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카톡이 왔다
어느 날 지인이 휴대폰 메신저를 통해 “이거 진짜야?”라고 물으며 ‘찌라시’ 하나를 보냈다. 또 누가 누구랑 사귀나 하고 눌러봤더니 이서진의 결혼설이 담겼다. 내용은 이렇다. 이서진의 결혼이 임박했다는 것. 상대는 바로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의 처제, 즉 정용진 부회장의 아내인 한지희씨의 여동생 한 모씨다. 정보지 내용대로라면 이서진은 곧 정용진과 동서지간이 된다. 재력가로 알려진 이서진의 집안에서도 부친이 대한항공 부사장까지 지낸 한 모씨를 마음에 들어 한다는 내용까지 담겨 있어 꽤 신빙성이 있게 느껴진다. 소문의 영향 때문인지 초록색 검색창에 이서진 이름을 치면 가장 맨 위에 올라오는 연관검색어가 ‘이서진 결혼’이다. 그것을 누르면 여자친구로 알려진 여성의 이름, 한지희, 정용진의 이름도 줄줄이 연관검색어로 등장한다. 이서진의 결혼설에 대해 궁금한 건 나뿐만이 아니구나 싶다.
기자는 이서진의 팬이다. <꽃보다 할배> <삼시세끼> 속에서 보여주는 그의 매력에 빠져 그가 나오는 프로그램은 잊지 않고 챙겨서 본다. 툴툴거리면서도 할 건 다 하고, 별거 아닌 일에 흐뭇해하며 보조개 미소를 내뿜는 모습이 귀엽고 사랑스럽다. 이러한 사심 때문인지 더욱 찌라시 내용을 믿기 힘들었다. 아니, 믿기 싫다. 그래서 레이더를 바짝 세워 진위 여부를 알아보기로 했다. ‘서지니 오빠’가 진짜 품절남이 되는 것인지, 아닌지 말이다.
# 매니저에게 전화를 걸었다
일단 공식적인 루트를 통해 소문의 진위 여부를 확인했다. 그의 소속사인 후크엔터테인먼트 관계자에게 전화를 걸었다. 결혼설은 절대 사실이 아니라고 딱 잘라 말한다. 덧붙이는 말이, 상대로 알려진 그분이 다른 남성과 결혼한다는 이야기도 있다는 것. 2월 16일 현재 이서진은 <꽃보다 할배> 촬영을 위해 그리스에 머물고 있다는 근황도 들을 수 있었다. 인터넷을 검색하니 출국 당시 공항 파파라치 컷이 수두룩하다. 여전히 매력적인 보조개 미소를 머금고 할배들과 여행을 떠나는 모습이다. 앗, 그런데 스캔들의 주인공인 한 모씨가 아닌 다른 여자와 동행을 한단다. <삼시세끼>에서 절정의 케미를 보여준 동료 배우 최지우와 말이다. 이건 뭐지? 어쨌든 그는 설 연휴도 그리스에서 할배들, 그리고 최지우와 함께 보낼 예정이란다.
# 연예부 기자들에게 물었다
공식적으로는 사실무근이란 답변을 받았지만 여기서 포기할 내가 아니다. 연예부 기자 7년 차, 연애 좀 하고 싶다며 싱글인 척하다가 급작스레 결혼 발표를 하는 연예인들을 허다하게 봤다. 설령 진실이라 할지라도 이서진의 소속사 관계자가 공개되지 않은 사실을 나에게 털어놓을 리 만무하다. 그래서 이번엔 지인 찬스를 썼다. 나만큼이나 연예계 소식에 빠른 기자들에게 ‘이서진 결혼설’에 대해 들은 바가 없는지 물었다. 모 연예 매체 선배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든다. 사진도 소문도 없이 어느 날 불쑥 증권가 정보지에 나온 걸로는 믿을 수 없단다. 이른바 ‘냄새’가 전혀 안 난다는 것. “물론 몇 번 식사하는 자리에서 만났을 수는 있지만…”이라는 모호한 말을 한다. 또 다른 관계자는 “그럴 수도…”라는 반응이다. 이서진이 출연하는 예능 프로그램 대부분이 CJ 계열사인 tvN이었고, 그가 광고하는 통조림 브랜드 역시 CJ제일제당, 그가 광고하는 F 브랜드 역시 CJ오쇼핑 계열사라는 것. CJ 쪽 사람들과 어울릴 기회가 있었을 것이고, 자연스레 정용진 부회장의 처제인 한 모씨와도 접촉할 수 있다는 것. 신빙성이 있다. 하지만 증거가 없다. 기자는 눈으로 본 것, ‘확실한’ 취재원의 제보, 사진 포착 외엔 믿지 않는다.
# 방배동 지인의 제보!
이렇게 허무하게 끝나는 건가 싶었는데 방배동 인근에 사는 친구로부터 들어온 제보에 귀가 쫑긋해졌다. 지난여름, 이서진이 한 여성과 방배동 인근 유명 브런치 레스토랑에서 식사하는 모습을 목격했다는 것이다. 친구의 말에 따르면 청순한 외모를 소유한 여성으로 두 사람은 아주 다정하고, 서먹하지 않은 분위기로 식사를 했다고 했다. 무슨 관계인지는 알 수 없는 일이다. 나 역시 친한 남자 동료나 친구와 둘이 밥을 먹을 때도 있으니 여자친구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 물론 주말 점심에 브런치 레스토랑에서 같이 밥을 먹는 사이라면 의심해볼 만하다. 평일 저녁 고깃집도 아니고 주말 점심에 ‘남자사람 친구’와 브런치를 먹을 가능성은 극히 드물기 때문이다. 게다가 친구가 말한 브런치 장소는 이서진의 집과 매우 가까운 곳이다. 이서진은 현재 방배동 서래마을 인근 한 아파트에서 혼자 살고 있다. 하지만 진실은 두 사람만 알 뿐. 그저 이서진과 밥을 먹은 그 여성이 부러울 따름이다.
한편 이서진은 <꽃보다 할배-스페인 편>에서 자신의 이상형을 공개했다. 그는 “얼굴은 별로 안 본다. 몸매는 키 작고 통통한 게 좋다. 밝은 느낌인게 좋다”라고 이야기했다. 역시 남자가 말하는 ‘통통’이란 글래머를 얘기하는 건가라는 생각도 든다. 그렇다면? 한 모씨의 키부터 조사하자. 언니인 한지희씨와 비슷할 가능성이 크다. 실제로 본 한지희는 ‘아담 사이즈’였다. 앗, 이서진의 이상형일지도.
한편으론 보낼 때가 됐다는 생각도 든다. ‘서지니 오빠’ 나이가 올해로 마흔다섯…. 옛날 같으면 중·고등학생 학부모가 되고도 남았을 나이다. 나를 비롯한 많은 여성 팬은 아쉽지만 이제는 그를 보내줘야겠다. 행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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