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말에 ‘짚신도 짝이 있다’는 말이 있다. 이 말은 부동산에 있어서도 통하는 말이다. 아무리 좋은 부동산도 주인의 목적과 맞지 않으면 무용지물이 되지만, 딱 맞는 주인을 만나면 비로소 부동산의 진정한 가치를 발휘하게 된다.
남편과 함께 두 아이를 키우며 서울 근교에 사는 40대 주부 A씨. A씨는 여느 엄마들처럼 자녀 교육 문제로 서울 강남으로 이사하기를 희망했다. 하지만 집값이 높은 강남에 입성하기 위해서는 가지고 있는 다른 부동산을 처분해야 했다. A씨 부부가 소유하고 있던 부동산은 시부모에게 물려받은 시골 땅과 작은 집이 전부였다.
땅은 농사짓기 적합한 기름진 땅이었고 집도 꾸준히 관리해 비교적 깔끔한 편이지만 문제는 사려고 하는 사람이 없다는 것이었다. A씨 부부 모두 어려서부터 도시에서 유학해 해당 지역에 연고도 없을뿐더러 10여 년째 별다른 개발 호재가 없는 곳이었기 때문이다.
A씨는 고민 끝에 한 가지 묘수를 생각해냈다. 바로 경매였다. A씨는 친한 친구 B씨에게 필요한 돈을 빌렸고 B씨는 A씨의 부동산에 대해 법원에 임의매각 신청을 했다. 얼핏 보기에는 부동산을 담보로 돈을 빌린 후 그것을 갚지 못해 부동산이 넘어간 것으로 보이지만 사실은 A씨가 치밀하게 계산한 시나리오였다.
해당 부동산은 법원에서 임의매각 결정이 내려졌고 이후 법원 경매 물건 페이지는 물론이고 각종 경매 컨설팅 업체의 홈페이지에 사진과 감정가가 내걸렸다. 덕분에 부동산 사냥꾼들의 레이더망에도 쉽게 포착될 수 있었다. A씨 입장에서는 돈 한 푼 들이지 않고 광고를 한 것이나 마찬가지인 셈이었다. 매수할 사람을 찾지 못해 두 차례 유찰되긴 했지만 그럴수록 광고 효과가 더 커졌다.
결국 해당 부동산은 귀농을 꿈꾸며 매물을 찾고 있던 50대 남성 C씨가 낙찰받았다. 주인 없이 방황하던 부동산이 드디어 딱 맞는 새 주인을 찾은 셈이다. A씨는 덕분에 골칫덩어리였던 부동산을 손쉽게 처분할 수 있었고 C씨도 그토록 찾고 있던 땅과 집을 좋은 가격에 사들여 귀농의 꿈을 이뤘다.
어쩌면 법원 경매는 부동산을 팔고 싶은 사람에게, 또 사고 싶은 사람에게 가장 적합한 도구인지도 모른다. ‘경매 홀로서기’를 준비하고 있는 사람이라면 법원 경매 사이트를 눈여겨볼 것을 추천한다. 주인을 찾지 못한 부동산이 당신을 기다리고 있을지도 모를 일이다. 마치 ‘흙 속의 진주’를 발견한 것 같은 기쁨을 누릴 수 있을 것이다.
- ※박 원장의 어드바이스
요즘 법원 경매로 부동산을 장만하려는 사람이 늘고 있다. 하지만 경매에 대한 기본적인 지식 없이 섣불리 뛰어들었다가는 손해를 보기 십상이다. 그중에서도 사람들이 가장 간과하기 쉬운 것이 관리비 납부에 대한 부분이다.
대법원의 판례에 따르면 전기세, 수도요금, 도시가스 사용료 등이 체납된 경우 낙찰자가 부담하지 않는 것이 원칙이다. 하지만 이런 관리비가 체납된 상태에서는 전기, 수돗물 등을 공급받을 수 없다.
따라서 경매로 낙찰받기 전에 체납된 금액을 확인하여 추가로 납부해야 할 돈이 얼마인지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또 체납된 관리비 중 공용 관리비는 낙찰자가 부담해야 한다는 점을 유념하여 경매에 참여하는 것이 현명한 재테크 비법이다.
글쓴이 박종복 원장은…
19년 경력의 미소부동산연구소 원장으로 업계에서 ‘빌딩 박사’로 손꼽힌다. 배우 전지현, 가수 이승철, 농구선수 서장훈을 비롯한 스타들의 빌딩 매매를 담당했으며 현재 MBN 〈황금알〉, TV조선 〈법대법>에 출연하며 상위 1%의 정·재계 인사를 비롯한 연예인의 부동산 투자를 컨설팅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