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14일 저녁 8시 46분, 인터넷이 발칵 뒤집혔다. 한류 스타 배용준과 그룹 슈가 출신의 연기자 박수진이 올가을 결혼한다는 소식이 한 매체에 의해 보도됐기 때문. 소속사는 즉각 사실을 인정하고 놀란 팬들을 진정시켰다. 사귀는 줄도 몰랐던 두 사람의 깜짝 결혼 발표는 결혼 소식을 건너뛰고 이혼 소식부터 전했던 서태지·이지아 사건만큼 놀랍다. 배용준과 박수진의 소속사 키이스트 측은 “두 사람이 이전부터 알고 지내던 선후배 사이였으며 올해 2월 서로의 마음을 확인한 후 연인으로 발전했다. 교제 기간은 길지 않으나 서로를 배려하고 격려하면서 확신을 가지게 되었고 최근 양가 부모님에게 결혼을 허락받았다”고 밝혔다. 만남의 교두보는 같은 소속사 후배 박서준이었다. 평소 박수진과 친분이 있었던 박서준이 소속사 이적을 고민하던 그녀에게 키이스트를 추천, 최대 주주인 배용준과의 만남을 주선했던 것. 평소 정직하고 신뢰할 수 있는 여성을 이상형으로 꼽아왔던 배용준은 밝고 진중한 성격의 박수진에게 첫눈에 반했다. 곧은 성품으로 익히 알려진 그녀, 여자가 봐도 예쁜 그녀는 욘사마의 취향을 저격했다.
구체적인 결혼 날짜는 정해지지 않았다. 양가 상견례도 아직이다. 교제 100일 만에 결혼부터 발표한 두 사람의 이야기가 궁금했다. 기자는 서울 성북구 성북동에 있는 배용준의 자택을 찾았다. 사생활 노출을 극도로 싫어하는 그는 결혼 발표 이후 매니저와 함께 생활하고 있었다. 외교사절단인 각국의 대사관 사택이 밀집한 지역에 위치한 집은 높은 담벼락과 수십 개의 CCTV가 삼엄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보안 전문 업체가 주변을 지켰고 순찰 경찰이 수시로 돌며 사람들의 접근을 최대한 제한했다. 3m가 넘는 높은 벽으로 가려져 마치 요새 속 궁전을 연상케 하는 그의 집은 한류스타 부부가 신접살림을 꾸리기에 안성맞춤이었다. 배용준은 1994년 청춘 드라마 <사랑의 인사>를 통해 데뷔, 이듬해 <젊은이의 양지>로 스타덤에 올랐다. 부드러운 외모와 나긋한 목소리, 차분한 연기력으로 안방극장을 사로잡더니 2002년 출연한 <겨울연가>의 히트로 일약 한류 스타가 됐다. 그를 보기 위해 한국을 찾는 일본인 관광객을 위한 관광 코스가 생겼을 정도다. 원조 한류 스타로 통하는 배용준의 마음을 훔친 박수진은 2001년 그룹 슈가의 멤버로 데뷔했지만 아유미의 인기에 가려 빛을 보지 못했다. 2006년 해체 후에는 승승장구하는 황정음의 뒤만 바라볼 뿐이었다. 4년간 이렇다 할 대표작이 없었던 그녀의 인생은 2010년 올’리브 채널 <테이스티로드>를 만나면서 역전했다. 톡톡 튀는 성격과 사랑스러운 애교로 시청자의 마음을 녹였고, 귀여우면서도 세련된 외모와 핫 보디, 타고난 패션 감각으로 단숨에 ‘잇 걸’이 됐다. 덕분에 수십 개의 광고에 출연, 데뷔 14년 만에 ‘대세’ 타이틀을 얻었다.
