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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윈도 부부 리포트

화목한 가정인 줄만 알았던 연예인 부부의 이혼 발표가 끊이지 않는다. 속 끓였던 그들 & 속 끓이는 그들.

On May 19, 2015


'이젠 말할 수 있다' 돌직구형

신성일·엄앵란 부부
원조 잉꼬부부로 손꼽혔던 신성일·엄앵란 부부. 그러나 신성일은 2011년 자서전을 통해 배우이자 아나운서였던 고 김영애씨와의 외도를 공개해 대중에게 충격을 주었다. 돌직구 남편에 대한 엄앵란의 대응 역시 ‘대인배’ 그 자체. 여배우의 자존심 때문에 결혼 생활을 유지해왔음을 솔직하게 토로하고 동료 여배우와 함께 남편의 외도 현장을 덮쳤던 에피소드를 웃으며 이야기했다. 그녀가 집 안에 있는 한 골동품을 가리키며 “신성일이 옛날에 애인하고 가서 산 것”이라고 태연하게 말하는 모습은 묘한 존경심마저 불러일으킨다.

힐러리 클린턴·빌 클린턴 부부
세계적인 쇼윈도 부부로는 클린턴 부부를 꼽을 수 있지 않을까? 남편 빌 클린턴이 대선 기간에 나이트클럽 가수 제니퍼 플라워스와 스캔들이 났을 때에도, 그 유명한 ‘르윈스키 스캔들’에 휘말렸을 때에도 힐러리는 한결같이 ‘남편을 사랑하고 존경한다’는 입장이었다. 하지만 ‘남편의 목을 비틀어 죽여버리고 싶었다’며 자서전에 털어놓은 속내가 여전히 회자되고 있다. 역시 힐러리는 여장부 스타일.

 

 

'감쪽같이 속았네' 뒤통수형

박철·옥소리 부부
박철·옥소리 부부는 아침 방송에 단골로 출연해 화목한 가정의 모습을 여러 번 과시했다. 그런데 이게 웬걸, 박철은 아내가 이탈리아 출신 요리사와 부적절한 관계를 맺었다며 간통죄로 고발했고 옥소리 또한 남편이 신혼 초부터 안마시술소를 드나들며 수많은 여자와 성관계를 맺었다고 폭로했다.
이 부부의 이혼 소식에 많은 주부들이 헉,
‘놀랄 노’자 였다.

서세원·서정희 부부
‘화목한 부부’ 콘셉트로 수많은 가정용품 CF에 출연한 서세원·서정희 부부. 이들의 이혼 소식도 대중에겐 큰 충격이었다. 서세원이 아내를 폭행하고 바닥에 쓰러지자 질질 끌고 가는 CCTV 장면이 공개됐고 서정희는 결혼 생활 내내 남편의 폭언과 폭력을 감수해왔다고 밝혔다. 엄친아, 엄친딸로 여겨졌던 자녀들은 노골적으로 엄마를 옹호하고 있다. 딸 서동주는 “엄마가 우리 때문에 지금까지 힘든 일을 참아왔을 것”이라며 “엄마를 지켜줄 사람이 없다. 부디 도와달라”고 호소하기도 했다. 이래서 부부 사이는 아무도 모르는 거라니까.

 

  • 혹시 옆집도?
    당신의 이웃이 아래 문항 중 몇 가지에 해당하는지 체크해보자.‘쇼윈도 부부’라는 촉이 와도 절대 아는 척하거나 남에게 말하지 말자. 부부 사이엔 제3자는 절대 모르는 속 이야기가 반드시 있는 법이다.

    □ SNS에 가족 자랑이 심하다
    전문가에 따르면 실제 생활에서 결핍이 심할수록 ‘나는 행복하다’는 메시지를 대외적으로 더 드러내려 한다. 일종의 현실도피인 셈이다.

    □ 부부는 다정한데 아이가 우울해 보인다
    화목한 부부를 연기하는 쇼윈도 부모를 둔 자녀는 큰 정신적 스트레스를 받는다. 집에서는 앙숙, 밖에서는 잉꼬부부 식의 이중적인 부모의 태도에 반항심을 갖게 되며 염세주의로 빠질 가능성도 높다고 한다.

    □ 옆집 차를 주시하라
    옆집 자동차가 주차된 모습을 본 지 오래되었다는 건 그 집 남편의 외박이 잦다는 이야기다. 이런 경우 쇼윈도 부부일 가능성이 높다.

    □ 엄마가 자녀한테 집착하는 정도가 심하다
    남편에게 사랑받지 못하는 아내일수록 자녀에게 보상받으려는 심리가 강하다고 전문가는 말한다. 남편에게 사랑받지 못한 모든 기대감을 아이에게 전가하는 것이다.





