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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을 부르는 몇 편의 영화

바야흐로 여행의 계절이 돌아왔다. <우먼센스> 에디터 6인이 추천하는 여행을 부르는 영화.

On August 20, 2015

<해리 포터와 마법사의 돌>-영국 옥스퍼드

정희순 기자
중학생 시절, 이미 원작의 매력에 흠뻑 빠져 있었기에 영화가 개봉할 날을 손꼽아 기다렸던 기억이 난다. 호그와트 마법학교의 배경이 된 곳은 영국 옥스퍼드 대학의 ‘크라이스트 처치 칼리지’다. 성인이 되면 이곳에 꼭 한 번 가보리라 다짐했었다. 왠지 이곳의 기념품 숍에서 투명 망토 하나쯤은 득템할 수 있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 그렇게 대학생이 됐고, 배낭여행지 중 한 곳으로 영국에 가게 됐다. 옥스퍼드는 낮에는 관광객들로 인산인해를 이룬다면, 밤에는 그저 조용한 마을이었다. 우습게도 그날 밤 난 옥스퍼드의 이곳저곳을 빗자루를 타고 관광하는 꿈을 꿨다. 무한한 상상력을 펼치며 기분 전환을 하고 싶은 날, 문득 그곳이 그리워진다.

<냉정과 열정 사이>-이탈리아 피렌체

손혜지 기자
그림쟁이였던 나에게 <냉정과 열정 사이>는 특별한 의미를 지닌다. 예술에 대한 나의 애정은 더욱 깊어졌고 남녀 주인공이 한 10년 전 약속은 일종의 로망이 되었다. 이 영화를 만난 지 벌써 10년이 흘러 어른이 되었지만, 여전히 이런 사랑을 동경한다. 지금껏 사랑하고 아프기를 반복한 나에게 이 영화의 배경음악은 일종의 안정제와 같았다. 주옥같은 음악을 들으며 매번 다짐했다. 언젠가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피렌체로 떠나겠다고. 그리고 두오모 성당 정상에서 영원한 사랑을 약속해야지. 준세이와 아오이처럼!

<안경>_일본 오키나와

하은정 기자
세상에서 가장 조용한 바닷가 마을의 게스트하우스에서 펼쳐지는 맛있는 이야기. 5명의 등장인물은 서로에게 묻지도 따지지도 않는다. 목적 없이 모여 밥 한 끼를 맛있게 나눌 뿐이다. 사람들이 주로 하는 일은 사색. 바다를 바라보는 사람들은 모두 말이 없다. 그들의 만남이 언제까지 지속될지는 알 수 없지만 집착도 없다. 그렇게 영화는 별다른 게 없이 끝이 난다. 의미와 목적에 매달려 사는 우리에게 낯설고 또 신선하다.

<미드나잇 인 파리>_프랑스 파리

복혜미 기자
막연히 프랑스 파리를 동경했던 적이 있다. 에펠탑, 베르사유 궁전, 루브르 박물관 등 화려함의 끝을 보여주는 도시, 그 안에는 소박한 인심이 묻어 있다고 하니 더할 나위 없는 여행 버킷리스트다. <미드나잇 인 파리>는 파리를 동경하는 나의 취향을 저격한 작품. 주인공 뒤로 펼쳐지는 도시의 광경은 무한 반복 재생하고 싶을 정도로 아름답다. 1920년대의 파리로 가버린다는 설정은 나의 ‘파리 판타지’를 충족하기에 충분하다.

<원스>_아일랜드 더블린

이예지 기자
듣기 좋은 음악이 있는 곳에서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한다면 시간이 그대로 멈추어도 좋다. <원스>는 사랑하는 사람과 보기에 좋은 작품. 팝콘을 나누어 먹다 손끝이 스쳤을 때 그 달달함을 담은 영화다. 영화 속 아일랜드는 영국 런던이나 프랑스의 파리와는 다르다. 잘 다듬어진 화려한 분위기의 유럽 명소가 아닌, 무엇 하나 인위적인 게 없는 도시. 자연스러움이 위안을 주는 곳처럼 느껴진다. 마치 어딘가에 여주인공이 꽃을 들고 서 있을 것 같고, 기타를 메고 영혼의 울림으로 노래를 부르고 있을 것 같다.

<비포 선라이즈>_오스트리아 빈

정지혜 기자
무작정 어디론가 떠나고 싶은 마음이 들었던 적은 누구에게나 있다. 하지만 현실을 무시하고 떠날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그럴 때 나는 습관처럼 <비포 선라이즈>를 본다. 아무런 계획 없이 낯선 곳에서 시간을 보내는 두 젊은이의 하루를 시간의 흐름에 따라 보여주는 작품. 카메라가 담담하게 담아내는 빈 곳곳의 풍경을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좋아진다. 주인공들의 사랑의 결말은 그다음 편인 <비포 선셋>에서 확인할 수 있지만, 굳이 찾아 보지 않는다. 빈을 본 것만으로도 충분하니까!

CREDIT INFO
담당
이예지 기자
2015년 08월호
2015년 08월호
담당
이예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