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의 모든 것이 늙거나 낡아 있었다. 하지만 두 눈만은 그렇지 않았다. 바다와 똑같은 빛깔의 파란 두 눈은 여전히 생기와 불굴의 의지로 빛나고 있었다.
<노인과 바다>
20세기 미국 문학사에서 가장 널리 알려진 이 책의 저자 헤밍웨이는 이 작품을 두고 자신의 평생을 바쳐 쓴 글이자 지금 자신의 능력으로 쓸 수 있는 가장 훌륭한 글이라고 말한 바 있다. 주로 개인적 경험을 작품에 녹였던 헤밍웨이 작품 중에서도 특유의 압축과 절제가 돋보이는 수작이다.
실제로 쿠바의 수도 아바나 근처에서 청새치 낚시를 하며 구상한 작품으로 감정을 절제한 짤막한 대화와 독백으로 이뤄져 있다. 그에게 어떤 자세로 죽음을 맞느냐는 것은 평생 따라다닌 관심사이자 문학적 주제였다. 거대한 물고기를 상대로 사투를 벌이는 노인의 모습을 그린 이 소설은 불굴의 정신을 지닌 고독한 인간에게 바치는 헌사다.
죄를 적게 저지르는 것이 인간의 길이다. 죄를 전혀 저지르지 않는 것은 천사의 꿈이다.
<레 미제라블>
19세기 프랑스 대문호 빅토르 위고의 대표작. <장 발장>으로 잘 알려진 이 작품은 역사, 사회, 철학, 종교, 인간사의 모든 것을 축적한 세기의 걸작이라 평가되며 프랑스에서는 성경 다음으로 많이 읽힌 작품이다.
비천한 인간이 어떻게 성인이 되고, 예수가 되고, 하느님이 되는지를 그려낸 <레 미제라블>은 저자가 35년 동안 마음속에 품어온 이야기를 17년에 걸쳐 풀어낸 작품으로 전쟁과 폭동이 난무했던 19세기 격변의 시대를 다룬 역사 소설이자 불쌍한 이들의 한을 담은 민중 소설이기도 하다. 150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전 세계 독자들에게 사랑받아온 이유는 인간의 본성과 세상의 이치를 신랄하게 담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새는 알에서 나오려고 투쟁한다. 알은 새에게 하나의 세계이다. 태어나려는 자는 하나의 세계를 깨뜨려야 한다.
<데미안>
전 세계 수많은 독자들이 자신의 인생을 바꾼 책으로 꼽은 헤르만 헤세의 걸작. 제1차 세계대전 후 새로운 출발을 다짐한 헤세가 1919년 ‘에밀 싱클레어’라는 가명으로 펴낸 소설로 제2의 처녀작이다. 인간 내면의 변화를 주제로 심도 있게 다룬 이 작품은 싱클레어라는 열 살 소년이 20대 중반의 청년이 되기까지의 성장 과정을 통해 인생을 말하고 있다.
헤세의 수많은 작품 중 <데미안>이 명작으로 손꼽히는 이유는 자신이 원하는 무언가를 찾고자 헤매는 젊은이들을 위로하고 종국엔 자신의 내면에 이르는 길을 제시하기 때문이다. 단언컨대 이 책의 마지막 책장을 덮고 나면 세상이 말하는 가치가 아니라 내면의 목소리를 따라 걷는 당신을 발견할 것이다. 진정한 ‘자아’를 향해 말이다.
인간은 노력하는 한 방황한다.
<파우스트>
독일 문학의 거장 요한 볼프강 폰 괴테. 그에게 ‘세계 3대 문호’라는 명예를 가져다준 작품이 바로 <파우스트>다. 23세에 구상하여 죽기 바로 전, 80세가 넘어서 완성된 역작으로 무려 60여 년에 걸쳐 집필되었다. 이 작품에는 시공간을 초월한 선과 악의 세계가 펼쳐지는데 문학, 철학, 종교, 정치, 전쟁 등 인간의 모든 문명을 다루고 있다.
다양한 학문에 통달했지만 삶에 회의를 느낀 노학자 파우스트는 자살의 순간 악마 메피스토펠레스의 유혹에 빠져 현세의 쾌락을 좇으며 방황한다. 하지만 결국 자신의 과오를 깨닫고 천상의 구원을 받는다. <파우스트>는 완독도 이해도 쉽지않지만 인간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읽어봐야 할 필독서다. 괴테의 주옥같은 문장은 어떤 혼란에서도 당신을 구원해줄 것이다.
병적으로 굴지 마. 가을이 되고 날이 선선해지면 인생은 처음부터 다시 시작되니까.
<위대한 개츠비>
F. 스콧 피츠제럴드의 이름을 전 세계에 알린 작품. 작가는 이 작품을 쓰던 몇 달의 시간이 자신의 예술적 양심이 순수하게 유지된 유일한 시기라고 말한다. 20세기 미국 소설을 대표하는 작품으로 배경은 1920년대 미국. 부에 집착하고 허영이 팽배했던 물질 만능 주의 시대.
제1차 세계대전 직후 술 판매를 위한 도박과 매춘이 자행되며 주류 문화가 도를 넘었다. 이런 시대적 분위기를 배경으로 피츠제럴드는 희망에 대한 끝없는 애착과 순수한 사랑을 갈망한다. 시대가 바뀌어도 변함없는 것이 인간의 외로움과 현실도피가 아닐까? <위대한 개츠비>의 등장인물은 외로운 우리를 쏙 빼닮았다. 하지만 그가 묘사한 인물과 시대적 배경은 그들의 절박함이 무색할 만큼 아름답고 따뜻하다. 한순간도 희망을 잃지 말라는 듯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