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후가 활짝 웃으며 달리기 경주에 참가하고 있다.
지난 5월 1일, 서울 광진구 군자동에 위치한 S초등학교는 학부모들로 북적였다. 이 학교는 지난해 초 차인표·신애라, 유호정·이재룡, 윤도현·이미옥 부부의 자녀들이 대거 입학하면서 유명세를 탔다. 올해는 <아빠! 어디가?>로 인기 스타가 된 윤후까지 이 학교에 입학하면서 ‘연예인 학교’라는 수식어를 얻게 됐다. 무엇보다 기독교 신앙을 바탕으로 하는 인성 교육은 이 학교의 가장 큰 장점이다. 승마, 골프, 리듬체조와 같은 예체능을 중시하는 사립학교로, 리듬체조 스타 손연재 선수가 졸업한 곳이기도 하다. 아이가 좋아하는 것을 스스로 찾을 수 있기를 바라는 학부모들에게 특히 인기가 많다. 운동회가 가을에 열리는 다른 학교와 달리 이 학교는 전통적으로 어린이날 이전인 5월에 운동회를 연다. 오전 9시, 운동회가 시작되기도 전부터 열성적인 학부모들이 운동장 주변에 몰려들어 삼삼오오 돗자리를 펴고 앉았다. 평소 자녀교육에 열을 올리기로 유명한 스타 ‘맘&대디’들도 이날만큼은 일반 학부모와 다름없었다.
윤도현 아내 이미옥은 잠깐의 자유시간 동안 딸과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윤도현 아내 이미옥과 신애라는 운동회 시간 내내 붙어 다녔다.
후는 카메라를 발견하고 왼손으로 브이를 그려 보였다.
윤후의 학부형으로 처음 운동회에 참가한 윤민수·김민지 부부.
환호·탄성… 아이들보다 더 신난 스타부모들
운동회가 시작되고 흥을 돋우는 노랫소리가 운동장을 가득 메웠다. 초등학교 운동회엔 보통 동요를 틀게 마련인데, 이곳은 연예인 자녀가 많이 다니는 학교여서 그런지 인기 있는 가요가 주를 이루었다. 월드스타 싸이의 노래 ‘젠틀맨’, 가왕 조용필의 ‘바운스’ 등 부모 세대부터 아이들까지 모두가 즐길 수 있는 노래들이 흘러 나왔다. 운동장의 학부모들도 흥얼거리며 노래를 따라 하기도 하고, 아이들은 한데 어울려 춤을 추기도 했다.
그중에서도 가장 처음 울려 퍼진 노래는 윤도현의 ‘나비’. 밝고 경쾌한 노랫말로 운동회와도 잘 어울리는 곡이다. 윤도현의 외동딸 윤이정양도 이 학교의 2학년에 재학 중이다. 학부형인 가수 윤도현을 생각한 학교 측의 세심한 배려다. 작년에는 학부모 줄다리기에 적극적으로 참여했던 윤도현은 이날 자리하지 못했다. 대신 그의 아내인 뮤지컬 배우 이미옥씨가 딸을 살뜰히 챙겼다. 윤도현을 쏙 빼닮은 딸 이정양은 신애라의 딸 차예은양과 같은 반이다. 엄마들끼리도 친해 이미옥씨와 신애라는 운동회 시간 내내 붙어 다녔다.
배우 신애라는 청바지에 후드 집업, 캡 모자를 눌러썼지만, 그녀의 외모는 여전히 빛났다. 딸 사랑으로 유명한 연예계 대표 엄마답게 운동회가 시작되기 전부터 운동장이 가장 잘 보이는 위치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이날 신애라는 딸 차예은양을 틈날 때마다 찾아가 헝클어진 머리 모양을 정돈해주기도 하며 애정을 과시했다.
5학년에 재학 중인 이재룡·유호정 부부의 아들 이태연군도 눈에 띄었다. 큰 키에 아빠를 쏙 닮은 외모는 같은 반 여자 친구들의 인기를 한 몸에 받기에 충분했다. 이날 유호정·이재룡 부부도 운동회에 참석했으나, 다른 일정이 있어 신애라와 인사를 나눈 후 일찍 자리를 떴다.
