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영재로 말할 것 같으면 매일 오후 4시 5분부터 6시까지 SBS 러브FM <유영재의 가요쇼>(103.5MHz)를 진행하는 베테랑 DJ다. CBS 공채 아나운서로 방송 활동을 시작해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솔직한 입담을 자랑하다가 SBS 라디오 프로그램의 DJ로 전격 스카우트됐다. 햇수로만 꼬박 25년간 라디오를 진행했으니 얼마나 많은 청취자의 사연에 친오빠처럼 상담해줬을지 대충 짐작이 간다.
‘주부들의 엑소’로 불리는 그의 촌철살인 멘트를 듣기 위해 <우먼센스> 독자들의 사연을 받아 그를 찾았다. “다른 여자에게 눈 돌리는 남편에게 화내지 말고 그 여자에게 김치찌개를 쏟아버려라.” “아이가 어릴 땐 참았다가 아이가 중2가 되는 순간부터 벼락같이 화를 내라.” 시작부터 속이 다 후련하다.
DEAR DJ
남편과 함께 제주에서 식당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얼마 전 남편이 자기 이상형인 여자 손님이 왔다면서 자꾸만 그 테이블 근처를 왔다 갔다 하더라고요. 그땐 그냥 웃으면서 넘어갔는데 생각할수록 자존심이 상합니다. 남편을 혼쭐낼 방법이 뭐 없을까요? -제주에 사는 김 모씨
@DEAR READER
만약 그 여자가 한 번 더 가게에 오면 남편이 보는 앞에서 그 여자에게 김치찌개를 엎어버리세요. 그때 바로 남편의 표정을 보는 거죠. 남편이 놀라거나 어쩔 줄 몰라 하면 “왜? 관심 있어?” 하고 물으세요. 여자 손님에게는 “미안합니다. 남편이 손님 같은 스타일을 좋아해서 아마 다 보상해드릴 거예요” 라고 말하시고요. 너무 과감하지 않느냐고요? 남자들은 원래 직진밖에 모르는 동물입니다. 행동을 스톱시키려면 강한 액션만이 살길인 셈이지요. 여러 번의 잔 펀치보다 강력한 스트레이트 한 방이 중요합니다. 그 여자 손님은 어떻게 하냐고요? 주인이 김치찌개를 엎었는데 다신 안 오겠죠. 이만하면 남편이 한눈팔 일 전혀 없겠죠?
DEAR DJ
결혼 적령기의 30대 처자입니다. 4년 전 아버지가 돌아가시면서 혼자되신 어머니 곁을 제가 지키고 있습니다. 문제는 어머니가 외로워하실까 봐 정작 남자친구와 제대로 데이트를 못 한다는 겁니다. 하지만 저도 결혼은 해야 하잖아요? -아산에 사는 홍 모씨
@DEAR READER
교육철학 중에 ‘고기를 잡아 주기보다 고기 잡는 방법을 알려줘라’라는 게 있잖아요. 이럴 때도 똑같습니다. 엄마가 홀로 자립할 수 있는 길을 알려주는 거죠. 그게 새로운 남자친구가 될 수도 있고, 취미생활이 될 수도 있어요. 언제까지 엄마와 함께할 순 없는 거잖아요. 지금 당장 노래교실 회원권을 끊어드리세요.
DEAR DJ
이제 막 여섯 살이 된 아이를 키우는 도시맘입니다. 아이 교육 문제 때문에 제주로 이사를 갈까 고민 중입니다. 아무래도 자연과 바다를 가까이서 접하는 게 좋을 것 같아서요. 과연 어떤 게 옳은 선택일까요? -창원에 사는 성 모씨
@DEAR READER
시골로 이사를 가겠다고요? 다시 한 번 생각해보세요. 가끔씩 여행으로 접하는 자연은 지상낙원이지만 평생토록 그곳에 살아야 한다면 얘기는 달라집니다. 제가 아는 제주 사람들은 여름휴가를 63빌딩 수족관으로 오던걸요? 제가 시골 출신이라 이런 대답을 해드리는 걸 수도 있어요. 아이를 어부로 키울 게 아니라면 도시에 살면서 가끔씩 휴가로 제주에 다녀오는 걸 추천합니다.
DEAR DJ
결혼한 지 9개월 된 새신랑입니다. 저희는 주말부부라 늘 연애하는 기분으로 지내고 있습니다. 한 가지 고민은 만날 때마다 불꽃이 튀는데 아직까지 아이가 안 생긴다는 겁니다. 왜 그런 걸까요? 병원에 가서 진찰을 받아봐야 하는 건가요? - 부산에 사는 이 모씨
@DEAR READER
아내가 임신이 안 되는 문제를 제가 해결해드리긴 어려울 것 같네요.(웃음) 일단 마음을 편안하게 가지세요. 매일 밤 불꽃이 튀는데도 임신이 안 되는 커플이 많습니다. 주말에 하루 이틀 불꽃이 튄다고 쉽게 불이 나겠습니까?(웃음) 세상에는 쫓아가면 멀어지는 것 두 가지가 있는 것 같아요. 바로 돈과 아이죠. 아이 좀 없으면 어때요, 서로 사랑하는데. 병원에 가서 누구의 잘못인지 시비를 가릴 건가요? 아이는 사랑의 산물일 뿐이에요. 상대방을 탓할 필요가 전혀 없는 거죠. 두 분이서 멋진 인생 산다고 생각하고 뜨겁게 사랑하세요. 혹시 알아요? 어느 날 갑자기 선물이 올지.
