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지수 UP! 아이와 부모가 함께 뛰어노는 집
이수석(40세)·최정원(39세) 부부는 층간소음 걱정 없이 아이들이 뛰어놀 수 있는 놀이터 같은 집을 꿈꿨다. 아랫집 눈치 보느라 뛰어노는 아이들을 매번 혼내는 것이 부모로서 참 못할 일이었다. “부부 둘이 살 때는 아파트살이가 참 편하고 좋죠. 그런데 아이들이 태어나면 모든 게 스트레스가 돼요. 층간소음도 그렇고, 가족 모두의 행복지수가 떨어진다고 해야 할까요? 어느 날 유치원에서 첫째 채윤(7세)이에게 집을 그려 오라는 숙제를 내줬는데, 아이가 집을 직사각형으로 길게 그리고 창문을 아주 작게 그렸더라고요. 집을 답답한 공간이라고 생각한 거죠. 그때 안 되겠다 싶어 단독주택을 알아보기 시작했어요.” 아빠 이수석씨는 학군과 주변 상권 등을 고려해 아파트를 떠날 수 없다고 생각해왔다. 하지만 아이가 그린 답답한 집 그림을 본 후 아이가 맘껏 뛰어놀 수 있는 주택 짓기를 적극적으로 실행에 옮겼다. 발품을 팔아 경매로 땅을 구입하고 건축가도 알아봤다. 경제적인 측면에서 출혈이 있었지만 아이들이 행복한 집을 짓는다면 더 바랄 것이 없다는 의지로 시작했다.
“주택을 짓게 된 가장 큰 동기이자 이유가 가족이었기 때문에 우리 가족의 행복지수를 높일 수 있는 공간에 대한 고민부터 시작했어요. 저희 부부는 결혼 전부터 스릴 넘치는 놀이 시설을 좋아했는데, 아이들이 우릴 빼닮아서인지 미끄럼틀, 그물침대 같은 걸 즐기더라고요. 과천과학관에 가면 거기 어린이놀이터가 참 잘되어 있어요. 우리 아이들이 정말 좋아하고요. 그래서 그곳을 작업한 유타건축사무소에 설계를 부탁했습니다. 소장인 김창균씨의 자녀들이 우리 아이들과 연령대가 비슷해 공감하는 부분도 많았고요.” 그렇게 2014년에 땅을 사고 10개월간의 설계 과정을 거쳐 2015년 3월에 완공된 집은 아빠와 엄마의 바람이 실현되고 채윤이와 호정(5세)이가 맘껏 뛰어놀 수 있는 놀이터 공간으로 탄생했다.
소방관 아빠의 아이디어가 담긴 놀이터
대지 면적 257㎡(78평). 어찌 보면 넓은 땅이라고 볼 수 있지만 바로 밀접해 있는 큰 주택들과 북쪽을 향한 대지 구조가 여러 모로 고민이었다.
“여기가 끼어 있는 땅이거든요. 사방에 이미 큰 주택이 자리 잡고 있기 때문에 프라이버시 문제가 걱정이었죠. 정원을 어디에 내도 사방에 노출되겠고 창문을 내기도 어렵더라고요. 더구나 대지가 북쪽을 향해 있어 계절에 따라 추위나 더위에 시달릴 수 있고요. 유타건축사무소의 김창균 소장이 ‘ㅁ’자형 구조를 제안하더라고요. 집 중앙을 뚫어 중정을 만들고 창문을 안쪽으로 내면 프라이버시나 채광 문제가 해결되니까요.”
이렇게 해서 한옥에서나 볼 수 있는 중정이 이 집의 정원으로 탄생했다. 중정에 원목 마루를 시공해 가족만의 프라이빗한 파티를 즐길 수 있게 되었다. ‘ㅁ’자형 구조로 설계한 덕에 창의 위치에 따라 색다른 모습의 자연경관을 즐길 수 있는 것은 물론, 햇빛은 들이되 외부에서는 안을 들여다볼 수 없어 프라이빗하게 생활할 수 있다.
집 안으로 들어가면 더욱 흥미로운 풍경이 이어진다. 꼭대기 다락방에서 1층 주방으로 이어진 7m 길이의 초대형 미끄럼틀부터 1.5층 거실의 5.5m 층고를 활용해 만든 그물침대는 집을 놀이터처럼 꾸미고 싶었던 부부의 바람이 잘 담겨 있다. 더구나 아빠 이수석씨의 직업이 소방관이다 보니 위층에서 아래층으로 이어지는 ‘출동봉’도 이 집의 의미 있는 아이디어로 탄생했다(최근 소방서에서는 안전상의 이유로 찾아볼 수 없지만). 65mm 두께의 튼튼한 스테인리스 봉을 7.8m 높이로 세우고 자작나무 각재를 쌓아 원기둥으로 진입로를 만들었다. 놀랍게도 이 모든 시설은 아이들뿐 아니라 어른들도 이용할 수 있어 온 가족이 매일 타고 이동한다.
