다. ‘유연석 사장님’이 직접 요리를 하거나 서빙을 하는 경우도 있나?
눈코 뜰 새 없이 바쁘다. 마음은 자주 오고 싶지만 그러기 어렵다. 틈틈이 자주 들르려고 노력한다. 특히 지인들이 방문하는 날에는 꼭 와보려고 한다. 간단한 요리 정도는 아주 가끔 한다. 내가 와 있는 날에는 와인을 설명하고 오픈해서 따라드리는 경우도 있다.
2015년은 유연석에게 뜻깊은 한 해였을 것 같다. 새해에 바라는 게 있다면?
2015년은 ‘소’처럼 달린 한 해였다. 드라마와 영화는 물론 뮤지컬 무대까지 경험했고 처음으로 사업도 시작했으니 말이다. 내년에는 너무 숨차게 달리지 않을 거다. 즐기면서 여유 있게 가려고 한다.
박준우의 오그랑베르
서울시 종로구 자하문로 5가길 24, 070-8231-2199
요리하고 글 쓰는 남자 박준우가 디저트 가게를 닫았을 때 많은 사람은 의아해하고 아쉬워했지만, 정작 본인은 “원래부터 길게 운영할 계획은 아니었다”며 담담하게 말했다. 무심하게 가게 문을 닫았던 그가 마치 아무런 일도 없었다는 듯 다시 가게 문을 열었다. 이번엔 와인 바다.
서촌에 위치한 와인 바. 일반적으로 떠오르는 와인 바와는 느낌이 조금 다르다. 자그마한 가게는 테이블 3개만 넣어도 꽉 찬다. 굳이 손님을 많이 받으려는 의지가 없는 것처럼 보일 정도다. ‘가지가지하네’ 등 재미있고 시크한 메뉴명이 적힌 칠판도 눈에 띈다. ‘박 사장의 특별 메뉴’가 있긴 하지만, 박준우가 가게에 머무는 날이 기약 없기 때문에 마음대로 주문할 수도 없다. 와인만큼이나 차 종류도 잘 갖춰져 있어 그냥 일반 카페 같기도 하다.
무엇보다도 바로서는 가장 절정에 달하는 시간인 밤 12시에 문을 닫는다. 서촌이라는 동네 특성 때문이기도 하겠으나, 주인장의 무심한 듯 시크한 성향이 그대로 느껴지는 건 어쩔 수 없다. 어쨌든 가게를 찾는 손님은 점점 늘어나고, 자리가 없으면 기다리는 이들도 생겨나고 있다. 박준우의 가게는 다시 한 번 서촌의 명물로 자리 잡아가는 중이다.
루민의 다 함께 포차차
서울시 용산구 이태원로 237, 02-795-1222
순정만화에서 막 튀어나온 듯한 미소년이 기자를 맞았다. 순간 <뮤직뱅크> 녹화장에 온 줄 알았다. 설운도와 이수진의 아들인 가수 루민이 운영하는 ‘다 함께 포차차’는 정의 내리기 어려운 장소다. 사장을 비롯한 비주얼 훈남들이 트로트 가수를 연상시키는 빨간색 벨벳 재킷 차림으로 서빙하고 가게 벽에는 마이클 잭슨과 설운도, 도나 서머의 음반이 함께 붙어 있다.
어쩐 일로 가게 사장님이 되었나?
원래 어머니가 운영하던 이탤리언 레스토랑이었는데 내가 졸라서 소줏집으로 콘셉트를 바꿨다. 왜 하필 소줏집이냐고? 내가 소주를 사랑하니까! 이태원 거리를 좋아하는데, 이 동네에는 고즈넉하고 비싼 술집은 많지만 회식하기 좋은 왁자지껄한 장소가 의외로 없더라. 그래서 바꿔봤는데 현명한 결정이었던 것 같다.
손님들은 많이 오나?
오픈한 지 15일밖에 안 됐지만 반응이 좋다. 특히 안주가 맛있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저기 메뉴판에 주꾸미 요리 보이나? 저거 인피니트의 동우군 부모님이 구리에서 운영하는 가게의 대박 메뉴인데, 서울에선 우리 가게에서만 파는 거다. 동우랑 친해 특별히 서울에서의 판매 독점권을 획득한 거지.(웃음) 계란말이도 딴 데서 먹을 수 없는 거다. 안에는 모차렐라와 체더 치즈가 듬뿍 들어 있고 위에는 온갖 맛있는 소스를 뿌렸다. 테이블마다 기본 2개씩 시켜 먹는 메뉴다.
아까 소주 도매가격을 줄줄 읊는 모습을 보고 놀랐다.
