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 10:00 대본 리딩 스타트!
안상휘 책임 프로듀서(이하 ‘안 CP’) 아래 모두 집합! 매주 토요일 아침 9시 30분까지는 누가 뭐라 해도 상암동 CJ E&M센터 2층
02 14:00 1차 연습
꿀맛 같은 점심시간은 지나가고 하나둘씩 스튜디오 바로 앞 복도에 모인다. 제작진과 크루들이 고민이 생기거나 긴급회의가 필요할 때 주로 모이는 곳. 박재범은 이미 그런 상황이 익숙한지 복도 바닥에 앉아 선배들을 기다린다. 오후 2시. 바로 있을 세트장에서의 연습을 대비해 크루들은 어떻게 움직이고 언제 만나서 합을 맞춰볼지 의논한다. ‘어벤져스 한국 오디션’팀부터 연습에 들어간다. 도민준을 연기할 신동엽의 키스신에서 배경음악 ‘데스티니(Destiny)’가 잘 나오는지 체크. 꼬마 버스 ‘타요’로 변신할 뮤지컬 배우 정상훈은 제작진에게 “무대에서 퇴장할 때는 상관없는데 입장할 때는 확실히 길을 터줘야 해요. 잘 안 보이는 데다 탈까지 무거우니까 넘어지겠더라고. 내가 진짜 ‘자동차’는 아니잖아.(웃음)”라고 말했다.
03 15:30 2차 연습 돌입
오프닝을 하는 곳까지 크게 4개의 세트장으로 구성된 주병진 호스트 편. 안 CP는 1차 연습을 끝낸 뒤, 어느새 객석에 앉아 2차 연습 상황을 지켜본다. 관객의 눈높이에서 볼 때 비로소 공연의 흐름이 보이기 때문. 재미없거나 흐름상 튀는 부분이 있다면 언제라도 무대로 뛰어내려온다. 오늘도 역시 안 CP의 마음에 들지 않는 장면이 여럿 나오고 만다. 오후 5시 반 런스루(Run Through)를 앞두고 모두에게 익숙한 분장실 옆 복도로 긴급 호출. ‘선생 신봉두’ 세트로 돌아가던 김민교는 무대 바깥에 마련되어 있는 프롬프터 TV 앞에 멈춰서 이번 주 야외 촬영 분량을 보며 낄낄대기 시작한다. 그가 보고 있는 프로그램은 ‘GTA 두덕리 온라인’. 같은 코너에 출연하는 안영미도 함께 시청하며 얘기한다. “오빠! 진짜 오빠 GTA 시리즈는 대박이다. 대박! 오빠만큼 GTA 흉내를 잘 내는 사람이 또 누가 있을까?” 시크하게 손가락 두 개로 V를 그리며 다시 가던 길을 가는 김민교.
‘피플 업데이트’ 코너에서 깔끔한 정장을 차려입고 게스트들에게 짓궂은 질문을 서슴지 않는 유희열의 합류는 ‘신의 한수’였다.
04 17:30 런스루 돌입
05 19:30 라이브보다 재미있는 프리뷰
드디어 1차 공연인 프리뷰 시작. 오후 내내 밖에서 줄 서 있던 관객들이 하나둘씩 객석을 채운다. 팬들은 문제의 복도(?)를 지나가면서 “김민교 오빠, 진짜 웃기게 생겼어요” “나르샤 언니 예뻐요”라고 소리치지만 크루들은 아랑곳하지 않고 열심히 회의 또 회의. 프리뷰 공연이 라이브 방송보다 훨씬 파격적이라는 입소문 때문인지 오늘도 몇 시간 전부터 기다렸던 관객들로 금세 자리는 동이 난다. 모두 손을 모아 “하나, 둘, 셋, 파이팅!”을 외치고서 프리뷰 공연 시작. 오프닝, 야외 콩트 ‘젠틀맨’이 순조롭게 흘러가며 스튜디오 분위기는 점점 달아오른다. 신동엽과 주병진의 섹드립이 볼만했던 ‘일요일 일요일 밤에’ 때는 관객들이 모두 자지러지기도. 에이스 크루들이라 할 수 있는 김민교와 신동엽이 출연했던 ‘선생 신봉두’는 별다른 대사 없이 콩트 연기로만 관객들에게 최고의 웃음을 선사한다. ‘피플 업데이트’에 출연한 주병진. 대본상으로는 노래를 잘 못해 유희열에게 핀잔을 들어야 했지만, 1978년 TBC 제1회 해변가요제 출신답게 주병진은 들국화의 ‘사랑한 후에’를 멋지게 부르고 만다.
06 23:06 하루 일정 마무리
12시간의 기나긴 연습의 마지막을 장식할
워낙 일정이 바쁘게 돌아가니 유세윤은 회의하는 동안 수염을 다듬었다.