오랜 무명 시절을 거치면서 다듬어진 똑 부러지는 성격은 사업 분야에서도 발휘됐다. 2013년 가을 경기도 분당 수내동에 ‘벨라메종’이라는 프렌치 레스토랑을 오픈했는데 럭셔리한 인테리어에 아기자기한 소품, 한 번 먹으면 잊을 수 없는 맛 등을 자랑하며 개업 2년 만에 소문난 맛집으로 떠올랐다. 최모씨가 레스토랑을 직접 운영하지만 일정 지분을 갖고 있는 박수진이 전면에 나서며 적극적인 홍보 활동을 펼치고 있다. 그녀의 레스토랑 사업은 예비 남편 배용준의 행보를 닮았다. 그가 2006년 5월 서울 강남구 신사동 도산공원 인근에 오픈한 ‘고릴라 인 더 키친’이라는 퓨전 레스토랑은 오픈 직후 일본인 관광객들의 필수 관광 코스로 떠오르며 유명세를 탔다. 2012년에는 미국 하와이에 2호점을 오픈하면서 해외로 사업 영역을 확장했다. 그녀의 똑 소리나는 사업수완이 배용준을 반하게 한 두 번째 매력은 아닐까?
팔방미인으로 통하는 박수진은 이미 곳곳에서 배용준과의 열애를 암시했다. 그녀의 인스타그램은 몇 개월 전부터 ‘사랑에 빠진 여자’의 향기로 가득했다. 배용준과 열애를 시작한 지난 2월, ‘떨림’이라는 문구가 적인 한 장의 사진이 올라왔다. 시작하는 연인의 떨림, 사랑하는 남자로부터 고백받았을 때의 두근거림을 우회적으로 드러낸 것이 아니냐는 추측이 무성하다. 지난 4월 9일에는 “킁킁, 향기 맡으면서 자야지♡”라는 글과 함께 꽃 한 다발의 사진을 게재했는데 공교롭게도 두 사람의 100일 기념 프러포즈일과 시기가 비슷하다. 그로부터 며칠 후인 13일에는 깜짝 결혼 발표로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저 오늘 결혼해요”라는 의미심장한 글과 함께 웨딩드레스를 입은 자신의 사진을 공개한 것. 네티즌의 뜨거운 반응에 “가수 김필의 디지털 싱글 앨범 뮤직비디오 촬영 중”이라고 해명했지만 설렘 가득한 그녀의 표정에서 결혼을 앞둔 예비 신부의 두근거리는 마음을 엿볼 수 있다. 두 사람의 데이트 현장이 담긴 사진도 올라와 있다. 같은 달 27일 배용준의 집 근처에서 찍은 한 송이의 빈카마이너 사진. “#꽃말#아름다운 추억#정정^^#행복”이라는 멘트는 남자친구와의 한적한 데이트에서 오는 달달한 향기를 품고 있다.
1천억대 재산가 배용준
결혼 발표 후 박수진을 향한 시선은 180도 달라졌다. 불필요하다고 여겼던 경호원이 따라다녔고, 그녀가 가는 곳곳에 수십 명의 취재진이 운집했다. 1천억대의 자산을 보유한 배용준의 여자가 된다는 이유 때문이 아닐까?
서울 강남 삼성동 아파트에서 살던 배용준은 2011년 성북동 자택을 60억원에 매입, 새 보금자리를 꾸몄다. 현재 가치는 95억원으로 5년 만에 35억원의 시세 차익을 남겼다. 지하 2층, 지상 2층으로 구성된 약 70평대의 집은 베이지색 외관에 나무로 꾸며져 포근함을 더했다. 배용준은 김수현, 김현중, 한예슬 등 톱스타가 대거 소속된 키이스트의 지분 상당수를 보유했다. 대주주인 그의 주식을 현금으로 환산하면 약 1천4백억원에 육박한다. 전 소속사에서 활동이 지지부진하던 김수현을 영입, 그의 성공으로 지난 1년간 중국에서 벌어들인 광고 수입만 약 5억 위안(9백억원)이다. 소속 배우에서 한순간에 소속사 사모님이 될 박수진을 향한 세간의 시선에 부러움이 담긴 이유다.
