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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혜진 강림하사

그녀가 맡았던 극 중 배역 ‘프란체스카’가 떠올랐다. 중저음의 카리스마 있는 목소리, 그 뒤에 숨겨지지 않는 위트와 여유. 포털 사이트 검색창에 ‘심혜진’이라고 치면 제일 먼저 뜨는 연관 검색어가 ‘저택’이다. 그곳에 살면서 ‘그래봤자 집’이라고 말하는 그녀의 쿨함에 대하여.

On June 02, 2014

레드 드레스 아이잗컬렉션, 이어링·볼드 링 모두 스와로브스키, 슈즈 네오리즘.

플라워 패턴의 리본 벨티드 원피스 퍼블리카 아뜰리에.


“<밀회> 속 ‘한성숙’을 벗고 새로 방영될 드라마 <끝없는 사랑> 속 캐릭터로 변신 중이에요. 정치계의 보이지 않는 실세인 총리의 아내로 분할 예정이라 헤어스타일도 강하게 바꿔봤어요. 최근에 살이 많이 빠졌는데 사람들이 비결을 물어보곤 해요. 아침·점심 마음껏 먹고 저녁 먹지 않기 실천만으로 다이어트에 성공했어요. 워낙 손님 초대를 좋아하는 남편 덕에 저녁 술자리도 많지만 운동보다는 오히려 그 편이 실천하기 쉽더라고요. 아예 굶으면 요요도 심하고, 맛있는 걸 봤을 때 더 참기 힘든 상태가 된다더라고요. 저 운동 안 하고 다이어트 성공하는 여자예요!”

플라워 패턴의 리본 벨티드 원피스 퍼블리카 아뜰리에, 크리스털 이어링 스와로브스키.

프린트 블라우스·네온 옐로그린 팬츠 모두 라우렐, 오픈토 슈즈 지컷.

슬리브리스·패턴 팬츠 라우렐, 뱅글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샌들 소다.


“남한테 어떤 사람으로 보이면 좋겠다는 생각은 한 번도 해본 적 없어요. 사람마다 눈이 다른데, 받아들이는 게 다른데 날 어떠어떠하게 보아달라고 강요할 수 없죠. 단지, 심혜진은 ‘무례한 사람’이라거나 ‘기분 나쁜 사람’이라는 말만 듣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패턴 시스루 롱 드레스 닥스.


직설과 솔직 사이
2007년 결혼 후 단란한 가정을 꾸리고 더욱 안정감을 찾아 일과 가정에서 모두 성공 가도를 달리고 있는 심혜진. 최근 종영한 <밀회>의 촬영이 막 끝나 무척 피곤했을 어느 날, 그녀가 ‘애정하는’ 가평으로 향했다. 운영하던 리조트가 호텔로 허가를 받아 7월 초 개장을 앞두고 있다고 했는데, 그곳은 비행기 안 타고 갈 수 있는 해외 리조트 같은 곳이었다.

시간이 나면 서울로 명품 쇼핑을 가거나 고급 에스테틱 침대에 누워 마사지를 받을 법한 사모님 포스의 그녀는 이곳에서 꽃을 심고 가꾸는 게 취미라 했다. 보통 화보 촬영을 하면 대부분의 여배우는 자기 색깔이 분명하다. 심혜진의 얼굴, 목소리만 떠올려도 그 색깔은 단연 강렬한 레드나 블랙 같지 않은가? 의외로 포토그래퍼가 여기 서라면 서고, 웃으라면 웃고, 걸으라면 걷는 여자가 심혜진이었다.