윤후의 아빠로 유명해진 바이브의 윤민수는 아내 김민지씨와 함께 운동장 왼편 조금 한적한 곳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그는 머리를 빨갛게 염색해, 멀리서 봐도 연예인 아빠임을 한눈에 알아볼 수 있었다. 올해 처음 초등학교 학부형이 된 서른넷의 젊은 아빠답게 주변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고 돗자리에 누워 아내와 정답게 이야기를 나눴다.
열혈 아빠 윤민수의 모습이 가장 크게 발휘된 것은 ‘학부형 대표 달리기 경주’ 때. 하얀색 폴로티에 베이지색 면바지를 입은 그가 출발선 앞에 등장했다. ‘탕!’ 하는 소리와 함께 아빠 4명의 달리기 경주가 시작됐고 윤민수는 있는 힘을 다해 달리기 시작했다. 선두 경쟁을 벌이던 그는 코너를 돌다가 그만 중심을 잃고 넘어졌다. 주변에선 탄식이 쏟아졌다. 그는 머쓱한 듯 잠시 주춤하다가 이내 일어나 절뚝이며 마지막으로 결승선까지 걸어 들어왔다. 신곡 발표를 하루 앞둔 상태에서 벌어진 부상이라 아내 김민지씨는 남편을 걱정했다. 윤민수는 다리를 절뚝이며 학교 양호실에서 치료를 받고 돌아왔다. 그의 오른손엔 ‘멋진 아빠 훈장’과도 같은 붕대가 감겨 있었다.
운동회가 시작되자 월드스타 싸이의 노래 ‘젠틀맨’, 가왕 조용필의 ‘바운스’ 등 부모 세대부터 아이들까지 모두가 즐길 수 있는 노래들이 흘러 나왔다. 운동장의 학부모들도 흥얼거리며 노래를 따라 하기도 하고, 아이들은 한데 어울려 춤을 추기도 했다
첫 운동회 참가 윤후, 인기 독차지
여느 남자아이들처럼 장난을 치는 모습은 이미 TV에서도 자주 볼 수 있었던 후의 모습. 옆에 있는 친구뿐 아니라, 뒤에 앉은 친구, 앞에 앉은 친구에게도 다정하게 말을 건넸다.
후는 그야말로 무한 체력이었다. 다른 친구들은 운동회가 끝나갈 무렵 조금 지친 모습이었지만, 후는 전혀 그런 기색이 없었다. 후의 강철 체력이 돋보였던 경기는 바로 ‘줄다리기’. 운동회의 하이라이트인 이 경기가 시작되자 후의 엄마인 김민지씨는 후 곁으로 나와 아들을 응원했다. 호루라기 소리가 들리고 경기가 시작되자 후의 표정이 사뭇 진지해졌다. “영차, 영차!” 구령을 누구보다 크게 외치며 주변 친구들을 독려했다. 어느 순간 후가 “얍!” 소리를 외치며 있는 힘을 다해 줄을 당기자 호각 소리와 함께 경기가 종료됐다. 결과는 후네 팀의 한판승. 승리를 확인한 후는 양손을 불끈 쥐며 기뻐서 깡충깡충 뛰기 시작했다. 경기가 끝나고 옆에서 줄곧 응원해준 엄마 품에 쏙 안기는 모습은 영락없는 여덟 살 아이였다.
연예인 학부모가 참가한 S초등학교의 운동회지만, 일반 학교와 다른 요란한 행사는 아니었다. 연예인 학부모들도 하나같이 일반 학부모들처럼 경기에 참가하고, 다른 학부형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시간을 보냈다. 그들도 이날만큼은 스타가 아닌 누구보다 아이를 사랑하는 열혈 학부형이다.
이날 신애라는 딸 예은양을 틈날 때마다 찾아가 딸의 헝클어진 머리 모양을 정돈해주며 애정을 과시했다.
100m 달리기에 참가한 윤민수가 코너를 돌다 중심을 잃고 넘어지자 여기저기서 탄성이 터져나왔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결승선을 통과, 사람들로부터 박수갈채를 받았다.
아빠와 달리 후는 달리기, 줄다리기 등에서 종횡무진 활약하며 이날 운동회의 최고 히어로가 되었다
달리기를 하다 넘어져 치료를 받고 절뚝이며 자리로 돌아온 ‘최고 아빠’ 윤민수.
줄다리기 경기에서 승리한 후 엄마 품으로 달려간 윤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