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인영이 진행하는 SBSE! <서인영의 스타 뷰티쇼>(이하 <뷰티쇼>)가 시즌 3째 질주 중이다. 미란다 커, 바바라 팔빈 등 세계적인 톱 모델뿐만 아니라 톱스타 고소영, 김남주 등이 출연해 화제가 된 뷰티 엔터테인먼트 프로그램이다. 무엇보다 안방마님이자 트렌드 아이콘인 서인영의 저력이 컸다. 녹화 1시간 전 서인영을 만났다. 대본 리딩을 하는 서인영의 눈빛은 프로페셔널했고, 옷매무새를 다듬는 모습은 완벽주의자였다. 인터뷰 중 그녀가 가장 많이 쓴 단어는 ‘진짜’ 그리고 ‘핫’. 진짜 핫한 서인영과의 스타일 토크는 묘하게 흥미진진했다.
<뷰티쇼>가 시즌 3를 맞았어요, 서인영이 1년 동안 한 가지 일을 한 셈이죠.(웃음)
아시다시피 저는 패션을 사랑해요.(웃음) 그리고 대중들에게 스타일로 지지를 받는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섭외 들어왔을 때 어느 정도 자신이 있었고 프로그램을 하면서 더 예뻐질 수 있겠다는 생각도 했죠. 실제로 제가 모르는 ‘신세계’가 있더라고요. 패션과 뷰티의 세계는 멀고도 험난해요.
뷰티 프로그램 홍수 시대인데, 서인영이 진행하는 <뷰티쇼>는 뭔가 달라야 하지 않을까요?
저를 믿고 프로그램을 시청하는 여성들에게 ‘나만의 워너비 아이템’을 소개해주고 싶었어요. 친구한테 수다 떨듯 시시콜콜한 것 전부. 저는 여자로서 가꾸는 것에 대해 늘 강조해왔어요. 그래서인지 제가 쓰는 화장품이나 옷 브랜드, 액세서리 하나까지 물어보시는 여성들도 많지요. 당돌하게 들릴지 모르겠지만 ‘나, 서인영이 하니까 달라’ 하는 생각을 했어요. 재수 없게 들리죠?(웃음) 저는 지금까지 나를 가꾸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했고 앞으로도 노력할 거예요. 그 의미예요.
애초에는 MC라는 분야가 서인영과 맞지 않는다고 생각했어요. 해보니 어떤가요?
맞아요, 무대에서는 늘 내가 주인공이었으니까요. MC는 모두를 아우르고 이끌어가야 하는 리더잖아요. 그것 때문에 걱정도 스트레스도 우려도 컸어요. 한데 긴장하는 게스트들을 보면 정말로 보듬어주고 싶고 잘해주고 싶더라고요. MC를 하면서 사람에 대한 이해, 삶에 대한 시야가 넓어진 것 같아요.
예뻐졌어요. 뭐랄까, 센 언니가 아니라 참한 양가집 규수 같은 느낌?
인상이 부드러워졌죠? 한 살 한 살 먹는 나이 때문인 것 같기도 하고 그만큼 성장해가는 내면 때문인 것 같기도 해요. <뷰티쇼>를 하면서 자연스러운 것이 예쁘다는 것을 깨닫고 스타일링에 변화를 주었어요. 예전의 저는 인위적인 것을 좋아했어요. 예를 들어 아이라인에 민감한 여자였죠. 꼼꼼하게 깨알같이 메워야 직성이 풀렸어요. 스스로 화장하지 않은 내 얼굴을 좋아하지 않았어요. 나를 숨기고 벽을 세웠죠. 그래서 메이크업하는 시간도 엄청 오래 걸렸고, 메이크업 실장님도 아이라인 한 통 다 쓰는 여자라고 놀릴 정도로 유별났어요. 지금은 라이너로 그리기보다는 섀도로 자연스럽게 그리는 정도예요.
빈말 잘 못하는데, 실물이 훨씬 예뻐요.
진짜요? 아, 감사해요. (소녀처럼 수줍은 표정을 지었다.)
수줍어하는 모습이 인상적인데요.
