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 11일 이지아는 SBS 간판 토크 프로그램 <힐링캠프, 기쁘지 아니한가>에 출연했다. 그녀는 방송 출연 전부터 자신을 둘러싼 갖가지 루머를 속 시원히 해명할 수 있을지에 대해 관심을 모았다. 나이와 외계인설, 뱀파이어설, 일본 유흥업소 출신설 등 오해와 루머에 대해서 차근차근 설명하던 그녀는 한때 배우자였던 서태지에 대해 언급할 때는 조심스럽게 얘기하는 듯했다.
지난 2011년 둘 간의 연애와 결혼 그리고 이혼소송으로 대한민국 연예계를 발칵 뒤집었던 이후로 이지아가 사건에 대해 직접 입장을 밝힌 적은 없었기 때문. ‘극신비주의’에 싸여 있는 서태지 역시 ‘문제의 그녀’에 대해 얘기한 적은 없다 보니 이날 방송에서 가장 궁금한 ‘하이라이트’는 단연 두 사람의 결혼생활과 이혼소송에 대한 내용이었다.
이지아가 방송 중에 언급한 얘기를 토대로 정리해보자면, 그녀는 1993년 16세 때 LA에서 열린 한인 위문공연을 보러 가서 처음 서태지를 만났고 이후 연인 사이로 발전해 결혼까지 했다. 7년간의 결혼생활 동안 이지아는 부모님과 연락을 끊고 살았는데 “내가 선택한 삶은 다람쥐에게도 들켜서는 안 될 만큼 자유가 없었다”고 말해 시청자들의 마음을 안타깝게 했다.
이지아는 이번 방송으로 인해 그동안의 부정적인 이미지를 쇄신하는 듯했으나, 방송이 전파를 타고 난 이틀 뒤인 13일, 서태지는 소속사 서태지컴퍼니의 공식 보도 자료를 통해 이지아의 발언에 대해 정면으로 반박했으며 이에 따라 이지아는 오히려 곤경에 빠진 셈이 됐다.
서태지 측은 “서태지 관련 부분 중 사실이 아닌 부분이 있기에 사실을 바로잡으려 합니다”라고 운을 뗀 뒤, 첫 번째로 “1993년 상대방(이지아)의 친언니를 통해 알게 됐으나 당시 결혼이나 동거를 한 것은 아니며, 그로부터 3년 후 가요계를 은퇴하고 미국으로 건너가 좋은 감정으로 발전, 1997년 10월 둘 다 성인의 나이로 혼인신고를 한 것입니다”라고 밝혔다. 즉 ‘미성년자 연인설’은 애초에 잘못된 오해라는 것.
두 번째로 “결혼생활 중에도 양가 부모님을 포함한 일가친척, 각자의 친구들을 미국 집에 초대해 함께 시간을 보냈습니다. 미국에서 쇼핑, 외식도 하며 지냈고 함께 여행도 많이 다니면서 평범한 생활을 했습니다”라고 얘기했다. 이것이 사실로 밝혀진다면 이지아가 부모님과 연락을 끊고 지냈다거나 자유도 없이 숨어서 지냈다는 일명 ‘감금설’은 곧 거짓인 셈이 된다.
마지막으로 서태지 소속사 측은 “미국에서의 생활은 아주 오래된 일이지만, 지워지지 않는 아픈 부분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상대방의 아픔도 존중합니다. 그동안 침묵했던 것은 서로 함께한 과거와 그 시간들에 대한 책임감이 컸기 때문이었습니다. 더 이상은 사실이 왜곡되어 일방적으로 매도되는 일이 없기를 바랄 뿐입니다”라고 공식 입장을 마무리했다.
칼자루는 다시 이지아 쪽으로 넘어갔지만 서태지 측의 공식 발표 뒤인 14일, 이지아의 소속사 HB엔터테인먼트 측은 “(서태지의 반박에 대해) 공식적인 대응은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며 “불필요한 언급으로 루머를 확대·재생산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라고 밝혀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다’는 말처럼 조금은 싱겁게 결말이 났다. 이어서 이지아 측은 “공식적인 대응을 하지 않는다고 해서 방송에서 얘기한 내용들이 거짓말이란 뜻은 아니다”라고 애써 강조해 어딘지 모르게 석연치 않은 모습이다.
한편 이지아는 최근 미국에서 제작이 확정된 영화 <컨셔스 퍼셉션>(가제)의 시나리오 작가로 참여, 작업을 마무리하기 위해 8월 중 미국으로 출국할 예정이다. 1백억원 규모로 제작될 이 영화는 사람의 마음을 조작할 수 있는 기술이 생긴 미래사회에서 벌어지는 혼란을 다루며, 2016년 초 개봉을 목표로 하고 있다.
서태지도 바쁘게 보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하반기인 10월 컴백을 목표로 앨범과 콘서트를 준비하고 있기 때문. 서태지는 10월 발매 예정인 9집 앨범을 CJ E&M을 통해 유통할 전망이다. 서태지컴퍼니는 “정식계약 상태는 아니나 CJ E&M과 긍정적으로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무엇보다 아내인 이은성의 출산 예정일이 8월 말인 것으로 알려져 더욱 분주하다는 후문이다. 이혼한 지 벌써 7년이 됐으나 아직도 세간의 관심 한가운데 서 있는 서태지와 이지아. 과연 이 두 사람의 지루한 공방전은 언제쯤 시원하게 풀릴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