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들의 강력 범죄가 연일 보도되는 요즘, 엄마들의 걱정도 날로 커져만 간다. 각종 학교 폭력뿐만 아니라 아이들의 이성 교제, 왕따 문제, 성적, 사춘기 등 부모들은 10대들의 문제로 고민하며 밤잠을 설치곤 한다. 하지만 그것은 지나친 염려다. 표현 방식은 예전과 많이 달라졌지만 그들은 여전히 순수함을 간직한 10대다.
개성 따라 인사법
반장이 일어나 “차렷! 경례!”라고 구령을 외치면 학생들은 “안녕하세요?”라며 꾸벅 머리를 숙였다. 하지만 요즘은 그렇지 않다. 담임선생님이 추구하는 교육 방향이나, 좋아하는 명언으로 인사를 한다. 어떤 학교는 영어 인사말로 조례를 시작하기도 한다. 참관수업을 보러 오는 학부모들은 예상치 못한 인사말에 눈이 휘둥그레지기도 한다. 가끔 “열심히 공부해야 마누라의 미모가 바뀐다!” “나도 어딘가 쓸모가 있겠지!” 등 우스꽝스러운 인사말로 인사하는 학급도 있다고.
분필가루 없는 교실
초록 칠판에 하얀 분필로 써내려간 글씨를 헝겊으로 만든 칠판지우개로 문질러 지울 때면 분필가루가 떨어져 칠판 밑 선반에 하얗게 쌓이곤 했다. 주번들은 수업이 끝날 때마다 분필가루를 터는 통에 칠판지우개를 넣고 손잡이를 돌려 가루를 털거나 창가에 서서 양손에 쥔 칠판지우개를 맞부딪쳐 가루를 털어냈다. 하지만 이제 분필을 거의 찾아볼 수 없게 되었다. 요즘은 ‘물백묵’이라고 칭하는 리필 형식의 펜을 사용해 판서를 한다. 가루가 날리지 않아 건강에도 좋다. 하지만 잠자는 학생을 깨우던 선생님의 분필 총알과 칠판지우개로 친구 얼굴에 분칠을 하던 개구쟁이의 모습도 더 이상 찾아볼 수 없게 됐다.
수업 중에 도시락? 우린 과자 먹어요
예나 지금이나 청춘들은 배가 고프다. 예전엔 점심시간을 앞둔 2~3교시 수업 시간에 조용히 도시락 뚜껑을 열어 고픈 배를 채우곤 했다. 양은 도시락 맨 밑에 깔린 달걀프라이와 밥을 함께 한 술 떠서 선생님이 칠판을 향해 돌아섰을 때 얼른 입안에 넣곤 했다. 눈은 속여도 코는 못 속인다고 “이게 어디서 나는 냄새냐?”는 선생님의 한마디에 눈치 빠른 짝꿍이 “김치통이 샜는데요”라고 외쳐주면 완벽하게 미션 성공. 미리 도시락을 비운 아이들은 점심시간이면 숟가락 하나만 들고 교실 이곳저곳을 돌며 동냥밥을 먹기 바빴다. 요즘 아이들은 배가 고프면 매점에서 빵 등 요깃거리를 사 와 교실에서 먹는다. 수업 시작을 알리는 종소리가 울려도 빵 봉지를 숨기기는커녕 여유롭게 먹고 있다고. 요즘은 선생님들도 자유로운 분위기를 추구하는 터라 음식을 먹더라도 수업에 방해만 되지 않는다면 크게 개의치 않는다. 점심은 대부분 학교 식당에서 급식을 먹으므로 어머니가 정성껏 싸주신 다양한 반찬 컬렉션을 볼 수 없다는 게 다소 아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