“처음 집에 미끄럼틀과 그물침대, 출동봉을 설치한다고 했을 때 건축사무소부터 주변 지인들까지 아이들이 어릴 때나 그렇게 놀지 나중에 어떻게 하려고 그러느냐고 걱정하더라고요. 그런데 이런 놀이 시설이 아이들만을 위한 건 아니잖아요? 어른들도 이용할 수 있도록 튼튼하게 만들면 먼 훗날 아이들도 이용할 수 있고요. 저희 부부도 평소에 미끄럼틀이나 출동봉을 타고 이동해요.(웃음)”
통(通)하며 사는 가족의 삶
1층은 주방, 1.5층은 거실과 화장실, 2층은 부부의 침실과 아이 방·화장실·가족 서재, 3층은 놀이방 겸 다락방으로 구획되었다. 1.5층 거실은 이 집의 중심 공간이자 부부가 꼽는 야심작이다. 1.5층에서 3층으로 이어지는 5.5m 층고를 세로로 나눠 아래는 TV를 볼 수 있는 거실로, 위는 철재 구조로 제작해 하늘에 떠 있는 놀이 공간을 만들었다. 그물침대로 설계한 덕에 공간에 개방감을 줄 뿐 아니라 부부가 소파에서 TV를 보면서 아이들이 노는 모습을 관찰할 수 있어 늘 가족 간의 소통이 끊이지 않는다.
“거실 층고가 높은 덕에 빔 프로젝터도 설치했어요. 아이 친구들이 놀러 오면 소파에 둘러앉아 극장처럼 만화영화를 감상하기도 하죠. 거실은 흔히 가족이 모이는 공간이라고 하잖아요. 저희 집 거실은 가족이 보이는 공간이에요.(웃음) 거실에 앉아 있으면 아이들 놀이 공간이 열려 있어 어디에 있든 볼 수 있거든요. ‘ㅁ’자 구조로 창문이 중앙에 넓게 뚫려 있어 반대쪽 공간도 잘 볼 수 있고요.”
이 집은 모든 곳이 통해 있다. 2층에 나란히 붙어 있는 남매의 방도 사다리를 타고 다락방으로 올라가 서로 이어지는 구조로 설계했다. 채윤이 방의 옆 공간이자 호정이 방 위쪽으로 뾰족한 지붕 모양의 형태를 살려 다락방을 만들었는데, 서로서로 방으로 이어지도록 사다리를 두어 남매만의 비밀 공간이 탄생한 셈이다. 천창을 뚫어 낮엔 햇빛을 받아들여 어둡지 않고 밤엔 별을 볼 수 있는 다락방은 이 집의 명소다. 1층에서 3층까지 아이와 어른의 동선이 얽히며 소통이 이루어지는 무한궤도 하우스는 그 이름처럼 가족 간의 소통이 끊임없이 이루어지는 행복한 공간이다.
영종도 무한궤도 하우스
<하.우.스> 제작진의 카메라 밖 비하인드 스토리
<하.우.스>의 메인 작가 이은정씨가 영종도 무한궤도 하우스의 취재기를 들려주었다. 이달에는 어떤 비하인드 스토리가 있었을까?
Q ‘무한궤도 하우스’를 어떻게 발견했는지?
집을 발견하는 과정은 매번 비슷해요. 건축 사이트를 뒤지거나 시공사나 건축가와 통화를 하죠. 시간 날 때 주택가를 돌아다니며 찾기도 하고요. 이 집도 시공사와 통화를 하다가 제보를 받은 케이스입니다. 출동봉이 있는 집을 짓고 있는데 건축주가 소방관이라는 거예요. 이보다 특별한 집이 또 있겠어요? 입주하기만을 계속 기다렸다가 바로 건축주와 미팅을 했어요. 출동봉뿐만 아니고 흥미로운 공간이 너무 많아 보면서 계속 감탄했죠. 세상에서 제일 재미있는 집을 짓고 싶다는 생각에 건축가와 의견을 주고받느라 설계에만 1년을 소요했다고 하시더라고요.
‘무한궤도 하우스’는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드는 집이에요. 공간 활용이나 편리함보다 ‘재미’에 우선순위를 둔 집이죠. 가장 감탄한 부분은 현실과 타협하지 않고 이렇게 재미있는 집을 지은 건축주의 용기였어요. 아마도 직업 때문이 아닐까 해요. 촬영이 끝나고 화재 진압에 대한 얘기를 나눴는데, 산소통을 메고 현장에 들어가면 정말 한 치 앞도 보이지 않는대요. 생전 처음 가본 곳이 연기로 꽉 차 있으면 방향 감각도 잃기 때문에 절대 놓치면 안 되는 소방호스를 생명줄이라고 부른다는 얘기에 모두 숙연해졌죠. 용감한 소방관 아빠가 온 가족이 함께 놀 수 있는 집을 짓고 싶어 꿈꾸던 모든 공간을 현실화한 드림 하우스! 정말 특별한 만남이었어요.
Q <하.우.스> 방송을 제대로 보는 방법은?
기본적으로 건축회사와 시공사 연락처는 SBS <좋은 아침>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어요. 방송이 끝나면 의외로 소품에 대한 문의 전화가 많이 와요. 공중파다 보니 소품이나 가구 등 상품의 브랜드나 가격 등의 정보를 방송에 담을 수 없는 게 아쉬워요. 혹시 방송을 보다가 소품 정보 등의 궁금한 점이 생기면 <하.우.스> PD의 페이스북(www.facebook.com/sbsgoodmorninghouse)에 문의해주세요.
1996년 첫 방송을 시작해 매일 주중 아침 시간을 책임지고 있는 SBS 간판 정보 방송 <좋은 아침>의 목요일 섹션 프로그램. 2015년 1월, 시즌 1을 시작으로 매주 목요일 아침 9시 10분에 방영되고 있다. ‘하.우.스’는 ‘하나뿐인 우리 집 스토리’의 줄임말로 천편일률적인 아파트를 벗어나 나만의 특별한 집을 짓고 사는 사람들을 찾아 소개하고 있다. 도심 속 자투리땅을 찾는 노하우부터 노후한 집을 개조하는 방법, 집 짓기, 최신 인테리어 스타일 등 요즘 주거 트렌드와 정보를 알차게 담고 있다는 평을 들으며 인기를 얻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