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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브 보다 아찔한 프리뷰 <SNL 코리아> 현장

본격 성인 섹시 코미디를 표방하는 tvN 가 라이브보다 방송 시작 전에 하는 프리뷰 공연이 더 재밌다는 소문이 자자하다. 과연 프리뷰가 소문대로 화끈한지, 라이브보다 더 라이브한 프리뷰 현장을 찾았다. 오늘의 호스트는 주병진, 노사연이다.

On May 29, 2014

01 10:00 대본 리딩 스타트!
안상휘 책임 프로듀서(이하 ‘안 CP’) 아래 모두 집합! 매주 토요일 아침 9시 30분까지는 누가 뭐라 해도 상암동 CJ E&M센터 2층 스튜디오에 모인다. 가장 중요한 대본 리딩 시간이기 때문. 평소 연기자들(이하 ‘크루’)과 격 없이 지내는 안 CP도 이때만큼은 농담을 삼간다. 한 주간의 연습 결과가 결정되는 순간이라 연기자들 역시 모두 긴장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어느새 시계는 오후 12시 7분을 가리키고 치열했던 대본 리딩은 두 시간을 훌쩍 넘기고 만다. 분위기 메이커 유세윤의 한마디. “밥 먹고 합시다!”

02 14:00 1차 연습
꿀맛 같은 점심시간은 지나가고 하나둘씩 스튜디오 바로 앞 복도에 모인다. 제작진과 크루들이 고민이 생기거나 긴급회의가 필요할 때 주로 모이는 곳. 박재범은 이미 그런 상황이 익숙한지 복도 바닥에 앉아 선배들을 기다린다. 오후 2시. 바로 있을 세트장에서의 연습을 대비해 크루들은 어떻게 움직이고 언제 만나서 합을 맞춰볼지 의논한다. ‘어벤져스 한국 오디션’팀부터 연습에 들어간다. 도민준을 연기할 신동엽의 키스신에서 배경음악 ‘데스티니(Destiny)’가 잘 나오는지 체크. 꼬마 버스 ‘타요’로 변신할 뮤지컬 배우 정상훈은 제작진에게 “무대에서 퇴장할 때는 상관없는데 입장할 때는 확실히 길을 터줘야 해요. 잘 안 보이는 데다 탈까지 무거우니까 넘어지겠더라고. 내가 진짜 ‘자동차’는 아니잖아.(웃음)”라고 말했다.

03 15:30 2차 연습 돌입
오프닝을 하는 곳까지 크게 4개의 세트장으로 구성된 주병진 호스트 편. 안 CP는 1차 연습을 끝낸 뒤, 어느새 객석에 앉아 2차 연습 상황을 지켜본다. 관객의 눈높이에서 볼 때 비로소 공연의 흐름이 보이기 때문. 재미없거나 흐름상 튀는 부분이 있다면 언제라도 무대로 뛰어내려온다. 오늘도 역시 안 CP의 마음에 들지 않는 장면이 여럿 나오고 만다. 오후 5시 반 런스루(Run Through)를 앞두고 모두에게 익숙한 분장실 옆 복도로 긴급 호출. ‘선생 신봉두’ 세트로 돌아가던 김민교는 무대 바깥에 마련되어 있는 프롬프터 TV 앞에 멈춰서 이번 주 야외 촬영 분량을 보며 낄낄대기 시작한다. 그가 보고 있는 프로그램은 ‘GTA 두덕리 온라인’. 같은 코너에 출연하는 안영미도 함께 시청하며 얘기한다. “오빠! 진짜 오빠 GTA 시리즈는 대박이다. 대박! 오빠만큼 GTA 흉내를 잘 내는 사람이 또 누가 있을까?” 시크하게 손가락 두 개로 V를 그리며 다시 가던 길을 가는 김민교.

‘피플 업데이트’ 코너에서 깔끔한 정장을 차려입고 게스트들에게 짓궂은 질문을 서슴지 않는 유희열의 합류는 ‘신의 한수’였다.

