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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창·김지연 부부 전격 이혼

연예계 대표 잉꼬부부로 불렸던 이세창·김지연 부부가 이혼 수속을 밟는 것이 본지 취재 결과 확인됐다. 지난 2월 초 이혼조정신청서를 수원지방법원에 제출한 부부는 현재 판결을 기다리는 중이다.

On October 10, 2013

이세창·김지연 부부와의 인연은 4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딸 가윤양까지 모인 가족 인터뷰가 계기가 되었다. 미스코리아 진 출신 엄마와 대한민국 대표 꽃미남 배우인 아빠, 두 사람 사이에 태어난 딸까지 누가 봐도 예쁜 가족이었다. 그 인터뷰 이후 아내 김지연과는 인터뷰와 이런저런 일로 여러 번 만났는데, 언젠가 한 번 그녀는 결혼생활의 어려움을 심각하게 토로한 적이 있다. 그 이후 가끔 잘 지내는지 마음이 쓰였지만 워낙 씩씩한 성격이라 어떤 어려움이든 잘 이겨낼 거라 믿고 있었다. 그리고 2년이 지나지 않아 이세창·김지연 부부가 이혼을 결심했다는 소식이 들렸다.

몇 번의 설득 끝에 어렵게 김지연을 만날 수 있었다. 이혼에 대해 언급하는 것이 얼마나 부담스러운지 서로 잘 알지만, 그렇다고 그녀는 만남을 일부러 회피하지는 않았다. “연예인이기에 이혼이 알려져야 한다면, 차라리 제대로 알리는 게 옳지 않을까요?”라고 조심스레 되묻기도 했다. 그녀라고 오래오래, 행복하게 사는 모습을 왜 보여주고 싶지 않았겠는가. 결혼생활에 최선을 다했지만, 부부가 더 이상 한곳을 바라보지 않는다면 적절한 마무리가 필요하다고 그녀는 말했다.

결혼 10주년 두 달 앞두고 법정에 서다

결혼 10주년을 두 달 앞두고 이세창·김지연 부부는 수원지방법원에 이혼조정신청서를 제출하고 현재 판결을 기다리고 있다. 미스코리아 진과 대한민국 대표 꽃미남 배우의 만남으로 화제가 된 결혼은 이로써 마침표를 찍게 된 것이다. 연예인 부부로 행복하게 살아가는 모습을 팬들에게 보여주고 싶었지만, 결혼이라는 여정은 생각만큼 쉬운 길이 아니었다고 한다.
“이혼이라는 게 참 힘드네요”라고 그녀가 말문을 열었다. 이혼이라는 법적 절차는 서류에 도장만 찍으면 되지만, 부부가 이를 결심하기까지는 고통스러운 과정을 거쳐야 한다. 스물여섯 어린 나이에 결혼해 올해 결혼 10년차.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딸 가윤이는 9살이 되었다. 지난 시간은 행복과 아픔의 반복이었지만 후회는 없다.
“사람들은 보통 도박, 폭행, 외도 등 큰 사건이 있어야 이혼을 결심한다고 하잖아요. 그런데 저희는 그런 건 아니에요. 오랫 동안 함께 살며 서로를 알게 되면서 더 이상 결혼생활을 공유하면서 행복한 것보다 공유하지 못함으로써 불행할 일이 많다는 걸 깨달은 거죠. 부부의 인연보다는 정말 좋은 친구로 지내는 게 훨씬 행복할 것 같아요. 그렇다고 지난 10년간의 결혼 생활을 부정하는 건 아니에요. 결혼도 그 당시 저의 선택이었으니 후회는 없어요.”

2003년에 부부가 된 이세창·김지연 부부는 여러 방송에 함께 출연하며 활발히 활동하기도 했다. 부부 토크쇼에 출연해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고 눈물을 보였을 정도로 부부관계를 개선하기 위해 애썼다.

