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여자 친구를 괴롭히는 아들
초등학교 5학년 남자아이를 둔 엄마입니다. 얼마 전 아들의 담임선생님이 학부모 면담을 하자고 부르셔서 학교에 다녀왔어요. 아들이 같은 반 여자 친구들을 너무 괴롭힌다는 겁니다. 통통한 여자 아이에게 ‘돼지’라고 놀리는 건 기본이고, 여자아이 책가방을 몰래 숨기기도 한다네요.
얼마 전에는 운동장에서 지렁이를 잡아다 여자아이의 의자 위에 올려두어 선생님께 벌을 받았다고 하더군요. 같은 또래 여자아이들이 예민한 시기여서 그런지 예전에는 그냥 투닥거리고 말았던 일들도 고학년에 들어서서는 점점 문제가 커지더라고요. 우리 아들 어떻게 해야 할까요?
- 전문가 한마디│보통 이 나이 또래의 아이들은 여자 친구에 대한 관심이 많고, 그 관심을 부정적으로 표현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아들을 따끔하게 혼내서 고쳐야겠다는 생각보다는 그런 행동이 왜 잘못됐는지를 자세하게 말해주는 것이 좋습니다.
“그냥 그랬어요, 장난친 거예요” 하며 별일 아니라는 듯 넘긴다면 좀 더 진지하게 엄마의 경험을 이야기해주면 좋습니다. 엄마도 그런 일을 남자 친구들에게 당했는데 굉장히 부끄러웠고 슬펐다고요. 그러면서 아이의 생각은 어떤지 한번 물어보세요. 엄마가 훈계할 것이 아니라 아이 스스로 답을 찾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2. 성적인 것에 관심이 많은 아들
얼마 전 중학생 아들이 너무 조용하기에 방문을 열었다가 너무 놀랐습니다. 아들이 컴퓨터로 야한 동영상을 보고 있었기 때문이죠. 너무 놀라 얼른 방문을 닫았는데 아들도 그걸 알아차린 것 같아요.
남자아이들이 사춘기 때 성적인 관심을 갖는다는 걸 들어보긴 했는데 실제로 내 아이가 그럴 거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거든요. 몸이 부들부들 떨리고 아들 얼굴 보기도 민망합니다. 남편에게 이야기하긴 했는데 “원래 남자애가 그렇지 뭐” 하고 껄껄 웃어넘기더라고요. 저는 아들에게 어떻게 이야기를 해주어야 할지 막막한 상황이에요.
- 전문가 한마디│요즘은 인터넷이 발달해 아이들이 음란물에 노출되는 연령이 초등학교 2~3학년까지 내려왔다는 이야기가 있죠. 이런 문제에는 엄마보다는 아빠들이 나서는 것이 필요합니다. 아빠는 이미 경험했을 테니까요.
동성의 입장에서 “인마, 자신 없으면 그런 거 보지도 마” 혹은 “보려거든 엄마 몰래 봐라” 하는 식으로 쿨한 척 이야기를 던져보는 것도 좋아요. 아빠의 어릴 적 경험을 이야기해주면서 “물론 이해는 한다만, 네가 그걸 보는 장면을 다른 사람에게 들킬까 봐 불안하지 않니?” 하고 이야기를 이어나가는 것도 좋습니다.
가능하다면 콘돔 사용법도 알려주고 우리 몸의 소중함과 성의 아름다움을 함께 이야기할 수 있다면 좋을 것 같네요.
3. 어른을 흉내 내는 고등학생 아들
고등학생 아들의 옷을 빨다가 주머니에서 담뱃값과 라이터를 발견했어요. 고등학교에 들어가 부쩍 외모에 관심이 많은 것까지는 이해하겠는데, 미성년인 아들이 담배를 피우다니 정말 충격이었죠.
