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무로의 두 거장 감독이 돌아온다. 할리우드에 야심 차게 출사표를 던진 뒤 꼬박 2년 만이다. 김지운 감독의 <라스트 스탠드>(2월 21일 개봉), 박찬욱 감독의 <스토커>(2월 28일 개봉) 개봉을 앞둔 극장가는 벌써부터 기대에 부풀어 있다.
먼저 개봉하는 건 <라스트 스탠드>다. 영화는 헬기보다 빠른 튜닝 슈퍼카를 타고 멕시코 국경을 향해 질주하는 마약왕과 아무도 막지 못한 그를 막아내야만 하는 작은 국경 마을 보안관 사이에서 벌어지는 최악의 혈투를 그린다. 시속 450km, 남은 시간은 45분. 우선, 화려하게 부활한 액션 스타 아널드 슈워제네거의 거침없는 액션과 영화 곳곳에 숨어 있는 허를 찌르는 유머가 볼거리다. 영화 전체는 잔잔하게 흐르지만 팽팽한 긴장감이 러닝타임 내내 관객의 마음을 졸인다. <라스트 스탠드>는 미국에서 이미 개봉했다.
“운도 지지리 없어요. 테스트 시사 때 평가가 좋아 관계자들도 고무됐는데, 미국에 최악의 총기 사건이 연달아 발생하면서 관객의 외면을 받았죠. 하지만 아널드 슈워제네거라는 할리우드의 아이콘과 작압하는 흥분과 기대감은 좋았어요.(웃음) 할리우드 시스템을 온전하게 체험한 것도 좋은 자산이 됐죠.” (김지운 감독)
<스토커>는 이미 해외 평단의 상상 이상의 극찬으로 벌써부터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다. 최고의 연기파 배우 니콜 키드먼은 연신 박찬욱 감독을 ‘최고’라고 치켜세우며, 그의 작품이라면 언제든 함께 하겠다고 열렬한 지지를 보냈다. ‘히치콕 이후 최고의 스릴러’라는 찬사도 쏟아지고 있다. 특유의 몽환적인 분위기가 할리우드에도 신선한 자극이 된 모양이다.
“할리우드 영화 시스템은 정말 철두철미해요. 감독들한테는 피를 말리는 현장이죠. 김지운 감독하고 매일 서로 자신이 더 힘들다며 카톡질을 했어요.(웃음) <설국열차>를 찍는 봉준호 감독은 ‘체코에는 아무것도 없어요’ 하고, 저는 (봉준호에게) ‘내가 그 예산이면 춤을 춘다’고 하고, 김지운 감독은 ‘한 공간에서 찍으면 날아다닐 수 있다’고 하면서요. (웃음)”
사석에서는 절친한 친구지만, 어쨌든 경쟁할 때는 냉정할 수밖에 없다. 두 사람 중 누가 먼저 웃게 될까? 웰메이드 천만 관객 영화가 쏟아지는 요즘, 한국 관객들의 즐거움은 당분간 지속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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