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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호 특별기획|26th Anniversary PHOTO ESSAY

<우먼센스> 표지 뒷 이야기

1988년 8월 창간호를 장식한 표지 모델 윤정을 만났다. 그녀는 여전히 우아했다.

On August 07, 2014

그후 26년 윤정


“26년이오? 제가 그만큼 나이 들었다는 건가요? ”
1988년 8월호 <우먼센스> 창간호의 표지 모델이었던 윤정. 세월은 흘렀지만 지적이고 단아한 외모만큼은 여전했다. <우먼센스> 창간 당시 윤정은 옥소리, 이응경, 서정희와 함께 어깨를 나란히 하는 톱 모델이었다. 서점 벽에는 윤정의 모습이 담긴 브로마이드가 도배되다시피 했고, 그렇게 <우먼센스>의 창간은 대성공을 거뒀다.

“이름만으로도 굉장히 앞서가는 잡지였어요. 주부를 타깃으로 하는 잡지 중에서 영어로 된 이름은 처음이었거든요.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인데 그때 창간호 표지 촬영을 한 것이 저뿐만이 아니더라고요. 여러 명 찍은 컷들 중에 제가 찍은 컷이 선택됐던 거죠. 창간호 표지 모델로서 애정이 각별할 수밖에 없어요. 저 역시 <우먼센스>와 함께 성장할 수 있었다고 생각해요.”


모델 윤정은 ‘애인 같은 아내’라는 카피의 화장품 광고로 대박을 터뜨렸다. 결혼 후에도 변함없는 젊음과 우아함을 지니고 활약하는 ‘신세대 주부’의 대명사가 된 것. 그 광고 한 편은 20년이 훌쩍 지난 지금까지도 많은 이에게 기억되고 있다. 시대를 주름잡는 모델이었지만, 방송에는 거의 얼굴을 내비치지 않았다. 그때만 해도 연예인이라는 직업에 대해 막연한 두려움이 있었다고. 이국적이고 도도한 이미지 하나만으로도 최고의 인기를 누리던 그녀는 첫아이가 태어난 이후 활동을 중단하고 가정에 전념하기로 결심했다.

“큰딸은 벌써 대학에 들어갔고, 늦둥이로 낳은 쌍둥이 딸들은 이제 6학년이에요. 활동을 거의 하지 않다 보니까 아이들은 제가 과거에 꽤 잘나가는 모델이었다는 사실을 잘 실감하지 못해요.(웃음) 가끔 같은 반 친구 엄마들이 ‘너희 엄마 엄청 유명한 모델이었어’ 하고 말해줄 때는 애들도 ‘으쓱’하긴 한가 봐요.”

오랜만에 나온 촬영장에서 그녀는 의상과 소품들을 세심하게 챙겼다. 그 모습에서 베테랑 모델의 아우라가 느껴졌다. 한결같은 외모의 비결도 톱 모델로 활동할 당시 익힌 습관 덕분이다.


어느 정도 아이들을 키우고 나니 일을 하고 싶다는 욕심이 생겼다. 늦둥이를 키우면서 아이를 돌보는 일에 흥미를 느껴 요즘에는 대학원을 다니며 유아교육 석사과정을 밟는 중이다. 3년 전 우연한 기회로 영화 <써니>에 카메오로 출연하면서 연기에 도전해보고 싶다는 생각에 연기 연습도 꾸준히 하고 있다.

“배우 진희경씨의 추천으로 영화에 깜짝 출연했는데 걱정이 많이 되더라고요. 광고 모델로 활동해서 웃는 연기는 쉬운데 우는 연기는 자신이 없었거든요. 마지막에 지그시 웃어주기만 하면 된다고 해서 그렇게 했어요. 영화가 성공하면서 덩달아 그 장면도 화제가 됐는데 관객들이 많이 반가워해주셔서 저도 감사했어요.”

오랜만에 나온 촬영장에서 그녀는 의상과 소품들을 세심하게 챙겼다. 그 모습에서 베테랑 모델의 아우라가 느껴졌다. 한결같은 외모의 비결도 톱 모델로 활동할 당시 익힌 습관 덕분이다.


“예전에 비하면 요즘이 더 편해졌어요. 그때는 보정 기술 자체가 없었기 때문에 얼굴에 뾰루지라도 날까봐 늘 노심초사했거든요. 그래서 피부에 하나하나 신경 썼던 것이 이제 와서 빛을 발하는 것 같아요. 몸매 관리라고 특별히 하는 것은 없는데 요즘은 건강을 위해서 간헐적 단식을 하거나 일주일에 한두 번씩 헬스장에 나가 스트레칭을 해요.”

그녀에게 <우먼센스>는 어떤 기억으로 남아 있는지를 물었다.
“레드요. 창간호 표지 촬영 때 저는 빨간 옷에 빨간 립스틱을 발랐어요. 그만큼 <우먼센스>의 이미지는 강렬했고, 저 역시 대중의 뇌리에 강렬한 인상으로 자리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저와 함께 시작한 잡지라서 애정이 깊어요. 앞으로도 늘 1위의 자리를 지키는 잡지로 남아주길 바랍니다.”

다시 보는 화제의 표지

표지 모델 다관왕 채시라
26년간 <우먼센스>의 표지를 가장 많이 장식한 모델은 바로 채시라. 그녀가 처음
<우먼센스> 표지를 장식한 것은 1992년이었다. 스물다섯 살의 채시라는 당시 유행하던 진한 메이크업을 한 모습이다. 빨간 입술 화장과 짙은 눈썹, 카메라를 향한 강렬한 눈빛은 채시라의 성숙한 모습을 보여주기에 충분했다.