연예인이 가게에 이름만 올려놓고 사장 노릇한다고 할까 봐, 열심히 가게에 출근 도장을 찍고 있다. 거의 매일 10시간은 가게에 있다. 웬만한 메뉴는 만드는 법도 알고 서빙도 내가 직접 한다. 처음에는 “몇 분 오셨어요?”라고 묻는 것도 부끄러웠는데, 이젠 신난다.
처음에 가게 오픈한다고 했을 때 부모님 반응은 어땠나?
엄청 반대하셨다. 원래 와인하고 이탈리아 음식 파는 곳을 개조해 소주랑 주꾸미를 판다고 하니, 너무 큰 변화라서 말리셨던 것 같다. 아버지께서 제대로 된 기획안을 갖고 오면 생각해보겠다고 하셔서, 가게 이름부터 인테리어 콘셉트, 메뉴, 직원 복장까지 완벽하게 기획안으로 만들어 제출했다. 그제야 허락해주시더라. 요즘 가게가 잘되니 흐뭇하신 모양이다. 매일 내게 매출을 물어보신다. 여태까지 적자는 안 났다.
루민이 카운터에 있으면 여자 손님이 몰릴 것 같다.
아, 그래서 여자 손님이 많은 건가? 농담이고, 저기 벽에 가수로 활동한 포스터를 크게 붙여놓았다. 그런데도 내게 “아이돌 해도 되겠다”라고 말하는 손님이 많다. 이러다가 캐스팅당하는 거 아닌지 모르겠네. 하하.
제일 뿌듯할 때가 언젠가?
오셨던 손님이 다시 방문하셨을 때 기쁨과 함께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 이태원의 수많은 가게 중 우리 가게를 다시 찾는다는 게 얼마나 큰 의미인지 알겠더라. 그리고 카운터에 서서 손님들이 나누는 이야기를 듣는 것도 재미있다.
가수 활동은 안 하는 건가?
절대 아니다. 사업가 겸 가수로 새롭게 스스로를 정비한 것뿐이다. 계획을 모두 짜두었고 실행만 하면 된다. 응원해줬으면 좋겠다. <우먼센스> 기사 보고 찾아오신 손님들에게는 서비스를 잘해드려야지.(웃음)
브라이언의 뜨리아농
서울시 서초구 서래로5길 86 아카데미하우스, 070-4226-3177
여자보다 예쁜 남자 브라이언은 ‘꽃을 든 남자’다. 유년기를 캘리포니아에서 보낸 그는 중학교 여름방학 때 경험한 잔디 깎기 아르바이트를 계기로 고등학교 때는 꽃집에서 일하며 꽃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단다. 생뚱맞은 듯했던 꽃에 대한 애정은 생각보다 그 역사가 깊었던 셈이다.
브라이언과 플로리스트 강예원 원장이 함께 론칭한 이곳에서는 그냥 꽃만 파는 게 아니다. 고객이 원하는 꽃을 부탁하면 예쁜 작품을 만들어 일반 꽃집과는 차별화된 전략을 펴고 있다. 또 취미반부터 전문가 과정까지 다양한 클래스를 운영하는데 원데이 클래스는 브라이언이 직접 가르치기도 한다. 어린이 병동을 찾아 꽃으로 사랑을 전하는 치유 플라워 클래스도 매달 진행하고 있단다. 꽃집의 수입에 대한 질문에 브라이언은 “부자 될 사업은 아니지만 행복하게 살 수 있을 정도”라고 말했다. 브라이언이 만든 꽃을 받는 고객들에게는 그의 행복도 전해지지 않을까?
박재범 두다트
서울시 강남구 신사동 642-15 1층, 02-545-7417
힙합 기획사의 대표로, 실력을 인정받은 래퍼로 승승장구하고 있는 박재범이 카페 사장님이 됐다. 압구정 로데오에 위치한 프랜차이즈 베이커리 카페인 ‘두다트’가 그 주인공이다. 박재범은 카페 오픈 기념식에서 자신이 대표로 있는 AOMG의 소속 가수들과 함께 사인회를 열어 팬들과 시간을 가지기도 했단다. 제대로 개업 행사를 치른 셈이다.
사전 정보가 없이 이 장소를 찾았더라도 카페 사장이 박재범이라는 것을 알기란 어렵지 않을 듯하다. 이곳저곳에 박재범의 사진이 걸려 있는 데다 공간에서도 힙합의 느낌이 난다. 벌써부터 인터넷에는 ‘여기 빵이 정말 맛있다.’ ‘재범 오빠가 자주 출몰한다던데 사실일까?’등의 관심이 올라오고 있다.
공들여 꾸민 공간인 만큼 사장님이 가게를 자주 찾으신다고 하니 박재범의 골수팬이라면 살짝 이곳을 들러보는 것은 어떨까? 비록 그를 만나지 못한대도 돈이 아깝지 않을 정도로 빵과 커피의 퀄리티가 훌륭하다는 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