2002년 여름, 드라마 에 함께 출연하면서 이세창·김지연은 연인 사이로 발전했다. 1997년 미스코리아 진으로 연예계에 첫발을 디딘 김지연은 당시만 해도 신인이었고, 8살 많은 이세창은 하늘 같은 선배였다. 촬영장에서 스태프 등 주변 사람들을 잘 챙겨주던 이세창의 다정다감한 모습에 마음이 끌렸고, 그의 교제 제안에 흔쾌히 응했다. 이렇게 따뜻한 남자라면 함께 행복할 것 같았다. 게다가 친정아버지가 간암으로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난 후 그녀는 하루라도 빨리 가정을 꾸려서 안정적인 삶으로 정착하고 싶었다.

“당시만 해도 연예인의 공개 연애가 일반적이지 않았거든요. 몇 달 동안 비밀 연애를 하다가, 이듬해 4월 속전속결로 결혼했어요. 사귄 지 6개월도 안 돼서 결혼한 거예요. 저나 남편이나 공개 연애에 실패한 경험이 있어 이번에 사귀면 무조건 결혼해야 한다는 생각이 있었나 봐요. 당시 미스코리아는 재벌가에 시집가는 경우가 많았는데 저는 그런 결혼이 싫었어요. 남편 하나 보고 결혼한 거죠. 결혼한 지 1년 되었을 때 딸 가윤이를 임신했는데, 그때가 제일 행복했던 시절이었어요.”

김지연은 자기가 좋아하는 일에 열정을 쏟는 이세창의 모습이 보기 좋았다고 회상했다. 그는 다재다능한 스포츠맨이었고, 특히 레이싱을 우리나라에 본격적으로 알린 주인공이다. 레이싱에서 좋은 기록을 세웠거나, 성취감을 느꼈을 때 남편이 짓던 표정은 누구보다 맑고 순수해 보였다고 한다. 남편과 그런 감정을 교류하고 싶었던 그녀는 남편을 따라 열심히 레포츠를 배우기 시작했다. 카레이싱은 물론, 스키와 스노클링 자격증까지 섭렵하며 남편과 행복한 시간을 가지려고 노력했다.

하지만 행복은 잠시, 2005년 첫딸 가윤이를 출산하며 ‘엄마’로 다시 태어난 그녀는 대부분의 활동을 접어야 했다. 가윤이의 탄생은 부부에게 축복이었지만, 육아는 현실이었다. 아이에게 좋은 엄마가 되고 싶어 방송 활동도 접고 육아에 몰두했지만, 경험이 없는 그녀가 혼자 아이를 키우는 것은 생각 이상으로 고생스러웠다. 누군가의 도움이 간절히 필요했지만, 당시 남편은 방송과 사업에 전념하느라 정신없이 바빴다. 갓난아이와 씨름하는 날은 끝이 보이지 않았고, 몸매는 점점 망가지는 데다, 바깥 일로 바쁜 남편의 잦은 부재는 결국 ‘산후 우울증’을 초래하고 말았다. 미스코리아 진인 그녀에게 출산 후 겪는 몸매 변화와 남편의 무관심은 큰 스트레스였다.
“다이어트를 하고 싶었지만 아기 키우느라 시간과 에너지를 빼앗겨 운동할 기력이 없었어요. 몸매가 망가질 수록 자격지심이 심해지고 성격도 예민해지더라고요.내가 뚱뚱해져서 남편이 더 이상 나를 사랑하지 않는다고 오해하기도 했고요.”

부부 사이에 금이 가기 시작한 게 그때부터였을까. 아내 김지연은 산후 우울증으로 자신감을 잃고, 남편 이세창은 바쁜 일정 때문에 외부 활동에 집중하다 보니 부부 사이는 자연스레 멀어질 수밖에 없었다. 남편이 하는 일은 자신의 생각을 내세우기보다는 언제나 지지하는 편이었지만 그러는 사이에 왠지모를 공허함만이 그녀의 마음을 채우고 있었다. 하지만 참고 기다리는 것에 익숙했던 그녀는 그것이 문제라는 것을 인식하지 못하고 있었다고 한다.