04 17:30 런스루 돌입
는 토요일 하루 두 차례 관객을 상대로 공연한다. 그중 두 번째 공연이 오후 9시 50분에 시작하는 라이브 방송이고 오후 7시 30분에 시작하는 공연이 프리뷰인 셈. 런스루는 카메라가 안 돌아갈 뿐 모든 것이 실제 상황과 똑같이 돌아간다. 크루들은 분장실에서 메이크업을 하고 무대의상을 입고 제작진들은 최종적으로 공연에 쓰일 소품을 체크한다. 변신(?)을 완료한 크루들은 삼삼오오 모여 제작진이 마련한 도시락을 먹는다. 런스루를 마치고 나서 마지막 회의를 하다 보면, 프리뷰 전에 저녁을 먹기가 쉽지 않기 때문. 오후 5시 30분 런스루에 돌입한 . 지금부터는 대세에 지장을 주는 것이 아니라면 NG 없이 쭉 가게 된다. 재미없는 부분은 각자 체크해서 프리뷰 공연 직전에 상의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05 19:30 라이브보다 재미있는 프리뷰
드디어 1차 공연인 프리뷰 시작. 오후 내내 밖에서 줄 서 있던 관객들이 하나둘씩 객석을 채운다. 팬들은 문제의 복도(?)를 지나가면서 “김민교 오빠, 진짜 웃기게 생겼어요” “나르샤 언니 예뻐요”라고 소리치지만 크루들은 아랑곳하지 않고 열심히 회의 또 회의. 프리뷰 공연이 라이브 방송보다 훨씬 파격적이라는 입소문 때문인지 오늘도 몇 시간 전부터 기다렸던 관객들로 금세 자리는 동이 난다. 모두 손을 모아 “하나, 둘, 셋, 파이팅!”을 외치고서 프리뷰 공연 시작. 오프닝, 야외 콩트 ‘젠틀맨’이 순조롭게 흘러가며 스튜디오 분위기는 점점 달아오른다. 신동엽과 주병진의 섹드립이 볼만했던 ‘일요일 일요일 밤에’ 때는 관객들이 모두 자지러지기도. 에이스 크루들이라 할 수 있는 김민교와 신동엽이 출연했던 ‘선생 신봉두’는 별다른 대사 없이 콩트 연기로만 관객들에게 최고의 웃음을 선사한다. ‘피플 업데이트’에 출연한 주병진. 대본상으로는 노래를 잘 못해 유희열에게 핀잔을 들어야 했지만, 1978년 TBC 제1회 해변가요제 출신답게 주병진은 들국화의 ‘사랑한 후에’를 멋지게 부르고 만다.

06 23:06 하루 일정 마무리
12시간의 기나긴 연습의 마지막을 장식할 의 라이브 방송이 시작되고, 크루들과 제작진은 익숙하게 1시간여 동안 스튜디오를 뛰어 다닌다. 수차례 반복해 지겨울 법한 대사와 상황을 더욱 맛깔나게 살리기 위해 노력한다. 오전 10시에 모여 오후 11시 6분이 되어서야 끝나는 . 하루 반나절 동안 함께하고 그냥 가기 아쉬워 비공식 모임을 가졌다는 후문이다.

워낙 일정이 바쁘게 돌아가니 유세윤은 회의하는 동안 수염을 다듬었다.

프리뷰 VS 라이브


01 섹드립의 향연
‘일요일 일요일 밤에’ 코너가 1990년 4월 12일로 돌아간다는 설정이었고, 진행자 주병진의 팬이자 신인 개그맨 ‘신동엽’으로 출연하는 설정이었다. 1·2차 연습 때 생각보다 둘 간의 대사 호흡이 맞지 않는 듯한 느낌. 아마도 오랜만에 예능 프로그램에 복귀하는 주병진의 입이 덜 풀렸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프리뷰 공연 시작과 동시에 서로 약점을 잡아 교묘히 파헤치는 신동엽과 주병진. “글래머 L양과도 스캔들이 났는데”라고 주병진이 화두를 던졌고, 이에 신동엽은 “이영자는 아니에요. 근데 형은 노사연이랑 했죠? 둘이 엔조이로 만나는 거 다 알아요”라고 공격하고 주병진도 발끈해서 “그럼 너는 톱모델과 개그우먼과 더블 엔조이냐?”라고 얘기했다. “형은 꽃뱀한테 또 당하지나 마요.” 주병진은 이때부터 비방용 육두문자를 날렸고 신동엽도 끊임없이 깐족대며 관객들에게 웃음을 줬다. 한편, 라이브에서는 대사의 합이 맞지 않아 힘이 빠졌고, ‘더블 엔조이냐’는 신동엽의 대사와 맞물려 잘 들리지 않았다. 주병진도 초조했는지 자꾸 말을 더듬기만 했다. 스튜디오에서의 첫 라이브라서 그런지 전체적으로 덜 재미있었다. 결과는 프리뷰 승!

