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차 공판 하던 날
지난 4월 7일. 수원지방법원 안산지원에서 성현아의 3차 공판이 비공개로 진행됐다. 2차 공판 당시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던 검찰 측 증인 A씨의 출석 여부에 관심이 집중됐다. 앞서 진행됐던 1차 공판 당시 검찰 측은 이번 사건에 연루된 인물 중 2명을 증인으로 채택했다. 성매수 혐의를 받고 있는 A씨와 브로커 혐의의 B씨다. 그러나 2차 공판 당시 성매수 혐의의 A씨는 출석하지 않았다.
재판 시작 5분 전 성현아가 모습을 드러냈다. 뿔테 안경에 정장을 차려입은 성현아는 수척해진 모습이었다. 2차 공판 때 나타나지 않았던 증인 A씨도 출석했다. 증인 심문에서 A씨는 성현아에게 불리한 증언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창틈으로 보이는 성현아는 증인 심문 도중 손수건으로 눈물을 훔치곤 했다.
법정 밖에서 B씨와 마주할 수 있었다. 인터뷰를 요청했지만 그는 부담스럽다며 끝내 거절했다. 대신 B씨와 동행한 측근과 이야기를 할 수 있었다. 그의 말에 따르면 언론을 통해 스타일리스트로 알려진 B씨는 사실 엔터테인먼트 사업과 함께 명품 의류를 취급하는 일반인으로 성현아와는 절친한 사이다. 그는 성현아와 성매매 혐의를 받는 A씨를 비롯한 또 다른 지인들과 함께 식사를 하는 등 자주 어울렸다고 했다. 그렇게 함께 어울리다 보니 자연스럽게 성현아와 A씨가 가까워졌고, 그 뒤로 둘의 관계에 대해 관여하는 일은 없었다고 했다.
B씨 측은 “성현아는 무죄이기에 약식기소가 아닌 정식 재판을 선택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검찰이 찔러보기 식으로 여러 연예인에게 ‘성매매 떡밥’을 던졌고 다른 연예인들은 언론에 이름이 오르내리는 것을 꺼려 약식기소를 받아들였지만 성현아는 대응했을 뿐”이라며 “성현아라는 이름이 공개되면서 마치 진짜로 성매매를 한 것처럼 보도되고 이미 성매매를 한 사람이 돼버렸다”며 억울함을 표출했다. 특히 성현아는 지난 2012년 출산한 아들이 조금씩 말을 알아듣기 시작하면서 엄마가 불미스러운 사건에 연루되었다는 사실을 나중에라도 알게 될지 모른다는 불안감에 강경한 입장을 내세우게 됐다고 했다.
긴 공판 시간이 흐르고 짧은 휴식 시간에 성현아가 화장실에 가기 위해 나왔다. 지친 모습이었고, 취재진의 질문에 묵묵부답이었다. 다시 열린 재판에서 큰 소리가 날 정도로 검찰과 성현아 측의 의견이 팽팽하게 대립됐다. 재판은 저녁 9시 10분경 마무리됐다. 그녀는 묵묵부답한 채 서둘러 자동차를 타고 법원을 빠져나갔다.
성현아의 남편은 어디에?
‘연예인 성매매’. 그 자체만으로도 충격적이다. 검찰은 성현아가 성매수자와 2010년 3월과 5월, 두 달 동안 세 차례의 성관계를 가졌다는 내용으로 기소했다. 그게 사실이라면 성현아가 이혼 후 재혼까지 걸렸던 3개월의 시간 안에 성매매를 했다는 말이 된다. 이에 성현아의 지인 B씨 측은 “검찰 측이 억지 주장을 펼치고 있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이 모든 상황이 충격으로 다가왔을 성현아의 남편은 지금 어디서 무엇을 할까. B씨 측근은 성현아의 남편이 엔터테인먼트 사업가라고 했다. 수완이 좋아 사업을 키워갔지만 위기를 맞게 되고 사업이 기울어 결국 파산 직전에 이르렀다고 했다. 그는 “1년 반 전부터는 성현아와 별거에 들어갔고 현재는 연락이 끊긴 상태로 외국과 국내를 전전한다는 소문만 무성하다”며 “별거 당시 아이를 출산한 지 얼마 되지 않았던 성현아는 힘든 시간을 보냈다”고 말했다. 이번 사건이 불거진 뒤 우울증과 대인기피증이 생겨 외출을 자제하고 있다는 것. 또한 경제적으로 힘든 상황이기에 이번 재판에서 변호사를 선임하기 위해 명품 가방이며 시계, 예물 등을 처분했다고 전했다. B씨의 측근은 “성현아는 누구보다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 심신이 지친 상태라 걱정스럽다. 아들을 삶의 이유로 삼아 살고 있다”고 전했다.
