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는 물론 작품까지 한곳에서 구입할 수 있는 아티스트의 가게
1_내용물이 보이는 시원한 느낌의 텀블러. 영하 20~80℃까지 견디며 일정 시간 온도가 유지된다. 500ml 9천8백원. 2_기기에 꼭 들어맞아 그립감이 좋은 아이폰5 하드 케이스. 1만원. 3_카드를 한 번 펼치면 소녀가 나오는 팝업 카드. 한 번 더 펼치면 글을 쓸 수 있는 넉넉한 공간이 나온다. 1천5백원.
1 디자인 문구도 파는
일러스트레이터 홍수영의 cafe123
오금동의 조용한 주택가 골목에 자리 잡은 ‘cafe123’. 외지 사람들보다 동네 사람들이 사랑방처럼 드나드는 이곳의 주인은 일러스트 ‘오케이티나’로 유명한 일러스트레이터 홍수영씨다. 프리랜서로 집에서 작업하던 그녀는 작업실이 필요했고, 비즈니스 미팅도 캐주얼하게 커피 한잔 대접할 수 있는 자신의 공간에서 하면 좋겠다는 바람으로 집 앞에 카페를 열었다고. 자신이 작업한 그림과 소장하고 있는 아기자기한 용품으로 공간을 꾸민 그녀는 자연스레 오케이티나가 그려진 디자인 소품도 판매하게 되었다. 여기서 얻는 수입은 유기견과 어린이를 돕는 단체로 보내고 있단다. 8년 넘게 일러스트 작업만 한 그녀, 음료와 디저트를 직접 만들어 판매하기 위해 초반에는 바리스타 친구와 엄마에게 요리를 배우며 카페를 꾸려나갔다. 카페를 직접 운영해보니 생각보다 손이 많이 가는지라 작업에 집중할 시간을 뺏기기 때문에 균형을 맞추기 위해 정오부터 오후 6시까지 6시간만 운영하기로 했다. 작품을 구상할 때 가족, 친구, 지인들의 이야기를 토대로 풀어내는 그녀는 카페를 운영하면서 이야깃거리가 더욱 풍부해졌단다. 생각지도 못한 초등학생 손님, 아기와 함께 오는 엄마들과 대화도 많이 나누며 새로운 이야기를 접하므로 혼자 작업할 때는 알 수 없었던 소통의 재미도 느끼고 영감도 얻는 것. 머지않아 그녀의 작품 속에서 cafe123의 단골손님들의 모습을 볼 수 있지 않을까 기대된다.
주소_서울시 송파구 오금동 33, 1층 영업시간_정오~오후 6시(일요일 오후 8시까지, 토요일 휴무)
메뉴_오레오 스무디·허니레몬티·아메리카노 등 음료 3천~4천원대, 팬케이크·허니브레드 각 4천5백원 문의_070-4187-1230
색동저고리의 고운 색감과 군더더기 없는 심플한 디자인의 복가방. 5만8천원.
2 가방도 파는
패브릭 디자이너 김주의 tu joues
일반 주택을 개조하여 만든 공간에 카페, 쇼룸, 그리고 작업실까지 알차게 꾸민 ‘Tu joues’. 패브릭 디자이너 김주씨가 직접 꾸미고 운영하는 곳으로, 들어서자마자 빛깔 고운 한복 원단으로 제작한 가방과 몇 개의 소소한 테이블이 한눈에 들어온다. 처음에는 작업실과 쇼룸으로만 채울 생각이었으나 예상보다 여유 공간이 많아 카페도 함께 운영하게 되었다는 그. 과거 디저트 관련 업계에 근무하며 음료와 디저트를 만드는 것을 배운 적이 있어 카페를 동시에 운영하는 것이 크게 어렵지는 않다고. 한때는 메뉴를 폭넓게 준비한 적도 있었지만 요즘은 작업에 집중하기 위해 음료는 아메리카노 한 가지, 여름철에는 와인슬러시로 정리했단다. 가방을 제작한 한복 원단과 인연을 맺게 된 것은 리사이클링을 주제로 한 프로젝트 덕분이었다. 프로젝트를 준비하기 위해 버려지는 패브릭에 대해 되새겨본 그. 한두 번 입고 버려지기 쉬운 한복이 떠올랐다. 대신 의류로는 아직 부담스러운 경향이 있어 가방과 소품으로 재활용하기로 결정하고 제작한 것이 지금까지 이어졌다. 일본인 손님은 한국적인 느낌을 흠뻑 느낄 수 있는 큰 가방 종류를 선호하는 반면 아직 한복의 화려함을 부담스러워하는 한국인은 작은 복주머니, 컵받침 등에 주로 관심을 표한다고. 일반 쇼룸이었다면 그냥 지나쳤을 손님도 커피를 한 잔 마시기 위해 들러 작품을 한 번이라도 접할 기회를 갖는 것이 아티스트 카페의 장점이 아닐까 싶다.