02 뺨을 때릴 거면 디테일하게
‘배워봅시다’ 코너는 유세윤이 연습을 주도했다. 박재범이나 ‘BTOB’의 서은광 모두 가수이기 때문에 디테일하게 체크하고 있었다. 연습 공연 때 모습은 ‘이번 코너는 약간 밋밋하다’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회의 때마다 신동엽과 유세윤, 유성모 PD가 돌아가며 의견을 내자 코너가 살기 시작했다. 드디어 프리뷰 시작. 주병진이 조연출 역인 정상훈을 불러 “아, 이런 XX는 뭐야? 깡패야? 바지는 또 왜 저렇게 내려 입었어?”라고 하자 정상훈은 “자자, 예의 갖추고 들어오겠습니다”라고 하며 ‘뿜 엔터테인먼트’를 패러디. 박재범은 훨씬 더 자연스러운 톤으로 노사연 디스를 했는데 “네 몸매는 뚱뚱!”이라고 얘기하자마자 노사연이 맛깔스럽게 뺨을 때렸다. 라이브에서 조연출 역의 대사는 없다시피 했고, 유세윤과 박재범은 무리 없이 역할을 소화했지만 똑같이 “네 몸매는 뚱뚱!”이라고 했을 때 노사연이 한 템포 쉬고 때리는 바람에 어설펐다. 결국 프리뷰 승!

03 입안으로 VS 콧속으로
‘보디가드’ 코너에 출연한 주병진과 유세윤이 노사연 앞으로 들어온 음식에 독이 들어 있는 게 아닌지 의심하는 장면. 안 CP는 “보디가드 선후배가 함께 초밥을 먹는 장면이 지루해. 너무 맛있어서 혼자 다 먹고 후배는 못 먹게 하는 식이 낫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유세윤은 “초밥을 콧구멍이 닿을 만큼 가까이 댔다가 혀로 맛보기도 했다가 서로 먹여주는 것은 어떨까요?”라고 의견을 냈고 결국 OK 사인을 받았다. 프리뷰 때 주병진과 유세윤은 마음껏 혀와 콧구멍으로 초밥을 음미한 다음 서로에게 먹여줬고 다 먹지 못한 초밥을 노사연에게 전달. 관객들은 익살스러운 유세윤의 표정에 빵빵 터졌고 주병진이 노사연에게 한 “몸매를 유지하셔야죠”란 멘트에 웃음을 참지 못했다. 본방송에는 음료수를 몇 모금 마시고 나서 음식을 노사연에게 전달하는 장면으로 상황 끝. 결과는 훨씬 디테일했던 프리뷰 승!

04 방송용 VS 비방용
여자 리포터가 노사연을 인터뷰하려고 하는데 보디가드들이 오해해 몸수색을 하는 장면. 최고의 섹시녀 서유리가 등장하자 관객들이 들썩들썩. 프리뷰라서 그런지 유세윤도 “손들어!”라고 외친 후 마음껏 질척(?)거리고 서유리는 아무것도 모르겠다는 표정을 지으며 너스레를 떨었다. 이어서 공연한 라이브에서 “한밤의 TV 연예가중계입니다” 하고 여성 크루가 등장하자마자 객석에서 탄식이 흘러나왔다. 리포터 역할이 서유리가 아닌 나르샤로 바뀌었던 것. 나르샤도 ‘성인돌’로서 다수의 남성 팬을 보유하고 있으나 남다른 볼륨감의 서유리를 보지 못한다는 사실에 관객들은 아쉬움을 성토했다. 몸수색 장면도 닿을락 말락 적절하게 수위를 조절한 모습이어서, 결과는 볼 것도 없이 프리뷰 승!

총평
결과는 4:0으로 프리뷰의 승으로 끝이 났다. 프리뷰는 방송이 되지 않는다는 점 때문인지 배우들이 마치 소극장에서 공연하는 것처럼 편하게 대사를 하고 액션을 취하는 모습이었다. 라이브 방송은 12시간의 연습 끝에 군더더기를 덜어낸 웰 메이드 작품이었다면 프리뷰 공연은 현장감과 생동감을 느낄 수 있는 날것 그대로의 어메이징한 작품이었다.

슈퍼맨으로 분장한 김민교. 언제 어느 때에나 익살스러운 표정이 준비된 ‘뼈’그맨이다.

CREDIT INFO
취재
이충섭
사진
오혜숙
2014년 06월호
2014년 06월호
취재
이충섭
사진
오혜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