제겐 다양한 모습이 있답니다. 팜므파탈! 하하.
머리색이 잘 어울려요.
제 스타일은 대부분 음악적인 것에 포인트를 맞춰요. 주변 분들의 반응이 좋아 오랫동안 이 컬러를 유지하고 있어요.
평소에는 어떤 스타일을 선호하나요?
오늘은 퍼를 입고 왔던데. 무대에서는 섹시함을 강조하죠. 섹시는 여자의 특권이니까요. 평소에는 시크한 스타일을 선호해요. 하지만 시크한 것만 고집하지 않고 기분, 날씨, 상황에 따라 여러 스타일을 과감하게 시도하는 편이에요. 섹시, 펑키, 시크, 큐티, 럭셔리…, 저는 다 좋아해요. 때로는 이것저것 믹스매치하기도 하죠. 저는 옷을 입는 게 재미있어요. 그래서 고정관념 없이 과감하게 시도하는 편인데 그런 절 보고 많은 디자이너들과 스타일리스트들이 ‘영감을 주는 사람’이라고 해요. 뮤즈 같은 존재.(웃음)
여자로 태어나서 무척 행복하다는 그 표정, 인상적인데요?
여자는 자신을 가꿔야 한다고 생각해요. 비싼 옷을 입으라는 의미가 아니라 자신의 컬러를 가지고 정성껏 가꾸라는 거예요. 자신을 사랑해야 해요. 그래야 이성에게도 사랑받을 수 있고 소중한 존재가 되는 거예요. 저는 어릴 때부터 옷을 좋아했어요. 리허설 갈 때 옷차림, 촬영할 때 옷차림, 친구들 만날 때 옷차림, 파티 갈 때 옷차림이 다 다르고, 콘셉트를 연구하는 게 즐거워요. 집에서 전신거울 보면서 이옷 저옷 열심히 입어봐요. 여자들은 다들 그렇잖아요. 그런 게 저는 즐거워요. 그래서 다음 생애에도 여자로 태어나고 싶어요. 옷을 입고 나를 가꾸는 게 너무 재미있으니까요. 물론 다이어트는 힘들지만 그것조차 운명으로 여겨요.
그러고 보니 체중이 많이 준 것 같아요.
활동을 쉬지 않고 하니까 살이 빠져요. 원래 47kg 정도 유지했는데 현재는 40kg이에요. 저도 여느 여성들과 다르지 않아요. 먹는 걸 엄청 좋아해요. 밥과 피자는 별개라고 생각하는 스타일이죠. 활동을 쉴 때는 집에서 미드 보면서 기름진 음식, 밀가루 음식을 먹는 게 낙인 여자예요. 대신 활동을 앞두고는 미친 듯이 운동을 해요. 여자들은 삐쩍 마른 것에 대한 로망이 있잖아요. 저는 목표를 정하면 죽기 살기로 하는 스타일이에요. 애초에 저는 걷는 것도 싫어하는 아이였어요. 하이힐을 신고 몇 발자국 안 걷는 삶을 살았죠. 그런데 운동을 시작한 후 탄력이 생긴 몸을 보니 의지가 불끈 솟더라고요. 자기만족이겠죠. 지금은 바빠서 운동을 못하는데 여유가 생기면 근육을 늘릴 계획이에요.
서인영에게 스타일이란?
간단해요. 구두는 내 발, 스타일은 내 피부. 스타일은 늘 저와 함께해요.
오늘 스타일은 마음에 드나요?
깔끔한 스타일로 입어봤어요. 저는 잘 질리기 때문에 스타일을 자주 바꿔요. 일을 쉬는 동안에도 헤어스타일을 엄청 바꿔서 쉴 때 오히려 더 바빠요. 못 본 미드도 봐야 하고 미용실도 열심히 다니고 맛 있는 것도 엄청 먹죠.(웃음)
요즘 사랑하는 패션 아이템은 뭐예요?