프리뷰 VS 라이브
01 섹드립의 향연
‘일요일 일요일 밤에’ 코너가 1990년 4월 12일로 돌아간다는 설정이었고, 진행자 주병진의 팬이자 신인 개그맨 ‘신동엽’으로 출연하는 설정이었다. 1·2차 연습 때 생각보다 둘 간의 대사 호흡이 맞지 않는 듯한 느낌. 아마도 오랜만에 예능 프로그램에 복귀하는 주병진의 입이 덜 풀렸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프리뷰 공연 시작과 동시에 서로 약점을 잡아 교묘히 파헤치는 신동엽과 주병진. “글래머 L양과도 스캔들이 났는데”라고 주병진이 화두를 던졌고, 이에 신동엽은 “이영자는 아니에요. 근데 형은 노사연이랑 했죠? 둘이 엔조이로 만나는 거 다 알아요”라고 공격하고 주병진도 발끈해서 “그럼 너는 톱모델과 개그우먼과 더블 엔조이냐?”라고 얘기했다. “형은 꽃뱀한테 또 당하지나 마요.” 주병진은 이때부터 비방용 육두문자를 날렸고 신동엽도 끊임없이 깐족대며 관객들에게 웃음을 줬다. 한편, 라이브에서는 대사의 합이 맞지 않아 힘이 빠졌고, ‘더블 엔조이냐’는 신동엽의 대사와 맞물려 잘 들리지 않았다. 주병진도 초조했는지 자꾸 말을 더듬기만 했다. 스튜디오에서의 첫 라이브라서 그런지 전체적으로 덜 재미있었다. 결과는 프리뷰 승!
02 뺨을 때릴 거면 디테일하게
‘배워봅시다’ 코너는 유세윤이 연습을 주도했다. 박재범이나 ‘BTOB’의 서은광 모두 가수이기 때문에 디테일하게 체크하고 있었다. 연습 공연 때 모습은 ‘이번 코너는 약간 밋밋하다’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회의 때마다 신동엽과 유세윤, 유성모 PD가 돌아가며 의견을 내자 코너가 살기 시작했다. 드디어 프리뷰 시작. 주병진이 조연출 역인 정상훈을 불러 “아, 이런 XX는 뭐야? 깡패야? 바지는 또 왜 저렇게 내려 입었어?”라고 하자 정상훈은 “자자, 예의 갖추고 들어오겠습니다”라고 하며 ‘뿜 엔터테인먼트’를 패러디. 박재범은 훨씬 더 자연스러운 톤으로 노사연 디스를 했는데 “네 몸매는 뚱뚱!”이라고 얘기하자마자 노사연이 맛깔스럽게 뺨을 때렸다. 라이브에서 조연출 역의 대사는 없다시피 했고, 유세윤과 박재범은 무리 없이 역할을 소화했지만 똑같이 “네 몸매는 뚱뚱!”이라고 했을 때 노사연이 한 템포 쉬고 때리는 바람에 어설펐다. 결국 프리뷰 승!
03 입안으로 VS 콧속으로
‘보디가드’ 코너에 출연한 주병진과 유세윤이 노사연 앞으로 들어온 음식에 독이 들어 있는 게 아닌지 의심하는 장면. 안 CP는 “보디가드 선후배가 함께 초밥을 먹는 장면이 지루해. 너무 맛있어서 혼자 다 먹고 후배는 못 먹게 하는 식이 낫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유세윤은 “초밥을 콧구멍이 닿을 만큼 가까이 댔다가 혀로 맛보기도 했다가 서로 먹여주는 것은 어떨까요?”라고 의견을 냈고 결국 OK 사인을 받았다. 프리뷰 때 주병진과 유세윤은 마음껏 혀와 콧구멍으로 초밥을 음미한 다음 서로에게 먹여줬고 다 먹지 못한 초밥을 노사연에게 전달. 관객들은 익살스러운 유세윤의 표정에 빵빵 터졌고 주병진이 노사연에게 한 “몸매를 유지하셔야죠”란 멘트에 웃음을 참지 못했다. 본방송에는 음료수를 몇 모금 마시고 나서 음식을 노사연에게 전달하는 장면으로 상황 끝. 결과는 훨씬 디테일했던 프리뷰 승!
04 방송용 VS 비방용
여자 리포터가 노사연을 인터뷰하려고 하는데 보디가드들이 오해해 몸수색을 하는 장면.
총평
결과는 4:0으로 프리뷰의 승으로 끝이 났다. 프리뷰는 방송이 되지 않는다는 점 때문인지 배우들이 마치 소극장에서 공연하는 것처럼 편하게 대사를 하고 액션을 취하는 모습이었다. 라이브 방송은 12시간의 연습 끝에 군더더기를 덜어낸 웰 메이드 작품이었다면 프리뷰 공연은 현장감과 생동감을 느낄 수 있는 날것 그대로의 어메이징한 작품이었다.
슈퍼맨으로 분장한 김민교. 언제 어느 때에나 익살스러운 표정이 준비된 ‘뼈’그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