외로운 아내, 바쁜 남편

“이혼을 처음 떠올린 시점은 2009년 TV 부부 토크쇼에 함께 출연했을 때예요. 그때까지만 해도 저희 부부는 싸울 일이 없었거든요. 제가 8살 어리기도 하고 웬만하면 서로 맞추며 살려고 노력하던 시기였어요. 그런데 방송을 준비하면서 우리 부부에게 어떤 문제가 있는지 찾다 보니, 애써 외면하던 문제들이 튀어나오더라고요. 결과적으로 저는 남편에게 좀 더 가정적이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었고, 남편은 제가 좀 더 이해해주길 바란 거죠. 남편의 잦은 술자리와 과도한 업무때문에 건강도 걱정되고, 또 저와 딸하고도 많은 시간을 보냈으면 하고 바라게 되더라고요. 그렇게 얘기가 오고가다 보면 방송에서 공개하지 않았으면 하는 부분도 오픈돼서 방송을 마치고 나면 꼭 싸우게 되었어요. 결국엔 8회까지만 녹화하고 다시는 부부 동반 토크쇼에 출연하지 않기로 약속했어요.”

그때 김지연은 알게 되었다. 그동안 남편과 정상적인 대화를 나눈 적이 거의 없다는 사실을, 그리고 아이가 점점 자라면서 부부의 생각에 큰 차이가 나고 있다는 사실을…. 성공에 대한 열망이 큰 남편 이세창과, 가정의 화목함을 원하는 아내 김지연은 행복을 추구하는 방법이 너무나 달랐다.
“남편은 늘 바빴어요. 사업, 방송, 인맥 관리를 정말 중요하게 생각했어요. 자기가 좋아하는 레이싱을 많은 사람에게 알리는 게 인생 최대의 목표인 것 같았어요. 남편도 아버지가 고3 때 돌아가시고 가장 역할을 해야 했거든요. 아마 그때부터 금전적인 안정과 가족 부양에 대한 열망이 강했던 것 같아요. 결혼 초반에는 그 열정이 참 보기 좋았는데, 몇 년 동안 계속되니 저도 지치고…. 가족에게 시간을 좀 더 투자해줬으면 좋겠다고 얘기하면 ‘우리 가족 행복하게 해주려고 이렇게 열심히 일하는 거야’라는 대답이 돌아왔죠. 저도 그 말에는 동의하지만, 제가 바랐던 건 적당히 만족하고 현재 시간을 가족이 함께 보내는 것이었어요. 어떠한 금전적인 부유함이라든가 명예나 사회적 지위를 바랐던 건 아니거든요. 그래도 남편이 원하는 일이기 때문에 기다렸는데, 그러면서 가치관의 차이를 여실히 느끼게 되었던 것 같아요.”

진전 없는 대화가 오고가다 보니 상대방에 대한 서운함이 깊어지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 와중에 남편 이세창의 외부활동도 마음처럼 잘 풀리지 않았다고 한다. 그걸 옆에서 지켜보는 김지연의 마음도 편할 리 없었다. 남편이 얼마나 힘든지 알고 있기에 옆에 있는 아내마저 징징거리면 안 되겠다는 생각에 한동안은 힘들다는 말도 못 꺼냈다고. 그렇게 한번 어긋나기 시작한 두 사람은 걷잡을 수 없이 사이가 멀어졌고, 결국 2011년 초에는 별거를 시작했다. 그렇게 헤어져 살기 시작한 뒤에도 부부 동반 방송 출연, CF 제의가 많이 들어와 몇 번 출연하기는 했지만, 두 사람 사이를 숨겨야 하는 것이 큰 부담으로 다가와 이혼을 결심하게 된 계기도 되었다.

2010년 봄, <우먼센스>와 촬영한 가족 화보. 당시에도 부부는 서로의 가치관에 대해 열띤 토론을 벌였다.