그 시절 표지 사진을 촌스럽게만 생각한다면 오산. <우먼센스> 표지는 당시 트렌드를 가장 먼저 캐치한 스타일을 가감 없이 보여준다. 지금은 엄두도 못 낼 만한 화려한 색상의 모자 컬렉션은 당대 최고의 잇 아이템이었다. 시대를 풍미한 배우 채시라가 이렇게나 화려한 모자를 선보인 것도 그 때문이다.

그녀는 세월이 흐를수록 나이를 거꾸로 먹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왔다. 실제로 8년 후인 2000년 9월에 진행된 표지 사진을 보면 전보다 훨씬 젊고 상큼한 이미지다. 회춘의 비결은 불로장생의 묘약이 아니라 트렌드의 변화다.

가장 최근에 찍은 사진은 기업가이자 가수로 활동했던 남편 김태욱과 찍은 부부 동반 사진이었다. 연신 서로를 보며 미소 짓던 둘의 모습에 촬영장 분위기가 후끈 달아올랐다는 후문. 이 부부는 현재 여성가족부의 가족홍보대사로도 활동 중이다. 세월이 흘러도 변함없는 채시라의 미모와 가족애를 <우먼센스>는 진작부터 알고 있었다.


<우먼센스>가 창간 26주년 기념호를 준비한다는 소식을 듣고, 표지 모델 다관왕 채시라가 축하 메시지를 보내왔다.

“헤어뉴스의 이신자 원장님과 콘셉트를 의논하며 헤어와 메이크업을 준비하던 기억이 떠오르네요. 바쁜 시간을 쪼개 스튜디오와 야외를 누비며 촬영했었죠. 표지 촬영 중에 몇 달 뒤 표지를 또 한 번 찍자고 촬영 예약을 하기도 했어요.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여성지 <우먼센스>의 최다 표지 모델이라는 타이틀이 참 자랑스럽습니다. <우먼센스> 애독자 여러분, 더위에 지치지 마시고 <우먼센스>와 함께 시원한 여름 보내시기 바랍니다. 창간 26주년을 축하드려요.”

최초의 부부 동반 표지-최수종·하희라(왼쪽)
최수종 부부는 <우먼센스> 최초로 부부 동반으로 표지를 장식했다. 당시 결혼 15년 차임에도 서로를 살뜰히 챙기는 부부의 모습에 모든 스태프의 온몸에는 닭살이 돋았다고. <우먼센스>는 작년 12월에도 이들 커플의 동반 화보 촬영을 진행했다. 콘셉트는 ‘리마인드 웨딩’. 최수종 부부는 세월이 흘러도 변치 않는 부부 사랑의 아이콘이다.

여성지 최초 남자 표지 모델-이승철(오른쪽)
여성지 최초의 남자 표지 모델은 가수 이승철이다. 진한 스모키 화장에 시크한 표정을 짓고 있는 그의 품에는 햇살보다 밝게 웃는 딸 원이가 있다. 그는 “딸에게 아빠와 함께한 한 편의 기록을 선물하고 싶다”며 화보 촬영에 선뜻 응했다. 당시 화보 촬영장에서도 이승철은 딸 자랑을 끊임없이 늘어놓으며 ‘딸바보’임을 드러냈다.

딸 최초 공개-허수경(왼쪽)
허수경은 당시 ‘당당하고 용기 있는 여성’의 아이콘이었다. 2008년 8월, 여성지 최초로 싱글맘 허수경을 표지 모델로 선정했다. 천사 같은 아이 별이를 품에 안은 그녀의 모습은 독자에게 새로움과 도전 의식을 선사했다. 엄마라는 이름으로 새롭게 일어난 허수경을 <우먼센스>가 응원했다.

국내 매거진 최초 표지 모델-야노 시호(오른쪽)
‘사랑이 엄마’로 유명세를 떨치는 야노시호가 2010년 1월호 <우먼센스> 표지를 장식했다. 2009년 10월 결혼식을 올린 추성훈 부부의 이야기를 최초로 공개한 셈. 사진에서도 일본의 최정상급 패션 모델의 아우라가 느껴진다.

메이저리거 추신수 부부 단독 표지
1천3백70억원의 사나이 추신수. 그는 <우먼센스>와 인연이 깊다. 지난 2008년 애리조나의 부촌 ‘벅아이’에 생애 첫 보금자리를 마련했을 때 최초로 그 공간을 <우먼센스>에 공개했다. 추신수가 이토록 유명세를 치르기 이전부터 <우먼센스>는 그를 주목하고 있었던 것. 덕분에 그가 메이저리그 특급 선수로 자리매김한 후 금의환향했을 때 추신수 가족의 화보를 단독으로 진행할 수 있었다. 야구계의 대스타가 된 그의 커버 사진은 모든 포털사이트의 메인을 장식했다. 마음 넓은 추신수 선수는 <우먼센스>를 위해 사인볼을 몇 개 남겼는데, 화보 촬영 이후 담당 기자는 그 공을 달라고 부탁하는 사람들 때문에 일상생활에 큰 지장을 받았다고.

CREDIT INFO
취재
<우먼센스> 피플 파트
사진
신빛, 박원민, <우먼센스> DB
2015년 09월호
2015년 09월호
취재
<우먼센스> 피플 파트
사진
신빛, 박원민, <우먼센스> D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