어제는 늦게 들어온 아이에게서 술 냄새가 나기에 “어디서 술 먹고 왔어?” 하면서 아이를 나무랐는데 도리어 “공부하느라 스트레스 받아서 그랬다”고 대꾸하더군요. 어처구니없어서 할 말을 잃었어요. 외모만 봐서는 다 큰 성인이라 말릴 방법도 없을 것 같습니다. 더 크게 엇나가지 않기만을 바랄 뿐이에요.
- 전문가 한마디│부모님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아들 유형 중 하나죠. 문제는 외형적으로 성숙한 아들에게 조언하는 것을 어려워하는 거예요. 하지만 아들은 어디까지나 미성년이라는 사실을 기억하셨으면 좋겠어요.
보호자의 관심과 보호가 필요한 셈이죠. 만약 아들이 담배 피우는 모습을 현장에서 맞닥뜨렸다면 좀 더 엄격한 부모가 될 필요가 있습니다. 가장 쉬운 방법은 용돈을 제한하는 것입니다. 담뱃값 인상이 청소년들의 흡연율을 가장 많이 떨어뜨린다고 하죠.
아들에게 당당히 말씀하세요. “너는 나의 보호를 받는 내 아들이고 그렇기 때문에 너의 경제적인 부분까지도 제한할 수 있다”고요.
4. 집에서 너무 뛰어다니는 아들
여자아이 둘을 키울 땐 몰랐는데, 셋째 아이로 아들을 키우다 보니 열 배는 더 힘든 것 같습니다. 저희 아들은 집 안에서 무조건 뛰어다닙니다. 소파며 침대에서 뛰는 건 기본이고요, 식탁 위에서 뛰어내리는 기상천외한 일들도 벌입니다.
밖에라도 나가면 아들을 잡으러 다니느라 땀이 마를 날이 없어요. 그러다 보니 아래층의 항의 전화도 무척 많이 받아 이사라도 가야 할 지경입니다. 어느덧 제 입에는 ‘하지 마라, 뛰지 마라, 조용히 해라’라는 말이 늘 붙어 있습니다.
- 전문가 한마디│집에서 뛰는 아이들은 뛰지 말라고 해도 뜁니다. 아무리 이야기해봐야 엄마 목만 아프죠. 차라리 아이를 데리고 밖으로 나가보세요. 아이의 행동을 고치려고만 하지 말고 아이의 욕구를 알아주는 배려가 필요합니다.
아이를 집 안에만 가둬놓고 뛰지 못하게 하는 건 아이의 성장을 저해하는 일일 수 있습니다. 밖에서는 안 뛰면서 집에서만 뛰는 아이라면 먼저 아이 눈을 바라보며 대화를 해야 합니다. 그것이 위험한 행동이고 이웃에게 피해를 주는 행동이라는 것을 이해시키는 거죠.
하고 싶지만 참을 수 있어야 한다는 것, 그게 약속이라는 걸 분명하게 알려주는 겁니다. 그러면서 아이가 집중할 수 있는 다른 무언가를 제공해주세요. 어쩌면 아이가 너무 심심하고 외로워서 그런 것일 수도 있으니까요.
5. 엄마에게 무심한 아들
제가 너무 소심한 건지 모르겠지만요, 중학생 외동아들이 살가운 구석이 전혀 없어요. “다녀왔습니다” “엄마 배고파”가 제게 건네는 말의 전부예요. 그중에서도 가장 서운했던 건 몇 달 전 제가 다리를 다쳐 병원에 입원했는데 병원에 딱 한 번 와보고는 코빼기도 안 비치는 겁니다.
이럴 땐 정말이지 딸 가진 친구들이 부러워요. 딸과는 함께 쇼핑도 하고 여행도 갈 수 있는데 아들은 그러지 못해 속상합니다. 딸이라도 하나 더 낳아야 하려나 봐요.
- 전문가 한마디│아이들 중에는 ‘공감 뇌’가 발달한 유형과 ‘체계형 뇌’가 발달한 유형이 있어요. 공감 뇌가 발달한 아들은 엄마에게도 살갑게 대하지만, 체계형 뇌가 발달한 아들은 무뚝뚝한 경우가 많죠.