“살면서 세월이 둥글둥글하게 만들어주더라고요. 일생 겪는 수많은 사건이 모여 참는 법도 가르쳐주었고, 직설적인 것보다는 솔직한 것 정도면 족한 것도 알게 됐고. 촬영할 때 그런 질문 자주 받아요. 고집 셀 것 같은데 잘 맞춰준다고. 고집 피울 상황은 따로 있죠. 프로페셔널한 사람들이 모여 하는 작업에서 내가 고집 피우면 상대는 자신의 의견을 관철시키기 위해 계속 요구할 텐데 그럼 계속 피곤하잖아요. 내 전문 분야일 때 빛을 발하고, 다른 사람이 빛나야 할 땐 한 발 양보하는 게 내 전략이에요.”

캐릭터 확실한 캐릭터 없는 여배우
코카콜라 CF 속 탄산처럼 생기 있던 심혜진을 기억한다. 또 영화 <결혼 이야기> 속 신혼부부를 연기한 심혜진의 발랄함을 어찌 잊을 수 있을까. 시트콤 <프란체스카>에선 시꺼먼 머리를 삼단같이 내리고 천연덕스럽게 “대략 즐처드셈”이란 말을 내뱉는 코믹 뱀파이어를 연기했다. 드라마 <해피엔딩>에선 시한부 선고를 받은 남편을 정성으로 간호하는 순애보를, 최근 인기리에 종용한 드라마 <밀회>에선 서한예술재단의 이사장 역할을 맡아 카리스마 넘치는 연기를 선보였다.

단순히 필모그래피를 늘어놓은 거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배역에 민감한 편이 아니에요. 자신의 캐릭터를 스스로 만들어나가는, 그래서 그 캐릭터만 고집하는 배우도 있지만 아닐 것 같은 이미지에 도전해보는 것이 재밌어요.” 모든 출연작에서 명확한 캐릭터로 기억되는 여배우, 그러나 한 가지 이미지로 굳어버리지 않은 그녀야 말로 진짜 배우가 아닐까?

머린 룩 원피스 토리버치, 크리스털 포인트 뱅글 스와로브스키, 슈즈 지컷.


“내가 이 나이에 남편이랑 알콩달콩 산다고 하면 사람들이 그렇게들 부러워하고, 비결을 물어요. 여느 부부처럼 사는 거 다 거기서 거긴데. 단지 우리 부부는 사랑을 표현하는 데 익숙해요. 모든 부부가 표현을 안 할 뿐이지 마음은 다 같다고 생각해요. 먼 훗날 ‘그때 그렇게 할걸…’이라고 후회만 하지 않게 산다면 지금 훨씬 행복해질 수 있어요. 언젠가 할 수 있는 걸 왜 지금 못 하나요?”

“내가 이 나이에 남편이랑 알콩달콩 산다고 하면 사람들이 그렇게들 부러워하고, 비결을 물어요. 여느 부부처럼 사는 거 다 거기서 거긴데. 단지 우리 부부는 사랑을 표현하는 데 익숙해요. 모든 부부가 표현을 안 할 뿐이지 마음은 다 같다고 생각해요. 먼 훗날 ‘그때 그렇게 할걸…’이라고 후회만 하지 않게 산다면 지금 훨씬 행복해질 수 있어요. 언젠가 할 수 있는 걸 왜 지금 못 하나요?”

CREDIT INFO
기획
정미경
사진
이광재
스타일리스트
이재하
헤어
귀정(이희 헤어&메이크업)
메이크업
이미영(이희 헤어&메이크업)
의상협찬
퍼블리카 아뜰리에, 스와로브스키, 에스콰이아, 라우렐, 아이잗컬렉션, 네오리즘, 토리버치, 지컷, 브루노말리, 소다, 닥스
촬영협조
HOTEL INNER
2014년 05월호
2014년 05월호
기획
정미경
사진
이광재
스타일리스트
이재하
헤어
귀정(이희 헤어&메이크업)
메이크업
이미영(이희 헤어&메이크업)
의상협찬
퍼블리카 아뜰리에, 스와로브스키, 에스콰이아, 라우렐, 아이잗컬렉션, 네오리즘, 토리버치, 지컷, 브루노말리, 소다, 닥스
촬영협조
HOTEL INN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