아이의 엄마 아빠, 더 나아가서는 함께 일해야 할 동료로 다시 만나야 할 사이이기에 서로가 행복해질 수 있는 ‘아름다운 이혼’을 하고 싶다

아름다운 이혼을 꿈꾸다

이혼을 결심하면서 가장 큰 걱정은 딸 가윤이었다. 이혼으로 아이가 혹여 상처를 받지 않을까 밤에 잠도 오지 않을 정도였다. 하지만 조숙한 가윤이는 오히려 엄마를 위로해주는 그런 아이다.
“별거를 시작한 후 큰 문제는 없었지만, 집에 아빠가 없으니 아이가 친구들 데려오는 게 약간 신경 쓰이나보더라고요. 그래서 가윤이에게 아빠는 출장 가셨다고 하면 된다고 안심시켰는데, 애가 친구들 데리고 집에 들어오면서 첫마디가 ‘우리 아빠는 출장 가셨어’였어요. 누가 물어보지도 않았는데 괜히 자기가 마음이 쓰이니까 그렇게 얘기하는 모습이 정말 안쓰러웠어요. 그런 아이의 모습에 다시 한 번 생각해보자고, 서로 조금 더 노력하면 다시 행복한 가정을 꾸릴 수 있지 않을까 몇 번을 고민하고 의논하기도 했어요. 하지만 대화는 언제나 한계에 부딪혔고, 더 이상 이런 시간을 보내는 건 우리 가족에게 안정된 삶을 가져다주지 못할 거라고 생각했어요. 이것이 저희의 이혼 사유가 될 수 있을거예요.”
이해, 싸움, 화해를 반복하며 살아온 지난 10년. 이세창이라는 남자를 만나 행복하기도 했지만, 이제는 더 이상의 결혼생활은 무의미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불행한 결혼에 대해 남편을 원망하기도 했지만, 결혼생활에서의 문제는 한 사람만의 잘못이 아니라는 것도 깨달았다.

“어느 정도 시간이 흘러 아이에게도 알릴 때가 되어 가윤이에게 이혼을 설명하다가 남편에 대한 불만을 은연 중 얘기하게 되었는데 아이가 ‘ 엄마도 잘못이 있는데 엄마는 왜 남 탓만 해?’라고 물어보더라고요. 그때 뒤통수를 맞은 기분이었어요. 내가 불행한 결혼생활의 잘못은 남편에게만 있는 것이 아니구나…. 나도 잘못한 게 있을 텐데…. 그런 생각이 드니까 오히려 평정심이 생기더라고요. 미움이나 원망도 그때 다 사라져버리고요. 떨어져 지낸 지 1년 반 정도 되니, 저나 남편이나 마음은 많이 안정된 상태예요. 남편하고도 거리낌 없이 문자를 주고받는 그런 사이고요. 이혼하기 때문에 남편이 불행하길 바라진 않아요. 오히려 그동안 우리가 서로에게 맞추느라 고생 많았으니까, 이번 일을 계기로 더 행복해졌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요. 2003년의 결혼도 우리 선택이었고, 2013년의 이혼도 우리 선택인 거잖아요. 누굴 탓하고 원망할 필요는 없고, 그저 서로 행복하기 위해서 노력하면 된다고 믿어요.”

이혼을 진행하며, 김지연은 재산분할과 위자료는 받지 않기로 했다. 대신 아이의 양육비만은 자유롭게 남편이 결정할 수 있도록 대화로 맞춘 상태다. 부부가 함께 살아온 세월의 정이 있기에, 그 인연이 끊어진다고 해도 인간적으로 이해할 부분까지 계산적이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두 사람은 아이의 엄마 아빠, 더 나아가서는 함께 일해야 할 동료로 다시 만나야 할 사이이기에 서로가 행복해질 수 있는 ‘아름다운 이혼’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리고 그녀는 ‘아름다운 이혼’도 충분히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고 덧붙였다. 그녀의 바람이 꼭 이루어지길, 그리고 이혼 후 더 행복할 이세창·김지연 두 ‘친구’의 모습을 기대해본다.

이혼에 대한 세간의 시선이 곱지 않을 것이라는 각오는 되어있지만, 두 사람이 당당하면 사람들도 이해해 줄 것이라고 믿는다. 특히나 추측성 기사로 상대방이 상처받는 것은 원치 않는다고 그녀는 말했다.

CREDIT INFO
취재
심효진
2013년 03월호
2013년 03월호
취재
심효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