아들이 무뚝뚝하다고 해서 너무 서운해하지 마세요. 쑥스러워서, 혹은 어떻게 말해야 할지 몰라서 그러는 거니까요. 남편도 모르는 여자의 마음을 아들이라고 알기 쉽겠어요?
차라리 엄마가 먼저 듣고 싶은 말을 아들에게 이야기해주세요. 일명 ‘옆구리 찔러 절 받기’죠. “‘엄마가 해준 밥이 제일 맛있어!’라고 말할 때 기분이 좋더라. 한번 엄마한테 말해줘” 하고요. 어떻게 해달라고 구체적으로 이야기해주세요. 끊임없이 노력하다 보면 아무리 무뚝뚝한 아들도 언젠가는 변하게 마련이니까요.
6. 치마 입기를 좋아하는 아들
유치원에 다니는 아들이 하나 있는데 자꾸만 여자애들처럼 굽니다. 누나와 함께 인형놀이를 하는 것은 물론이고 성격도 소심한 편이에요. 여자아이들처럼 수줍음도 많이 타고요. 목욕탕도 아빠와 함께 가기 싫다고 계속 울어요.
내년이면 학교에 들어가야 하는데 언제까지고 여탕에 데리고 갈 순 없어 걱정입니다. 아이가 울면 남편은 “남자 녀석이 삐죽삐죽 우냐”면서 다그치는 편이고요. 남자답게 키우려고 남편은 태권도장에 보내자고 합니다. 몸과 마음이 약한 아이가 잘 버틸 수 있을지 고민이에요.
- 전문가 한마디│요즘은 예전과 달리 성에 대한 고정관념이 많이 사라졌어요. 남자이기 때문에 이걸 해야만 하고, 여자이기 때문에 저걸 해야만 한다는 것이 없어진 편이죠. 아들이 여성스럽다고 해서 걱정하지 마세요. 오히려 이런 섬세함이 이 아이에겐 강점이 될 수 있어요.
소심한 아이를 외향적으로 만들고 싶다고 태권도장에 보낸다거나 축구를 시키는 건 오히려 아이를 힘들게 합니다. 준비되지 않은 아이는 두려워하게 되고 더 움츠러드는 경우도 있거든요. 차라리 아이가 잘하는 것을 더 계발해주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7. 엄마와 대화하기를 거부하는 아들
저는 아들과 거의 대화가 없어요. 요즘 ‘소통’이 대세라고들 하는데 항상 저 혼자 말하는 식이죠. “숙제는 다 했니?” “손은 씻었니?” 등의 생활 점검에 필요한 말만 주로 하고 그 말을 들은 아들은 인상부터 찌푸립니다. 아들은 “잔소리 좀 그만해”라는 말을 달고 살아요.
다 저 잘되라고 하는 말인데 잔소리하지 말라는 말에 저는 서운하기만 합니다. 집에 오면 방문부터 걸어 잠그는 아들 때문에 속상해요. 도대체 우리 집 하숙생인지 아들인지 모를 정도라니까요.
- 전문가 한마디│이런 경우에는 엄마가 몇 배 더 노력해야 해요. 아들은 ‘엄마와는 말이 안 통해’라는 선입견을 이미 가지고 있네요. 엄마 입장에서는 옳은 말을 한다고 하는데, 아들이 듣기에는 모두 다 잔소리인 거예요.
이럴 땐 콘텐츠가 아무리 좋다고 해도 엄마 말은 그저 잔소리일 뿐이에요. 아이에게 무엇을 강요하는 말은 하지 말고 아이가 듣고 싶어 하는 말만 해주세요. 마음을 열고 난 뒤라야 두 사람 사이의 소통이 비로소 가능한 겁니다.
외형적으로는 아들이 엄마보다 크지만 어쨌든 엄마가 끌어안아야 할 약자라는 사실을 인정하세요. 사춘기 아들에게 필요한 건 엄마의 조언이 아니라 너그러움과 관대함입니다. ‘큰’ 엄마가 ‘작은’ 아들을 품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