주소_서울시 마포구 서교동 336-19 영업시간_오후 12시30분~8시30분(일요일 휴무) 메뉴_아메리카노 3천원 문의_02-3143-3142
3 쇼룸도 마련되어 있는
가구 디자이너 정준석의 REAL BON
가구 디자이너로 10년 넘게 작업해온 정준석씨. 2년 전, 몇 세대 지나도록 물려줘도 끄떡없고 사용할수록 진가가 발휘되는 좋은 가구에 대한 성찰을 하다가 답을 찾은 것이 바로 자작나무 가구. 자작나무는 두툼하고 견고하며 은은한 향이 뿜어져 나와, 오래 두고 쓸수록 빛이 나는 가구의 원재료로 안성맞춤이었다. 애지중지, 시행착오를 겪고 세상에 나온 가구를 많은 사람이 부담 없이 구경하고 만져보도록 하고 싶었던 그. 결국 쇼룸이 아닌 가구 카페를 택했다. 손님들이 가구를 가까이에서 직접 써보고 느끼라고 모든 커피 테이블과 의자를 실제 구입 가능한 제품으로 배치한 것. 가구 못지않게 카페에서 판매하는 음료와 음식도 그의 정성이 흠뻑 묻어난다. 매일 아침 직접 구입해 온 싱싱한 재료로 음식을 만들고 음료의 재료도 집에서 직접 재어 만든 것이 대부분. 그는 ‘REAL BON’을 운영하면서 가구 디자이너로서 인생의 2막을 연 기분이란다. 실제로 가구를 사용해본 손님이 들러 자연스레 그의 가구의 장단점을 이야기해주니 좋은 가구를 만드는 데 더없이 훌륭한 교과서가 된다고. 열린 시각을 가지고 손님의 이야기를 유연하게 받아들이는 그의 다음 작품이 궁금해진다.
주소_경기도 고양시 일산동구 풍동 1235, 1층 영업시간_오전 10시~오후 10시(셋째 주 월요일 휴무) 메뉴_아메리카노·레몬티 등 음료 4천~5천원대, 생크림 토스트 5천원, 브레드 파스타 브런치 1만3천원 문의_031-908-6179
오픈된 공간과 막힌 공간이 함께 마련되어 수납이 용이하며, 하중을 받쳐주는 튼튼한 다리가 돋보이는 TV장. 80만원.
자신의 재능을 살려 직접 꾸민
둘러보는 재미가 있는 아티스트의 가게
시금치가 풍성하게 올라가 채소도 한가득 먹을 수 있는 플랫 브레드.