DEAR DJ
7년 전 중매로 남편을 만났습니다. 홀어머니에 외아들, 찢어지게 가난한 건 알고 있었지만 성실한 성격에 번듯한 직장에 다니는 거 하나 보고 결혼했습니다. 그런데 막상 결혼하고 보니 경제적인 부분이 상당히 힘들더라고요. 어머니가 사시는 아파트 대출금도 남편 월급 통장에서 빠져나가고 있고, 어머니 생활비와 병원비까지…. 그런 식으로 나가는 돈만 한 달에 1백만원이 훌쩍 넘습니다. 우리 가정도 꾸려나가야 하는데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에요. 뭐 좋은 방법 없을까요? -광주에 사는 백 모씨
@DEAR READER
라디오 진행을 하다 보면 이런 사연이 가장 많은 것 같아요. 일단 인간성 하나 보고 결혼했으니 그거 하나 보고 평생 사는 수밖에 없어요. 더럽고 치사해도 본인이 감당해야 할 몫이라는 걸 하루빨리 받아들여야 해요. 이혼할 거예요? 그게 아니라면 알뜰살뜰 아끼면서 생활비 규모를 줄이며 사세요. 백날 불평해봐야 나만 불행해지지 다른 방법이 없습니다. 그리고 자신감을 가지세요. 저는 <유영재의 가요쇼>라는 프로그램이 하나의 회사라고 생각하고, 저는 그 회사의 사장이라는 생각으로 임해요. 그렇게 하니 25년이 후딱 지나가던데요? 따지고 보면 독자님은 그 가정의 재무부 장관인 거잖아요. 얼마든지 잘해낼 수 있을 거예요.
DEAR DJ
고등학교 1학년, 초등학교 5학년, 여섯 살 막둥이까지. 생활비가 많이 들어가는 상황입니다. 남편 벌이가 시원치 않아 고민하던 차에 평소 알고 지내던 언니에게서 솔깃한 제안을 받았습니다. 괜찮은 투자처가 있으니 자기만 믿고 투자하면 수입을 배로 불려준다는 이야기였죠. 없는 살림에 대출까지 받아서 1천만원이 넘는 돈을 그 회사에 투자했어요. 그런데 어느 날, 함께 투자했던 다른 친구로부터 그 회사가 바람처럼 사라졌다는 사실을 들었어요. 투자를 권유했던 언니에게 따져 물으니 자기 역시 사기를 당했다며 나 몰라라 하네요. 평범한 회사원인 남편은 아직 아무것도 모르는 상황입니다. 저 혼자 감당할 길이 없어서 답답한 마음에 사연을 적어봅니다. 뭐 좋은 방법 없을까요? - 음성에 사는 이 모씨
@DEAR READER
이미 엎질러진 물은 주워 담을 수 없어요. 법적으로 잘 해결되면 좋겠지만 그럴 수 없는 상황이라면 ‘에라, 비싼 수업료 내고 인생 경험했다’ 하고 깨끗하게 잊어버리세요. 그리고 남편에게 하루빨리 이야기하세요. 어디서 1천만원을 하루아침에 벌어올 수 없잖아요. 독자님 사연을 보니 제 경험이 생각나네요. 저도 다른 사람 이야기를 듣고 주식에 손댔다가 크게 돈을 잃은 적이 있어요. 독자님보다 더 많은 수업료를 냈고, 주식 투자에선 조기 졸업했습니다. 한 번 실수는 누구나 할 수 있어요. 독자님도 저처럼 조기 졸업하시면 되는 거예요.
DEAR DJ
30년 넘게 남편과 가게를 운영 중입니다. 요즘 백세 시대인 만큼 저는 더 파이팅 넘치게 일을 해보려고 하는데 남편은 자꾸만 정리하고 다른 일을 해보자고 합니다. - 안양에 사는 이 모씨
@DEAR READER
남편은 ‘덩어리’라고들 해요. 집에 혼자 두면 ‘걱정 덩어리’, 밖에 데리고 나가면 ‘짐 덩어리’, 마주하면 ‘웬수 덩어리’죠. 남편이 가게를 접고 다른 걸 해보자고 한다고요? 절대로 남편 말 듣지 마세요. 집에서는 아내 말, 차에서는 내비양(여성 목소리의 내비게이션) 말, 골프장에서는 캐디양 말을 듣는 게 정답입니다. 남편이 계속 보챈다면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려버리세요. 아내분이 생각할 때 가장 옳은 선택을 하시는 게 정답입니다.
DEAR DJ
부모님께서는 치킨집을 하십니다. 요즘 경기가 안 좋아서 그런지 장사가 너무 안 된대요. 주변에 계속 저렴한 가격대의 치킨집이 생기는 게 문제인 것 같아요. 돈 때문에 힘들어하시는 부모님을 볼 때마다 너무 속상하네요. - 고양시에 사는 김 모씨
@DEAR READER
치킨을 튀기는 노하우는 부모님이 뛰어나시겠지만, 트렌드를 알아차리는 분석력은 독자님이 더 뛰어날 거라고 생각해요. 부모님을 위해서 치킨집의 쇄신 방법을 한번 고민해보세요. 저도 하나 말씀드릴게요. 제가 요즘 잘되는 식당들을 유심히 보니 정답은 소스에 있는 것 같아요. 자주 가는 동네에 ‘노가리 골목’이 있는데 다 똑같은 노가리에 다 똑같은 맥주를 팔지만 유달리 장사가 잘되는 한 집이 있더라고요. 그 집을 가만히 보니 소스가 일품이더라고요. 요즘 백종원 셰프가 이슈로 떠오르는 이유가 뭐겠어요? 만능 소스 아닌가요? 백날 홍보 전단지 뿌려봐야 답 안 나옵니다. 독특한 소스를 한번 개발해보세요. 제가 이래 봬도 사업을 두 번이나 해본 경험자입니다. 물론 조기 졸업하기는 했지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