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쇼핑의 그림자
지난 7월, 롯데홈쇼핑 임직원 6백50여 명이 “우리의 갑질이 부끄럽다. 다시 태어나겠다”며 집단으로 고해성사를 했다. 영세 납품업자들을 상대로 한 홈쇼핑 관계자들의 갑질을 고백한 것. 한 번 방송되면 억대의 흑자가 나는 홈쇼핑 방송에 자신의 상품을 내놓아 판매하려는 수많은 기업이 방송 시간을 잡기 위해 관계자들에게 다양한 접대를 하고 있다고 고백했다. 이 바닥에선 ‘접대 없이는 방송도 없다’는 것이 공공연한 비밀로 알려져 있다. 술은 기본이고 해외여행을 비롯한 각종 접대가 이뤄지며 심지어 성접대까지 가리지 않고 한다는 소문이 들린다.
담배, 너마저 갑질?
2014년 하반기의 가장 큰 이슈 중 하나로 담뱃값 인상을 꼽을 수 있다. 정부는 내년 1월 1일부터 담뱃값을 종전보다 2천원 오른 4천5백원으로 인상하겠다고 발표했다. 인상 이유는 ‘세수 증대’와 ‘국민 건강 증진’으로, 약 2조 5천억원의 세수 증대 효과와 함께 가격에 부담을 느낀 흡연자들이 자연스럽게 금연하는 효과를 가져오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런 정부의 논리는 애연가들의 혈압을 오르게 했다. 국민 건강을 위해 담뱃값을 올린다는 정부 방침에 대해 서민들은 “이제 담배마저 갑질한다”며 가벼운 주머니를 원망했다.
아이돌의 반란
제국의아이들의 리더 문준영이 지난 9월 자신의 트위터에 장문의 글을 여러 차례에 걸쳐 게재했다. 그 내용은 소속사의 부당한 대우에 관한 비판이었다. 기획사의 만행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루머가 있었지만 계약 기간이 남은 상황에서 소속 연예인이 공개적으로 분노를 표현하는 일은 드문 일이라 문준영의 소속사 비판은 급격하게 화제가 되었다. 이에 팬과 대중은 너무 긴 계약 기간, 수익 배분율, 강압적인 스케줄 등 연예인을 상대로 한 기획사의 갑질을 주목하게 되었다. 파장이 크자 글을 올린 당일 대부분의 글이 삭제됐고, 두 건의 글만 남았다. 삭제된 글에는 신주학 대표에 대한 격앙된 표현도 담겨 있었다.
매니저들의 수난
tvN
시청률 좀 나오시나 봐요?
일명 ‘방송사 간판 프로그램’으로 불리는 잘나가는 프로그램 제작진의 갑질이 도마 위에 올랐다. KBS <해피선데이-1박2일>과 tvN <꽃보다 청춘>이 그 예다. <1박2일>에서는 제작진이 준비한 게임에서 진 김준호가 낙오와 함께 사비 77만원을 털어 승객들에게 간식을 쏘게 돼, 강제적 기부가 되어 버렸다. ‘자유’를 모토로 한 <꽃청춘>에서도 출연자들의 짓궂은 장난에 제작진이 촬영을 못 하겠다며 카메라를 넘기자 시청자들은 청춘들의 자유를 모토로 한 프로그램에서 “너무한 것 아니냐”라는 반응이 쏟아졌다. 두 프로그램 모두 출연자에 대한 제작진의 무리한 요구가 시청자들에겐 잘나가는 프로그램의 갑질로 보였던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