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워 프린트 블라우스·H라인 미디스커트 모두 미센스, 화이트 스트랩 시계 폴리폴리, 큐빅 네크리스·플라워 링 모두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트위드 재킷·플라워 펀칭 블라우스·쇼트 팬츠 모두 미센스, 화이트 스트랩 시계 폴리폴리, 네크리스·링 모두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배우는 허상을 이야기하는 사람이에요. 실제의 이야기가 아니고요. 흰 도화지에 뭔가를 그려 넣는 작업을 하는 것과 마찬가지죠. 스토리와 캐릭터에 얼마나 생명력을 불어넣느냐, 그게 배우로서 제가 할 일이에요”
트위드 롱 카디건·셔츠와 니트가 레이어드 된 핑크 스웨터·화이트 워싱 스키니 팬츠 모두 미센스, 화이트 스트랩 시계 폴리폴리, 헤어밴드·스틸레토 힐 모두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저는 아직까지 누군가의 여자로서의 삶보다 일하는 게 편해요. 그리고 더 잘할 수 있다는 자신감도 있고요. 하지만 제게 어떤 일이 펼쳐질지는 아무도 모르는 거죠. 일과 사랑 중 딱 한 가지만 고집하고 싶지는 않아요”
데님 트렌치코트·다홍빛 스트라이프 블라우스·스키니 팬츠 모두 미센스, 네크리스 케이트앤켈리, 핑크 스트랩 시계·토트백 모두 폴리폴리.
비즈&레이스 장식의 핑크 야상점퍼·플라워 프린트 셔츠·데님 스커트 모두 미센스, 핑크 스트랩 시계 폴리폴리, 진주 헤어밴드·네크리스·팔찌 모두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뿌리가 단단한 배우
올해로 데뷔 18년째를 맞는 배우 김규리. 어느새 베테랑 배우가 된 그녀는 소녀처럼 까르르 웃다가도 카메라 앞에 서면 눈빛마저 달라진다.
“데뷔 초나 지금이나 열정은 똑같아요. 어떤 작품은 대충 해도 되고 어떤 작품은 강도 높게 해야 한다는 것이 없죠. 이 작업을 통해 내가 어떻게 성장하게 될지 예상하지 못하기 때문에 매 작품, 매 컷마다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최선을 다해요.”
그녀는 영화와 드라마, CF, 화보 촬영을 넘나들며 다양한 분야에서 왕성한 활동을 펼치는 배우다. 작품에서 만나는 새로운 캐릭터를 그녀만의 방식으로 만들어낼 수 있어 행복하다. 매번 캐릭터는 다르지만 작품을 할 때마다 캐릭터에 충분히 김규리의 색깔을 입힌다. 모든 캐릭터에 김규리가 숨을 불어넣고, 모든 작품이 김규리가 그려내는 스토리인 셈이다. 얼마 전 개봉한 영화 <또 하나의 약속>에서는 한 가족의 약속을 지켜주는 노무사 난주 역을 맡았다. 작품 속에서 한 가족을 위해 애쓰는 당찬 모습은 현실의 김규리와도 많이 닮았다.
“영화 촬영장에서는 온전히 그 캐릭터로 살아가요. 그리고 촬영이 끝나면 다시 원래의 ‘나’로 돌아오죠. 나무가 수많은 가지로 뻗어나가기 위해서는 뿌리가 튼튼해야 하잖아요. 수없이 많은 작품을 하더라도 원래의 나 ‘김규리’는 결코 흔들리지 않아요. 그래야 연기도 안정적으로 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요.”
기본에 충실한 여자
그래서일까. 작품이 끝난 후에도 김규리는 결코 흐트러지는 법이 없다. 데뷔 18년 차인 그녀가 지금까지 한결같은 몸매를 유지해올 수 있는 비결이기도 하다. 남들은 ‘관리’라고 부르는 것도 그녀에겐 ‘기본’일 뿐이다. 평소에 물을 많이 마시고 국물을 적게 먹는 것에서부터 남들보다 많은 운동량은 어느새 그녀의 습관이 됐다.
“남들은 알지 못해도 나는 내 몸의 변화를 알 수 있어요. 내 몸이 조금 달라졌다는 느낌이 들면 아침에 눈뜨자마자 공복에 줄넘기를 해요. 복싱 타임벨을 눌러놓고 3세트를 하는데 컨디션이 좋은 날은 6세트까지 하죠. 운동 후에 물 한 잔을 마시고 샤워를 하면 참 개운해요.”
그녀의 매력을 가감 없이 발휘한 <댄싱 위드 더 스타> 촬영 당시엔 먹는 것을 줄이기보다 운동량을 평소의 서너 배로 늘렸다. 웨이트트레이닝 1시간 30분에 안무 연습 3시간, 수영이나 줄넘기 등 서너 가지 운동을 하는 것이 그녀의 하루 일과였다. 당시 곁에서 그녀를 지켜본 사람들은 “김규리의 체력은 누구도 따라갈 수 없다”고 입을 모아 말했다. 드레스 사이로 드러난 몸매도 몸매지만, 매 순간 최선을 다하는 그녀였기에 김규리의 무대는 더욱 빛났다.
늘 설레는 사람, 김규리
그녀는 지난해 11월에 네팔의 한 학교로 봉사 활동을 다녀왔다. 가수 이문세를 주축으로 한 연예인 산악회 ‘설레발마운틴’의 대원들과 함께. 그녀가 그곳에서 맡은 임무는 벽화 그리기. 미술을 제대로 배워본 적 없는 그녀였지만, 도안 작업부터 실제 그림을 그리는 일까지 열의를 다했다. 그곳의 아이들은 설레발 대원들과 함께 손바닥으로 물감을 찍어 벽면 전체를 가득 메웠다. 황폐했던 벽은 그녀를 통해 푸른빛 바다로 바뀌었다.
“벽화의 주제는 ‘고래의 꿈’이었어요. 푸른 바다에 고래 두 마리를 비롯한 여러 해양 동물을 그렸죠. 네팔의 랑탕 지역에 있는 아이들 대부분은 평생 바다를 볼 수 없어요. 그런 아이들에게 바다를 꿈꾸게 해주는 건 어떨까 하는 생각에서 이 주제를 선택했죠. 그곳 사람들에게 상상력을 줄 수 있다는 생각에 제 가슴이 두근거리더라고요.”
그녀는 벽화 작업을 하면서 일종의 사명감을 느꼈다고 말한다. 사람들에게 새로운 세상을 보여주고 상상력을 자극하는 일이라는 생각 때문이다. 어쩌면 배우가 작품을 통해 대중에게 보여주는 연기도 이와 같을 것이다. 하얀 도화지에 자신만의 표현법으로 그림을 그려내는 일. 여배우 김규리의 오늘은 그래서 더 행복하다.
밀리터리 점퍼·잔잔한 플라워 패턴 원피스 모두 미센스, 골드 뱅글 엠주, 블랙 펌프스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제 몸은 밸런스를 다 기억해요. 오래 운동해왔으니까요. 사람들은 저를 보면서 ‘지금 너무 좋은데?’ 하고 말해요. 그런데 저는 알아요. 내가 이 시기를 ‘나 몰라라’ 하고 버려두면 나중엔 그걸 끌어올리는 게 힘들어지죠. 무엇이든 꾸준히 관리하는 것이 좋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