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을 중시하는 뉴요커들은 끊임없이 자전거를 애용해왔다. 그 여론에 힘입어 도시 곳곳에 자전거 전용 도로가 설치되고 있는 상황이다. 그 적절한 타이밍에 시티바이크 프로그램이 시작된 것이다.
성큼 다가온 여름과 함께 뉴욕이 코발트블루 색으로 물들기 시작했다. 그 이유는 미국의 현충일 격인 ‘메모리얼 데이’를 기점으로 뉴욕 시 전역에서 ‘시티바이크(Citibike) 프로그램’이 시작되었기 때문이다. 뉴욕 시 각 지역에 자전거 역을 설치하고 역에서 역으로 자전거로 이동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시티은행에서 지원하는 이 프로그램은 시티은행의 로고 컬러인 청명한 코발트블루 색 자전거로 운영된다. 그래서 도시 곳곳이 코발트블루빛으로 물들어 있다. 이는 공공장소 금연 정책, 탄산음료와의 전쟁 등 혁신적인 정책으로 화제가 되고 있는 블룸버그 시장의 ‘상큼한’ 정책 중 하나다.
현재 맨해튼 다운타운과 브루클린 일대에 3백30곳의 자전거 대여소가 설치되었고, 총 6천 대의 자전거가 마련되어 있다. 앞으로도 자전거 역은 6백여 곳으로 확산될 것이며 자전거도 1만 대까지 늘릴 예정이다. 이 프로그램으로 뉴요커들은 자전거로 교통수단을 대체할 수 있게 됐다.
아담한 크기의 맨해튼은 자전거로 이동하기에 충분한 곳이다. 이 작은 섬에서 택시로 이동하는 것은 시간과 에너지를 생각할 때 매우 비효율적이다. 실제로 맨해튼 중심 지역은 늘 교통 체증을 보이고 있다. 달리는 택시보다 정차해 있는 택시가 더 많으니 말이다. 그래서 지하철을 이용하는 뉴요커가 많지만 환경을 중시하는 뉴요커들은 끊임없이 자전거를 애용해왔고, 그 여론에 힘입어 도시 곳곳에 자전거 전용 도로가 설치되고 있는 상황이다. 그 적절한 타이밍에 시티바이크 프로그램이 시작된 것이다.
시티바이크는 뉴요커들뿐 아니라 뉴욕 곳곳을 자전거로 구경하고 싶어 하는 관광객을 위해서도 아주 상큼한 대안 교통수단이다. 출발 지점의 대여소에서 자전거를 픽업하여 도착 지점에 주차해놓으면 된다. 하루 이용료는 9.95달러(1만1천원), 일주일 이용료는 25달러(2만8천원)로 빌린 자전거를 반납한 뒤 다시 빌리면 추가 비용이 부과되지 않는다. 한 번 자전거를 대여했을 때 사용할 수 있는 시간은 30분, 1년 회원권(10만1천원)을 끊으면 45분이다.
뉴욕과 같은 코즈모폴리턴 지역을 자전거로 달리는 기분은 아주 색다르다. 어지러울 정도로 휙휙 변하는 다양한 맨해튼의 빌딩숲 풍경 속을 달리다 보면 또 다른 뉴욕을 만나게 되며 말로만 듣던 뉴욕의 낭만이 슬그머니 들어온다.
글쓴이 안수연씨는…
광고 카피라이터로 사회생활을 시작해 다양한 회사의 광고 문구를 만들며 10년을 보냈다. 프리랜스 카피라이터 생활 중 도쿄공예대학에서 사진을 공부하고 <케이타이 도쿄>라는 사진 에세이를 출간하며 제2의 인생을 시작. 2008년부터 뉴욕에서 생활하며 다양한 매체에 뉴욕 소식을 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