1 부부 공동 프로젝트
건축가 안경두&조명 디자이너 김주영의 테이스팅룸
이태원에서 요즘 떠오르는 맛집을 묻는다면 단연 ‘테이스팅룸’이다. 건축가 안경두와 조명 디자이너 김주영 부부는 뉴욕에서 여러 레스토랑 디자인 작업을 경험하면서 자연스럽게 요리와 와인에 관심을 가지게 되어 본격적으로 학교에서 공부를 시작했다. 본업을 살려 건물 리모델링과 인테리어를 설계했으며 그동안 경험을 바탕으로 새로운 메뉴까지 직접 개발하는 다재다능한 두 아티스트의 레스토랑이다. 테이스팅룸 스타일로 재해석한 이탤리언 요리와 아직 우리에겐 생소한 미국 남부 지방의 크레올을 맛볼 수 있는 미키크레올이 함께 운영되고 있는데 납작한 빵에 시금치, 치즈, 베이컨 등 재료가 풍성하게 올라가 피자처럼 먹는 시금치 플랫 브레드는 빼놓을 수 없는 간판 메뉴다. 테이스팅룸은 조명 디자이너의 레스토랑답게 곳곳에 특색 있는 조명 연출이 눈에 띈다. 조명은 단순히 어둠을 밝히는 것이 아니라 편안하고 즐거운 식사를 위한 전체적인 분위기를 결정짓기 때문에 특별히 신경 쓴 부분이다. 특히 조명 자체가 하나의 대상이 되도록 조명 기구뿐만 아니라 전구의 형태, 필라멘트의 종류까지 꼼꼼하게 신경 써 디자인했다. 감추려고만 했던 조명 선을 오히려 드러내 천장을 새롭게 디자인하거나 선을 늘어뜨려 인테리어 포인트로 살린 부분이 재밌다.
주소_서울시 용산구 한남동 744-29 영업시간_오전 11시 30분~오후 10시(휴식시간 오후 3~5시)
메뉴_시금치 플랫 브레드 1만8천원 문의_02-797-8202
치즈를 둠뿍 얹어 부드럽고 달콤한 치즈고구마.
2 아티스트들의 컬래버레이션
모션그래픽 디자이너 박성환·조규홍의 uff
‘uff’는 모션그래픽 디자이너 박성환·조규홍씨와 설치예술가 변경수 작가의 컬래버레이션을 통해 디자인된 특별한 카페다. 수많은 홍대 앞 카페 중에서도 유독 눈에 띄는 존재감을 나타내고 있는데, 이유는 멀리서도 한눈에 알아볼 수 있는 오렌지색 이미지 컬러와 마당에 서 있는 상징적 작품 때문이다. 약간 그로테스크하지만 어딘가 귀여운 변경수 작가의 조형물은 uff를 대표하는 캐릭터로 카페 앞을 그냥 지나가는 사람들까지도 가던 길을 잠시 멈춰 사진을 찍을 만큼 인기가 좋다. 먼저 카페에 들어서면 한 공간 안에서도 세심한 테이블 배치로 특색 있는 다양한 공간을 발견할 수 있다. 먼저 봄날의 벚꽃을 바라볼 수 있는 창가, 학생들을 위한 회의실, 혼자 있기 좋은 구석 자리, 커플을 위한 2층 다락방 등 디테일하게 공간을 나눠 각 위치의 특성을 최대한 살렸다. 이런 좌석 배치에는 독일어로 힘든 일을 마치고 ‘휴우~’ 하고 내뱉는 감탄사인 uff의 뜻처럼 일상에 지친 손님들이 편히 쉬어 갈 수 있는 휴식처이길 바라는 디자이너의 마음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이미 uff의 명물로 자리 잡은 눈꽃빙수와 한 조각만 먹어도 속이 든든한 치즈고구마는 uff에서의 휴식 시간을 더욱 즐겁게 만들어준다. uff를 상징하는 캐릭터 피규어는 한정판 핸드메이드 제품으로 5가지 색상이 있으며 각각 7만8천원에 판매된다.
주소_서울시 마포구 서교동 397-11 영업시간_정오~새벽 2시 메뉴_아메리카노 5천원, 치즈고구마 5천원, 빙수 1만3천원 문의_02-512-2426
오동통한 팥 위에 인절미 고물이 맛있는 시원한 팥빙수.