포기 못 하는 몇 가지가 있지요.(웃음) 전 스트리트 패션을 사랑해요. 펑키한 느낌을 좋아해요. 요즘엔 사이하이 부츠와 퍼가 예뻐 보여요. 오늘 제 출근 패션 아이템은 호피 퍼예요. 진짜 모피가 아닌 페이크요. 럭셔리와 스트리트를 매치해서 펑키하게 입었어요. 자연스러워서 더 스타일리시해 보여요.
<서인영의 스타 뷰티쇼>는 아시아 여성들에게 K-BEAUTY 트렌드를 전파하도록 기획된 글로벌 프로그램답게 다양한 뷰티 전문가와 소비자가 함께 만들어간다. 캄보디아 지상파에 프로그램 포맷이 판매된데 이어 중국, 태국 등 아시아 방송국과도 포맷 판매를 협의 중이다.
게스트도 화려하다. 제이 마뉴엘, 미란다 커, 바바라 팔빈, 헤더 막스, 메이크업 아티스트 웬디 로웰 등 유명 할리우드 배우와 모델 그리고 세계적인 메이크업 아티스트들이 출연했다. 그뿐만이 아니다. 톱스타 고소영, 김남주, 려원, 황정음 등이 출연해 자신들만의 뷰티 노하우를 공개하여 많은 관심을 받았다.
서인영이 추천하는 올겨울 아이템은?
향수 대신 보디크림을 즐겨 써요. 섬세한 것에 집착하죠. 주변 지인들에게 제가 늘 강조하는 말이, 만지고 싶은 보디라인을 가꾸어야 한다는 거예요. 그 맥락에서 자극적인 향보다 은근한 향이 더욱 섹시하면서 고급스럽죠. 음, 세련되면서도 따뜻한 페이크 퍼를 추천할게요.과감하게 시도해보세요. 가죽 재킷과 워커도 빼놓을 수 없어요. 요즘은 과감한 패턴 스타일도 예뻐 보이더라고요. 블랙 의상을 자주 입으니까 패턴 스타킹으로 포인트를 줘요. 좀 더 과감하게 시도하고 싶다면 두 가지 패턴을 동시에 스타일링해보세요. 예전에는 여러 패턴이 들어간 옷차림을 촌스럽다고 생각했는데 요즘엔 오히려 난이도 높은 스타일링 같아요.(웃음) 그러고 보면 패션엔 공식이 없는 것 같아요.
스타일리스트가 힘들겠어요. 스타일이 분명하고 예민하니까.(웃음)
(옆에 있던 스타일리스트에게) 힘들어? 오히려 편하지 않아?(웃음) 이번 뮤직비디오 촬영할 때 입었던 의상이 대부분 제 옷장에 있는 옷이었어요. 평소 입을 수 있는 스타일을 보여드리고 싶었거든요. 어지간한 아이템이 내게 다 있으니까 스타일리스트가 오히려 편하지 않을까요? 아, 물론 힘든 부분도 있겠지요. 난 스타일에 민감한 패션 피플이니까. 하하.
옷이 좋아요, 구두가 좋아요?
둘 다…, 그래도 난 서인영이니까 신발! 전 구두가 참 좋아요. 날렵한 옆라인 보면 설레고 잘빠진 굽을 보면 흥분돼요. 오죽했으면 ‘아가들’ 이라고 표현했겠어요?
그러고 보면 동료 가수보다는 패션 피플들과 친분이 두터운 것 같아요.
한 소속사에 오랫동안 있었고 ‘주얼리’ 멤버들과 끈끈했으니 사람에 대한 그리움이 없었던 것 같아요. 낯을 가리는 성격이기도 하고요. 맞아요, 연예인보다는 패션업계 분들과 오히려 친분이 두터워요. 저에게 먼저 손을 내밀어주세요.(웃음) 유명 스타일리스트 정윤기 오빠도 제 패션에 관심을 보이며 먼저 따뜻하게 말을 걸어주셨어요. 그래서 마음을 터놓는 사이가 됐어요. 패션업계 사람들은 예술적인 감성 때문인지 영혼 자체가 맑고 순수한 분들이 많아요. 그래서 깊게 친해질 수 있어요. 전 가식은 싫거든요.
