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제 삶의 가장 큰 이슈는 ‘가족’입니다. 가족을 위해 열심히 일도 하는 것이고 딸 에이미가 좀 더 좋은 환경에서 자랄 수 있도록 제 아내 (가수 겸 작곡가 박선주)와 함께 늘 노력하고 있어요. ‘릴레이 쿠킹톡, 셰프의 식탁’의 첫 주인공인 제게 <우먼센스>에서 ‘내 인생의 가장 아름다운 선물’이라는 미션을 던졌는데, 그 답 역시 ‘가족’ 입니다."
1. 강레오 셰프의 요리 비결 중 하나! 양갈비는 달군 팬에 살짝 겉만 익힌 후 오븐에 구워야 질기지 않고 맛있다.
2. 제철을 맞은 봄 채소는 색감이 다양해 보는 맛도 즐길 수 있다. 채소의 크기를 맞춰 겹겹이 세워 만드는 라타투이는 봄철 요리로 제격이다.
강레오는 누구나 인정하는 대한민국 대표 ‘스타 셰프’ 아닌가?
‘스타 셰프’라는 수식어가 달갑진 않다. 그냥 방송을 많이 했을 뿐이지 연예인은 아니니까 ‘스타’라는 단어는 손발이 오그라들게 한다. “스타 셰프가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느냐”는 질문을 많이 받는데 그런 직업은 세상 어디에도 없다. 내 직업은 그냥 요리사다. 요리는 평생 한다는 생각으로 천천히 배우며 해야 한다. 요리는 배운 만큼 잘할 수 있으니까. 요즘 요리하는 사람이 TV 프로그램에 출연했다고 해서 ‘요리 잘하는 셰프’라고 불리는 것도 안타깝다. 방송이 낳은 ‘셰프’에 대한 허상 같다.
드라마 <여왕의 꽃>에서 셰프 역할을 맡은 배우 김성령씨가 자문을 구했다던데?
극 중 캐릭터의 역할 때문에 ‘셰프’라는 직업에 대해 알고 싶다고 연락이 왔다. 셰프는 어떤 사람이고 어떤 성향이 있어야 하는지 등을 물어보더라. 내가 생각하는 셰프는 한마디로 ‘다중이’다. 그때그때 다르다는 말이다. 주방에서는 1분 1초가 위기이기 때문에 영화 <라이언 일병 구하기>에서 상륙 작전을 하는 것처럼 상황에 맞게 대처해야 한다. 세심하게 재료를 손질하다가도 어느 순간에는 강단 있게 불을 사용하며 철저하게 조리 시간을 지켜야 하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한 라디오 방송에서 당신을 ‘한식 목사님’이라고 하더라.
흔히 한식을 널리 알리는 사람을 ‘한식 전도사’라고 표현한다. 교회에 가면 전도사는 목사가 되기 전에 거쳐야 하는 과정으로 보지 않는가. 그래서 나는 전도사 말고 목사로 표현해달라고 한 것이 회자된 것이다.(웃음) 내가 한국에 온 것은 한식을 배우기 위해서였다. 내 요리의 정체성을 찾기 위해 한복려 선생님을 찾아갔다. 6년째 한식의 역사와 음식의 형태, 만드는 법을 배우고 있다. 그걸 토대로 새로운 메뉴도 구상한다. 3년 전에는 런던 V&A(Victoria and Albert) 박물관에서 열린 비비고 만찬 행사에서 한식 코스로 갈라 디너를 선보이기도 했다.
3. 좋은 재료는 그 자체만으로도 맛있기 때문에 복잡한 요리 과정을 거치지 않는다. 연어는 소금과 후춧가루를 뿌려 밑간한 뒤 그릴에 구우면 끝! 그릴 팬 르크루제.
4. 소스가 들어간 요리를 잘 먹지 않는 딸 에이미를 위해 화이트 와인 비니거와 올리브 오일로 살짝 간을 더한 그릴살몬니수아즈를 준비했다.
<마스터 셰프 코리아>의 ‘독설 셰프’ 강레오는 집에서는 어떤 사람인가?
요리 서바이벌 프로그램이라는 특성상 냉철하게 해야 하는 부분이 있다. 실제 주방에서는 더 엄격한 편이다. 요리하는 곳은 늘 칼과 불이 있는 전쟁터 같기 때문에 군기가 약하면 꼭 사고가 나기 마련이다. 방송과 실제 주방을 비교하자면 후자가 더 장난이 아니다. 집에서는? 음… ‘딸바보’다.(웃음) 딸 에이미가 원하는 건 다 해주고 싶다.
딸에게 엄격한 아빠는 아닐 것 같다. 강레오의 육아 원칙은?
아빠와 엄마가 일관된 훈육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다시 말해 ‘엄마가 안 된다고 하는 것은 아빠도 안 되고, 아빠가 안 된다고 하는 것은 엄마도 안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래서 우리 부부는 대화를 자주, 많이 하는 편이다. 또 아이에게 무언가를 강제적으로 시키지 않고 자연스럽게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익힐 수 있도록 유도하려고 한다. 요즘은 아이가 두부 만들기에 푹 빠져 있다. 평소에 두부를 잘 먹어서 두부제조기를 샀는데 엄마와 둘이 한 시간 동안 두부 한 모를 만든다. 요즘 최저 시급이 5천원이 넘는데 1시간 동안 1천5백원짜리 두부 1모를 만든다. 이해가 되지 않지만(웃음) 아빠니까 또 이해할 수도 있다.
‘내 인생의 가장 아름다운 선물’이라는 요리 미션을 던졌다. 오늘 선보일 요리는 어떤 것인가?