3 갤러리 카페
일러스트레이터 홍시야의 flat274
부암동 274번지. 창밖으로 보이는 부암동 주민센터 삼거리와 계절마다 얼굴을 달리하는 인왕산의 모습이 매력적인 이곳에 일러스트레이터 홍시야씨의 ‘flat274’가 있다. 커다란 창문으로 들어오는 나른한 오후 햇살에 긴장이 풀리고 마음이 편안해지는 카페. 이런 flat274에는 단순히 디자이너가 주인인 카페를 넘어 특별한 무언가가 숨어 있다. 그림 작가의 카페답게 별도의 갤러리가 마련돼 커피 향을 느끼며 여유롭게 그림을 감상할 수 있다. 그리고 숍인숍의 형태로 다른 아티스트의 소중한 작품들을 전시·판매하므로 디자인 제품을 구경할 수 있는 것도 또 하나의 즐거움. 또한 홍시야씨의 창작활동이 이루어지는 작업실까지 함께 있는 다양한 콘셉트의 복합 문화예술 공간이다. 카페 벽 한구석에 있는 무심한 낙서처럼 그려진 일러스트와 소박한 가구, 사진, 귀여운 책자와 소품들이 언제나 가슴 따뜻한 그림을 그리는 홍시야씨의 감성과 닮아 있다. 이런 공간에서 그림을 그리는 그녀를 상상해보면 그녀의 작품을 좀 더 잘 이해할 듯. 자신이 좋아하는 공간에 많은 손님이 부담 없이 찾아와 새롭고, 재밌고, 즐거운 카페를 함께 만들어가고 싶다는 홍시아씨의 작은 바람대로 지친 오후의 휴식이나 인왕산 등반 후 고된 땀을 식히기 위해 flat274에서 잠시 쉬어가는 건 어떨까?
주소_서울시 종로구 부암동 274-1, 2층 영업시간_오전 11시~오후 11시(월요일 휴무) 메뉴_솔직한팥빙수 1만원 문의_02-379-2741
1_유리병을 이용한 간단한 플로워 세팅. 2_치즈와 채소가 어우러진 신선한 샐러드
4 꽃이 있는 테이블
플로리스트 정훈희의 더블에프가든
영국과 일본에서 플로리스트로 활동하고 돌아온 개성파 플로리스트 정훈희의 레스토랑. 계단을 따라 2층으로 올라가보면 서울에 이런 곳이 또 있을까 싶을 정도로 꽃으로 가득 찬 정원을 만날 수 있다. 바람 시원한 여름밤 야외 정원에서 좋은 사람들과 함께 식사와 파티를 즐기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야외 테라스다. 정원은 나무와 화분이 어울려 생기 있고 건강한 느낌이라면 레스토랑 내부는 스타일링된 꽃들로 화사하면서 고급스러운 분위기로 꾸며져 있다. 테이블 세팅뿐만 아니라 식기, 테이블 매트까지 레스토랑 구석구석 플로리스트의 손길이 담겨 있는 ‘더블에프가든’에서는 언제나 나만을 위한 특별한 식사 타임을 만들어준다. 예약제로 운영되고 있으며 이벤트나 파티 장소로 이용 가능한데 기억에 남는 파티를 위해 특별한 플라워 스타일링을 원한다면 상담 후 예산에 맞는 맞춤형 세팅을 주문하면 된다. 집에서도 따라 할 수 있는 간단한 플라워 세팅으로 다 사용한 향수병, 음료수병, 빈 유리병을 깨끗이 씻어 꽃병으로 이용하는 방법이 있다. 빈병에 꽃 한 송이를 꽂아 심플하게 표현하거나 작은 유리병을 여러 개 모아놓고 비슷한 톤의 꽃을 어우러지게 꽂으면 화사한 꽃밭 분위기를 만들어낼 수 있다고 정훈희 플로리스트가 살짝 귀띔해주었다. 1층에는 플라워 숍도 함께 운영하고 있으니 멋진 식사 후, 꽃 한 송이를 선물할 줄 아는 센스 있는 라이프스타일을 즐겨보자.
주소_서울시 강남구 청담동 31-17 영업시간_오전 11시~오후 11시(휴식시간 오후 3~5시) 메뉴_디너 코스 8만원대 문의_02-512-24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