톱스타 고소영씨와도 친분이 두텁다고 들었어요.
실제로 <뷰티쇼>의 게스트로 출연하기도 했고요.
누군가에게 부탁을 못 하는 성격이에요. 제 이름을 걸고 하는 프로그램이라 언니가 먼저 도와주고 싶다고 했어요. 너무 마음이 곱죠? 어지간해서는 움직이지 않는 언니가 출연해주는 것도 고마운데 녹화 당일 언니의 애장품을 한가득 싸 들고 오셔서 시청자들에게 공개해주었어요. 언니와 친해지게 된 계기는 윤기 오빠 때문이에요. 저는 낯을 많이 가리는 편이라 친한 친구들도 대부분 중고등학교 때 친구거든요. 물론 언니와 저는 모르긴 몰라도 애초엔 서로에 대해 선입견이 조금 있었을 거예요. 실제로 언니가 윤기 오빠에게 “서인영 괜찮아? 걔 좀 까칠하지?” 그랬대요. 저 역시 “소영 언니 무서운 거 아니야?” 그랬지요.(웃음)
소영씨랑 만나면 뭐 해요?
연말파티가 있는 날 처음 만났어요. 한데, 첫날부터 성격이 너무 잘 맞는 거예요. 언니는 가식이 없어요. 말 그대로 솔직담백하고 따뜻한 사람이에요. 자연스럽게 속마음을 터놓게 되고 더욱 친해지게 됐죠. 제가 외모와는 다르게 속이 깊은 면이 있는데, 언니는 그런 제 모습을 보듬어주고 예뻐해주세요. 살가운 성격이 못 돼서 자주 전화를 드리진 못하지만 제 마음속엔 늘 언니가 있답니다.
회사를 오픈했어요. 이름 하여, 서인영 컴퍼니.
신경 쓸 게 너무 많아요. 일일이 제가 다 해야 직성이 풀리는 성격이에요. 회사를 차리기엔 조금 이르지 않느냐고 말하는 분도 있지만 큰 꿈을 가지고 회사를 오픈한 게 아니에요. 그저 좋은 노래를 하고 싶었어요. 내가 하고 싶은 음악, 내 목소리가 들리는 음악을요. 한때는 저도 지금의 아이돌 가수처럼 이슈 메이커였잖아요. 그 시간을 보내면서 성숙해졌어요. 퍼포먼스 만큼이나 목소리를 듣고 싶어 하는 사람이 많다는 것도 알았어요. 회사를 차린 후 아이돌에서 벗어난 느낌이 들어 저는 만족해요. 두고 보세요, 멋진 뮤지션이 될 거예요.
저평가된 가수예요. 노래를 얼마나 잘 부르는데….
아직도 잘 모르는 분들이 많으세요!(웃음) 템포가 느린 노래를 라이브로 부를 때면 앞에 계신 청중들이 놀라는 표정이 보여요. 근데 매년 놀라니까 속상한 부분도 있어요. 저, 노래 좀 하는 여자예요!
맞아요, 인영씨의 발라드는 참 듣기 좋죠.
녹음실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요. 제가 좋아하는 공간이죠. 음악은 끝이 없어요. 하면 할수록 어렵고 욕심이 생겨요. 나 혼자 멋있는 음악이 아닌 공유할 수 있는 음악을 하고 싶어요. 소울, 팝 그리고 핫한 음악, 진지한 음악 다 하고 싶어요. 천천히 해낼 거예요.
남들보다 트렌디해야 한다는 것에 대한 부담감은 없나요?
없어요. 그래서 오히려 주변에서 걱정해요.(웃음) 저는 ‘이슈’를 놓은 지 오래됐어요. <우리 결혼했어요>로 많은 인기를 누릴 때 과감하게 활동을 접은 것도 그런 이유일 거예요. 이슈보다는 진짜 음악을 하고 싶어요. 진짜가 되고 싶어요.
소녀 같은 목소리로 진짜가 되고 싶다고 말하는 그녀. 프로페셔널 엔터테이너 서인영은 우리가 모르는 사이에도 진화 중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