<자기야>의 저주형

양원경·박현정 부부
위태로운 결혼 생활을 유지하다 끝내 이혼한 커플도 있다. SBS 부부 토크쇼 <자기야>에 출연한 패널 중 가장 먼저 이혼 소식을 알린 양원경·박현정 부부. 프로그램을 통해 이들을 지켜본 시청자들 중에는 안타깝지만 결국 그렇게 될 줄 알았다고 말하는 이들이 적지 않았다. 가부장적이고 배려가 없는 남편 양원경의 태도에 대한 지적과 아내 박현정에 대한 연민의 여론이 팽배했던 것이 사실. 결국 이들은 결혼한 지 13년 만에 이혼에 합의했다.

이세창·김지연 부부
2013년 4월 이혼한 이세창 부부도 ‘<자기야> 저주’의 대표적인 사례다. 드라마를 통해 연인이 된 뒤 결혼한 이들은 연예계 대표 잉꼬 커플로 불렸다. 하지만 알고 보니 2011년부터 별거에 들어간 상황이었다. 3년 동안 이혼을 고민해왔다는 김지연은 “우리는 쇼윈도 부부였다”고 밝혔다.

 

 

'사랑보다 일이 먼저' 비지니스형

비욘세·제이지 부부
슈퍼스타 비욘세와 제이지. 아직 이혼하진 않았지만 이들의 불협화음도 끊이지 않는다. 비욘세의 동생 솔란지가 형부를 두들겨 팬 CCTV 영상이 공개된 것이 그 시작이었다. 비욘세가 혼자 아파트를 알아보러 다니는 사진이 찍히고 그들의 손에서 결혼반지가 사라졌지만 부부 합동 월드 투어는 계속됐다. 비욘세는 남편에 대한 원망의 메시지를 담아 울며 노래하면서도 두 달간의 공연은 끝까지 마쳤다. 인스타그램에 화목한 가족사진을 올리는 것도 잊지 않았다. 할리우드에서 이들은 이미 ‘비즈니스를 위한 쇼윈도 부부’라는 평이 지배적이다.

이부진·임우재 부부
풍족하면 사랑도 영원할까? 이부진(호텔신라 사장)·임우재(삼성전기 부사장) 부부의 이혼 소송을 보면 꼭 그렇지만은 않은 것 같다. 결혼 당시 신분의 차이를 뛰어넘은 커플로 화제를 모은 이들은 무난한 결혼 생활을 이어가는 듯 보였지만 알고 보니 성격 차이로 갈등을 겪으며 2008년부터 별거에 들어갔단다. 이 사장은 아버지 이건희 회장이 지난해 5월 쓰러져 투병 생활을 시작한 뒤 이혼 결심을 굳힌 것으로 알려졌다. 2014년 10월부터 진행된 이혼조정이 결렬되며 두 사람은
이혼소송을 피할 수 없게 됐다.

 

  • 상담 전문가 이호선 교수 interview
    “SNS가 ‘쇼윈도 부부’ 현상 부추긴다”


    근본적 원인은?
    경쟁주의 사회 속에서 ‘가정’의 해체는 바로 ‘나의 실패’를 의미하기에 ‘화목한 가정’이라는 대외적 이미지를 내세우는 것이다.

    일반인 중에도 ‘쇼윈도 부부’가 많은가?
    ‘SNS’가 일반인의 ‘쇼윈도 부부’ 현상을 부추긴다. SNS의 글과 사진들은 자신의 삶의 성취를 드러내는 내용이다. 가족 자랑이 대표적이다.

    ‘쇼윈도 부부’ 밑에서 자라는 자녀들은 트라우마를 겪을 것 같다.
    안과 밖의 행동이 다른 부모 밑에서 자라는 자녀는 심각한 스트레스를 받는다. 심해지면 매사에 염세적인 반응을 보이며 극단적인 우울 증세를 보일 수 있다.

    해결책은?
    첫째, 가족 중 솔직하게 소통의 물꼬를 틔우는 사람이 필요하다. 둘째, ‘쇼윈도 부부’ 밑에서 자라는 자녀가 심각한 정신적 질환을 앓을 확률이 높다는 것을 인지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이혼’도 한 가지 방법이다. 어쩌면 ‘거짓된 나’로 살며 가정을 지키는 것보다 나은 선택일 수 있기 때문이다.
CREDIT INFO
기획
정희순 기자
취재
정지혜 인턴기자
일러스트
배선아
2015년 05월호
2015년 05월호
기획
정희순 기자
취재
정지혜 인턴기자
일러스트
배선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