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의료계의 가장 핫한 이슈는 올해부터 대폭 달라지는 의료 제도다. 특히 새 정부 들어 강화된 복지 확산 추세에 힘입어 보건의료 분야에서 국민이 받을 수 있는 혜택이 많이 늘어난 점은 눈여겨볼 만하다.
어린 자녀가 있거나 출산 계획을 세운 주부라면 다음과 같은 항목을 참고하자. 우선 서울시에서 시행 예정인 ‘헤모필루스 인플루엔자 백신’에 관한 내용이다. 해마다 초여름이 되면 수만 명의 어린아이들이 뇌수막염으로 고생한다. 주로 바이러스가 원인인 ‘무균성 뇌수막염’이 대부분인데, 이는 시일이 지나면 저절로 낫는다. 하지만 일부 세균이 뇌수막염을 일으켜 적절한 치료를 서두르지 않으면 치명적인 합병증을 남기기도 한다.
‘헤모필루스 인플루엔자’는 뇌수막염을 일으키는 세균의 일종인데, 백신이 이미 개발돼 예방이 가능하다. 지금까지는 필수가 아닌 선택 예방접종 대상이어서 전액 자비 부담 항목이었다. 예방접종은 생후 2개월과 4개월, 6개월, 12개월에 걸쳐 모두 4차례 접종한다. 이때 회당 접종 비용은 3만~4만원 선. 하지만 올해부터 정부 지원 대상에 포함돼 회당 5천원으로 비용 부담이 대폭 줄어든다. 아기를 둔 부모라면 꼭 참고할 것을 권한다.
시험관 아기 시술에 관한 지원도 있다. 지금까지 불임 부부의 시험관 아기 시술에 대해 3차례까지만 회당 1백80만원의 정부 지원이 가능했다. 하지만 올해부터는 회차가 한 번 더 늘어 4번째까지 1백80만원의 지원금을 받을 수 있다.
증가하는 노령인구에 대한 지원도 늘었다. 노년이 될수록 의료비 부담이 급증하는 것을 감안해, 본인 또는 가족에게 해당 사항이 없는지 꼼꼼히 살펴보자. 가장 눈에 띄는 항목은 ‘틀니’다. 75세 이상의 경우 오는 7월부터 부분틀니도 치료비의 50%를 국가에서 지원한다. 지금까지는 완전틀니만 지원 혜택을 누렸다. 이 경우 잇몸이 약해 음식물을 씹지 못하는 노년층임에도 고가의 임플란트를 시술할 수 없는 사람이 주요 대상이다.
치매 환자를 둔 가정에 대한 간병 지원도 있다. 현재는 치매 환자가 있는 경우 월 소득 2백20만원 이하 가정에 월 3만원이 지급되었으나 올해부터는 월 소득 4백74만원 이하 가정에게도 같은 비용이 지급된다. 비교적 적은 금액이지만 챙길 필요가 있다. 또 보건복지부에서 시행하는 치매에 관한 각종 간병 지원 프로그램도 적극 활용하면 좋다.
‘폐렴예방백신’은 서울시의 경우 올해 5월부터 65세 이상 노인을 대상으로 보건소에서 무료로 접종한다. 폐렴은 폐에 염증이 생겨 물이 차고, 호흡이 곤란해지는 질병이다. 해마다 1만5천여 명이 폐렴으로 숨지는 것을 감안하면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질병이다. 폐렴은 암과 뇌졸중, 심장병, 자살, 당뇨에 이어 사망 원인 6위에 오르기도 했다. 흔히 겨울철 감기 뒤끝에 숨지는 경우가 대부분 폐렴 때문이다. 지금까진 선택 접종 항목으로 전액 자비 부담이었지만, 5월부터는 서울시 예산으로 지원된다. 폐렴 접종을 받지 않은 사람이라면 기억했다가 가까운 보건소를 찾으면 된다.
이미 질병을 앓는 환자를 대상으로 한 혜택도 있다. 중증 질환의 경우 ‘초음파’가 건강보험 혜택 대상이 된다. 알다시피 ‘초음파’는 건강보험 대상이 아닌 검사 항목으로 지금까지는 수만원에서 수십만원까지 자비로 부담했다. 앞으로는 암이나 중풍, 심장병 등 중증 질환자의 경우 진단을 위해 필요한 초음파 검사 시 전체 검사비의 5~10%만 부담한다.
첨단 고가 항암제의 건강보험 대상 확대도 있다. 간암 첨단 항암제인 ‘넥사바’는 과거 자비 부담률 50%에서 5%대로 대폭 경감된다. 월 2백72만원을 부담했다면 앞으로는 13만원만 부담하면 된다는 의미다. 위암 첨단 항암제 ‘TS-1’은 자비 부담률 100%에서 5%로 떨어진다. 또 ‘다제내성 결핵’(기존 결핵약에 내성이 생겨 치료가 잘 되지 않는 난치성 결핵) 등 37개 질환이 희귀난치병으로 추가되었으니 보건복지부 홈페이지를 통해 꼭 확인하자. 이 경우 의료급여 1종으로 분류돼 대부분의 치료를 무료로 받을 수 있다.
질병은 예고 없이 찾아와 나와 내 가족의 건강을 해치는 것은 물론 경제적 부담까지 안긴다. 그 때문에 의료 분야는 우리 생활과 떼려야 뗄 수 없는 밀접한 관계다. 정부에서 제공하는 각종 지원과 혜택을 꼼꼼히 기억했다가 갑작스러운 질병으로 경제적 부담을 떠안게 됐을 때 적극 활용할 수 있는 지혜가 필요한 때다.
간암 첨단 항암제인 ‘넥사바’는 과거 자비 부담률 50%에서 5%대로 대폭 경감된다. 월 2백72만원을 부담했다면 앞으로는 13만원만 부담하면 된다는 의미다. 위암 첨단 항암제 ‘TS-1’은 자비 부담률 100%에서 5%로 떨어진다.
의학 전문 홍혜걸 기자의 ‘건강 365’·첫 번째
홍혜걸 기자는…
국내 최초 의학 전문 기자. ‘우리 국민들의 평균수명을 향상시키는 데 가장 많이 기여한 인물’이 되겠다는 원대한 포부를 갖고 있다. 방송과 강연, 저술, 기고 등 다양한 활동을 통해 쏟아지는 의학 정보의 옥석 가리기에 나서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