뭐니 뭐니 해도 내 인생의 가장 아름다운 선물은 가족이다. 그래서 가족을 위한 요리를 고민해봤다. 먼저 아내를 위해서는 라타투이와 쿠스쿠스&로스트램을 만들어주고 싶다. 라타투이는 아내와 파리 여행을 갔을 때 라타투이를 세상에서 가장 맛있게 만드는 레스토랑에 데려가기로 했다가 싸우느라 못 간 것이 생각나서 준비했다. 쿠스쿠스&로스트램은 좁쌀같이 생긴 파스타 쿠스쿠스에 양고기를 올려 덮밥처럼 먹는 음식으로 그 자체로 맛있지만 라타투이 소스를 곁들여 먹으면 기가 막힌다. 딸 에이미에겐 그릴살몬니수아즈를 요리해주려고 한다. 에이미는 소스를 곁들인 음식은 잘 안 먹는다. 재료 본연의 맛을 그대로 즐길 수 있는 요리를 좋아하는데 그릴살몬니수아즈는 제철 채소를 씻거나 살짝 익힌 뒤 버무리는 수준이라 매우 좋아할 것 같다.
Mission!
내 인생의 가장 아름다운 선물
강레오 셰프가 ‘내 인생의 가장 아름다운 선물’인 아내와 딸을 위해 준비한 요리다. 5월 시즌에 맞는 제철 재료로 만든 건강식이니 우리 가족 밥상의 특별 메뉴로 따라 해봐도 좋을 것 같다.
For 아내
파리 레스토랑 못지않은 '강레오표' 채소 스튜, 라타투이재료 살라미 100g, 딜(허브) 30g, 토마토소스(토마토 함량 75%) 1통(455g), 토마토 3개, 가지 2개, 애호박 1과 1/2개, 빨강·노랑·초록 파프리카 1개씩, 소금·후춧가루·엑스트라 버진 올리브 오일 약간씩
만들기
1. 애호박, 가지, 토마토, 파프리카, 살라미를 2mm 두께로 썬다.
2. 달군 팬에 토마토소스를 평평하게 붓고 ①의 재료를 하나씩 번갈아 겹겹이 세워 냄비 가장자리부터 둘러 채운다.
3. 딜을 손으로 뜯어 ②에 얹고 소금과 후춧가루로 간을 한다.
4. 250℃로 예열한 오븐에 ③을 넣고 15분 정도 익힌 뒤 엑스트라 버진 올리브 오일을 위에 뿌려 낸다.
For 딸 에이미
1. 아이 입맛에 맞춘 담백한 샐러드, 그릴살몬니수아즈
재료 연어(두께 2cm 이상) 150g, 알감자 100g, 강낭콩·어린잎채소 70g씩, 그린 올리브·블랙 올리브(씨 있는 것)·대추토마토 10개씩, 달걀 2개, 적양파 1개, 파슬리·소금·후춧가루 적당량씩, 드레싱(엑스트라 버진 올리브 오일 250ml, 화이트 와인 비니거 50ml, 디종 머스터드 2작은술, 소금·통후추·퓨어 올리브 오일 적당량씩)
만들기
1. 강낭콩과 알감자는 깨끗이 씻어 끓는 물에 10분 정도 삶아 물기를 빼고 어린잎채소와 올리브는 깨끗이 씻어 체에 밭쳐 물기를 뺀다. 적양파는 얇게 채 썰고 대추토마토는 깨끗이 씻어 반으로 자른다.
2. 달걀은 찬물에 넣어 불에 올려 물이 끓기 시작한 뒤 9분 동안 삶아 껍질을 벗겨 반으로 자른다.
3. 연어는 소금과 후춧가루를 뿌려 밑간한 뒤 달군 팬에서 굽는다.
4. 볼에 분량의 드레싱 재료를 넣고 고루 섞은 뒤 ①을 모두 넣어 버무린다.
5. 접시에 ④를 담고 가장자리에 ②의 삶은 달걀을 두른 뒤 구운 연어를 얹고 다진 파슬리를 뿌려 낸다.
For 아내
2. 라타투이와 환상의 궁합, 쿠스쿠스&로스트램
재료 양고기(본갈비) 750g, 쿠스쿠스 300g, 물 300ml, 버터·파슬리 50g씩, 로즈메리 20g, 적양파 1/4개, 토마토 1개, 마늘 5쪽, 소금·후춧가루 약간씩
만들기
1. 쿠스쿠스는 볼에 담아 버터를 4~5조각으로 잘라 넣고 끓는 물을 부은 뒤 랩을 씌워 10분 정도 불린다. 불린 쿠스쿠스 덩어리를 손으로 푼다.
2. 양고기는 소금과 후춧가루로 밑간해 잡냄새를 제거한 뒤 달군 팬에 겉만 살짝 익힌다.
3. ②에 마늘과 로즈메리를 올리고 250℃로 예열한 오븐에 넣어 20분간 굽는다.
4. 토마토, 파슬리, 적양파를 잘게 다져 ①에 넣고 골고루 섞는다.
5. 접시에 ④를 담고 그 위에 ③을 올려 낸다.
- 6월의 셰프
강레오 셰프가 추천한 ‘릴레이 쿠킹톡, 셰프의 식탁’ 2탄의 주인공은 39년 경력, 중식의 대가 이연복 셰프입니다. 강레오 셰프와는 ‘형, 아우’라 부를 정도로 친한 사이라지요? 이연복 셰프의 식탁은 <우먼센스> 6월호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