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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과 ‘소금’

On March 04, 2015


지난달에 설탕에 대한 이야기를 했기에 이번 달에는 소금에 관한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최근 소금은 나트륨 섭취 과다로 기피해야 하는 양념으로 인식되고 있는데요. 옛날 우리 선조들에게 소금은 만들기도 어렵고 습기에 약해 보관하기도 어려워 귀한 식재료였습니다. 그래서 시집갈 때 소금으로 담근 젓갈을 혼수로 장만하기도 했다고 합니다.

제가 어렸을 적만 해도 소금은 소화제로 쓰였습니다. 할머니는 체해서 배가 아프거나 설사를 하면 소금을 한 숟가락 먹게 했는데요. 그러면 감쪽같이 명치 부분이 쑥 내려가면서 시원해지곤 했습니다. 사실 소금은 <동의보감>에서 중초(中焦:소화기 계통)의 명약으로 쓰입니다. 소금은 소화액을 자극하는 역할을 하는데요. 요리할 때 소금을 적당히 쓰면 음식 맛이 확 변하는 시점이 있습니다. 소금 간을 하기 전과 한 뒤의 맛은 완전히 다릅니다. 이처럼 입맛을 돋우는 역할을 하는 소금은 소화에 중요한 자극 요소이기도 합니다. 여름철 식욕이 없을 때 소금을 물고 있으면 일시적으로 오는 식욕부진에 도움이 되기도 합니다.

이렇듯 소금은 중요한 양념이자 몸에 꼭 필요한 음식입니다. 하지만 문제는 정제염입니다. 정제염은 소금의 대량생산 방식과 위생상의 이유로 등장한 소금입니다. 정제염은 천일염에 비해 나트륨의 비중이 높고 미네랄 함량이 낮습니다. 나트륨의 농도가 높으면 고혈압을 유발할 뿐만 아니라 염기성 탄산마그네슘이 첨가되어 있어 장내 유산균이 활동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유럽에서는 99% 염화나트륨으로 구성된 소금은 짐승 사료에도 첨가하지 못하도록 법으로 금지하고 있는데요. 우리나라는 정제염을 식품으로 사용하도록 염관리법 규정이 있습니다. 그래서 위장병이나 성인병 등의 위험이 높은데요. 이런 이유로 가정에서 사용할 때는 정제염보다는 천일염을 사용하길 권장합니다. 천일염은 정제염에 비해 미네랄 함량이 조금 더 높다는 이점도 있습니다.

천일염은 바닷물을 가둬두면 햇빛과 바람에 의해 농도가 짙어지면서 생성되는 것인데요. 간수를 덜 뺀 천일염이 미네랄 함량이 조금 더 높고, 장판에서 만든 천일염 말고 토판염이라고 해서 흙 위의 염전에서 만든 것이 미네랄 함량이 가장 높아 가치가 있습니다. 이러한 천일염은 공기를 만나면 쉽게 산화되므로 쓸 만큼만 꺼내 놓고 밀봉해 냉동 보관하는 것이 좋습니다. 또한 암염이라고 해서 예전에 바다였다가 산이나 육지로 된 곳에서 생산되는 소금 덩어리도 역시 미네랄 함량이 높습니다.

실제로 천일염을 사용하면 단맛이 있고 국물을 내어보면 더 깊은 맛이 납니다. 일전에 유명한 초밥집에 갔는데 그곳에서는 초밥을 지을 때 좋은 쌀과 소금, 좋은 식초로만 단맛을 낸다고 합니다. 굳이 설탕을 넣지 않고도 단맛을 낼 수 있다고 합니다. 독자 여러분도 식탁에 올리는 소금을 맛도 좋고 건강에도 좋은 천일염으로 선택해보세요.
 

한의사 김수경은…
진료 전문 10년 차 한의사. 한약만큼이나 식생활 개선을 강조하며, 블로그 ‘한의사 김수경의 착한 밥상’ (blog.naver.com/kidzfood)을 운영 중이다. 2008년 개그맨 이윤석과 결혼한 7년 차 주부로 ‘남편 건강 프로젝트’를 몸소 실천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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