수소문 끝에 만난 시부모
수소문 끝에 성현아의 시부모를 만날 수 있었다. 시부모는 경기도의 전원주택에 거주 중이었다. 성현아의 성접대 의혹으로 들썩이는 세간과 달리 이곳은 평화롭고 한적한 곳이었다. 마을 주민들은 성현아의 시부모를 ‘서울에서 온 최 사장님 댁’이라고 불렀다. 마을 깊숙이 언덕 위에 위치한 성현아 시부모의 집은 크진 않지만 깔끔하게 꾸민 정원이 인상적이었다. 정원에서 마주친 성현아의 시어머니에게 조심스럽게 며느리에 대한 말을 건넸다.
성현아가 성매매 혐의로 재판에 회부됐다. 이에 대해 알고 있었나?
아들네와 왕래가 없어 사정을 몰랐다가 TV 보고 알았다.
아들 내외는 어떻게 지내나?
모른다. 연락이 안 된다. 우리도 답답하니까 아예 알아보려고 생각하지도 않고 지낸다.
아들 내외에게서 연락은 없었나?
연락이 오질 않는다. 연락이 끊긴 지 몇 년 됐다.
먼저 연락할 수 없는 상황인가?
우린 전화번호도 모른다. 그쪽에서만 번호를 알고 있어 마냥 기다리고만 있다.
여기로 찾아온 적도 없나?
이곳으로 이사 온 지 얼마 안 돼 아들 내외가 찾아왔었다. 이후로는 찾아온 적이 없다.
명절 때도 연락이 없었나?
없었다. 지난번에는 남편이랑 단둘이서 제사상을 차렸다.
속이 많이 상하겠다.
말해서 무엇 하겠나. 한국에 와 있는지, 어디에 있는지도 모르니 많이 답답하다.
성현아 측에서 이번 사건에 대해 억울해하더라. 우울증까지 겪고 있다고 들었다.
그러게 말이다. 어떻게 그런 일이 일어난 건지…. 서로 연락이라도 하고 있었다면 위로라도 해줄 텐데 전화번호를 모르니 어찌할 방도가 없다. 답답하다. 우리 남편은 차라리 없는 자식처럼 생각하자고까지 했다.
아들 내외가 별거 중이라고 하던데.
그렇다. 두 사람도 서로의 행방을 모른다. 그애가 제일 큰애인데 동생들에게조차 연락이 없다.
며느리에게 이런 일이 생겨 무척 당황했을 것 같다.
대체 왜 그런 소문이 났는지 모르겠다. 우리 애(성현아)는 똑 부러지는 성격이다. 나는 며느리를 믿는다. 대쪽 같은 성격이다.
처음 며느리로 왔을 때 어땠나?
TV에서 보는 곰살궂은 며느리는 아니었지만 며느리(성현아)가 경우도 있고 야무졌다. 똑 부러져서 대하기 어려운 며느리였다. 자기 선에서 모든 일을 마무리하고 일 처리도 늘 깔끔하다.
부군께서는 며느리의 이번 사건에 대해 뭐라고 하던가?
말도 안 되는 것 가지고 난리라며 화를 많이 냈다. 성격이 불같아 크게 노하셨다. 나도 스트레스성 위염이 있어 밥을 잘 먹지 못하다가 이곳에 이사 온 뒤로 식사를 할 수 있었는데 사건이 터진 1월부터 병이 다시 도져 병원 신세를 졌다. 요즘도 정기적으로 병원엘 다니고 있다.
지금은 건강이 괜찮은지?
많이 안 좋다. 위염이 다시 생겨 도통 먹지를 못하고 항상 배에 따뜻한 것을 대고 있다. 밤에 자다가도 깜짝 놀라며 몇 번씩 깨곤 한다. 이제 더 이상 스트레스 받고 싶지 않다. 무소식이 희소식이라 생각하고 기다리는 수밖에 없는 것 같다.
인터뷰 내내 시어머니의 한숨은 이어졌다. 인생은 새옹지마. 시어머니의 한숨이 웃음으로 바뀌길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