화려한 과거의 향연
배용준은 대한민국 최고 남편감으로 꼽혔고 박수진은 뭇 남성들의 이상형으로 지목되어왔다. 그래서 둘을 쫓는 스캔들도 많았다. 배용준의 여자들이 수면 위로 올라온 건 2004년부터다. 당시 약 1년간 교제했던 뮤직비디오 감독 이사강은 배용준의 결혼을 가장 먼저 축하했다. 인스타그램을 통해 배용준과 나눈 짧은 대화를 공개한 것. 이사강은 배용준에게 “축하해요. 진심으로”라고 보냈고 배용준은 “감사해요”라고 화답했다. 그녀의 말처럼 할리우드급 프렌드십이 빛났다. 2011년에는 이나영과의 결혼설에 휩싸이기도 했다. 일본 언론이 “배용준이 새로 지은 성북동 고급 주택에 이나영이 드나드는 걸 본 일본 팬이 있다”고 그녀와의 결혼설을 보도한 것. 또 얼마 후에는 같은 소속사 식구로 있던 이지아와의 열애설도 제기됐지만 모두 해프닝으로 일단락됐다. 2013년에는 LS산전 부회장의 차녀 구소희와 공개적으로 만났다. 당시 <닛칸 스포츠>는 일본 도쿄 인근에서 식사와 쇼핑을 하며 데이트를 즐긴 두 사람의 열애 사실을 보도했다. 지난해 동반 여행설이 불거지면서 결혼설이 제기됐으나 부인했다. 14살 나이 차를 뛰어넘은 세기의 만남은 그렇게 종지부를 찍었다. 솔직하고 털털한 성격 때문에 어딜 가나 인기를 한 몸에 받았던 박수진도 쿨한 연애를 즐겼다. 2008년 지인들과의 모임에서 우연히 만난 축구선수 백지훈과 열애를 인정하며 연예계·스포츠계의 공식 연인이었던 두 사람은 압구정 일대에서 지인들과 함께 어울리며 편안한 데이트를 즐기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백지훈이 출전하는 경기장을 찾으며 애정을 과시했던 둘의 결별은 예기치 않은 곳에서 확인됐다. 2013년 여름 가수 로이킴과의 열애설이 불거지면서 백지훈과의 결별을 인정한 것. 당시 박수진은 “백지훈이 2011년 광주 상무로 입대하면서 관계가 소원해졌고, 서로 각자의 위치에서 응원하는 친구 사이로 지내고 있다”고 밝혔다. 로이킴과의 열애설에 대해서는 “호감을 갖고 몇 번 만난 것은 맞지만 연인 사이로 발전하지는 않았다”고 솔직하게 말하면서 ‘썸남썸녀’였음을 인증했다. 2011년부터 사귀었던 박수진과 한류 스타 K군은 연예계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공공연한 연상연하 커플이었다. 영화 VIP 시사회에 따로 입장해 함께 관람하는가 하면, 지인이 운영하는 레스토랑에서 먹방 데이트를 즐기기도 했다. K군은 화려한 이목구비와 완벽한 몸매로 뭇 여성들의 마음을 훔친 주인공. 노래면 노래, 연기면 연기, 다양한 분야에서 다재다능한 면모를 뽐내며 일본 열도까지 뒤흔들었다. 박수진이 사는 분당 일대에서의 목격담도 종종 전해졌던 터. 영원할 것만 같았던 둘의 사랑도 깨졌다.
재미로 보는 사주 궁합
배용준은 눈 주변의 상은 물기운이 강한 상이지만, 하부와 주변엔 불기운이 강하게 서려 있기 때문에 논리성과 감성이 모두 발달한 귀상이다. 피앙세로는 강한 생활력, 과감성과 결단력을 가진 여전사 스타일이 어울린다. 박수진은 이마가 잘 발달해 있고 갸름한 전형적인 불의 상이다. 활동적이고 의욕적인 성격으로 자신의 일이나 재물에서는 그릇은 갖춰졌다고 할 수 있다. 존경할 수 있는 남성이 이상형이지만 보호본능을 자극하는 부드러운 스타일의 남성과 결혼할 운명이다. 배용준과 박수진은 ‘여자같은 남자 vs 남자같은 여자’의 유형에 속하는 궁합이다. 자녀운도 좋다. 2세에 대한 애착이 남다른 배용준은 내년 겨울 공주같은 딸을 얻게 될 것이다. 결혼 후 5년 안에 찾아오는 위기만 잘 넘긴다면 화목한 가정을 꾸릴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