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연 하정우·한석규·류승범·전지현 감독 류승완. 1월 31일 개봉.
류승완 감독, 하정우, 류승범, 한석규, 전지현. 이들이 모이면 어떤 모습일까. 이름만 들어도 쟁쟁한, 요즘 충무로에서 가장 잘나간다는 스타 감독과 배우가 모여 영화를 만들었다. 바로 2013년 상반기 최고 기대작 중 하나로 손꼽히는 <베를린>이다. <사생결단> <부당거래> <짝> 등 개성이 뚜렷하고 스타일리시한 영화 세계를 구축한 류승완 감독은 생애 처음 해외 올로케이션 영화를 찍었다. 그리고 내로라하는 스타급 연기파 배우들만 불러 모았다. 그중에서도 하정우는 단연 첫손에 꼽는 배우다. 하정우는 류승완 감독의 부름에 고민 없이 ‘지옥 같은 현장’으로 뛰어들었다.
“류승완 감독의 출연 제의를 받고 주저 없이 ‘오케이’ 했어요. 시나리오를 받아보니 캐릭터 자체가 일반인과는 조금 다른 삶을 사는 인물이었어요. 그래서 한동안 일상과 다른 삶을 살기 위해 노력했어요.”
<황해> <추격자> 등 ‘몸 쓰는 연기’로는 둘째가라면 서러운 배우가 바로 하정우다. 하지만 특히 이번 작품에서의 액션 연기는 ‘도살장으로 끌려가는 기분’이었다며 고충을 토로한다. <베를린>은 거대한 국제적 음모가 숨겨진 운명의 도시 베를린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첩보 영화다. 국정원 요원 정진수(한석규)는 불법 무기 거래 장소를 감찰하던 중, 국적 불명에 지문마저 감지되지 않는 일명 ‘고스트’ 비밀 요원 표종성(하정우)의 존재를 알게 된다. 정진수는 그의 정체를 밝히기 위해 뒤를 쫓고 그 배후에 숨겨진 엄청난 국제적 음모를 알게 되면서 위기에 빠진다. 각자의 목적에 휘말려 서로를 쫓는 숨 막히는 추격전이 이어진다.
“저는 바이킹 타는 것도 싫어하는데 건물에서 뛰어내리고 전깃줄에 종일 매달려 있었거든요. 이제야 말씀드리지만 (류승완 감독을 향해) 정말 공포스러웠습니다.”
그렇게 감독과 배우들이 베를린에서 수개월 동안 동고동락하다 보니 팀워크야 말할 나위 없을 정도로 돈독했다고.
“보통 현장에서 요리를 해 먹는 일이 거의 없는데, 외국에 있다 보니 다들 한국 음식이 그립잖아요. 그래서 저희는 배우들이 직접 요리를 해 먹었어요. 특히 한석규 선배님이 직접 만들어주신 누룽지, 삼계탕, 해물파전은 잊을 수가 없어요. 저는 외국에 갈 때 다진 마늘을 머스트 해브 아이템처럼 들고 가거든요. 제가 싸온 밥과 고추장, 마늘에 다들 놀라면서도 부러워하더라고요.”
유쾌함과 위트가 넘치지만, 촬영만 시작하면 카리스마와 연기 내공을 유감없이 발휘하는 배우가 하정우다. 한국 영화의 흥행 풍년을 이어 받아 또 하나의 ‘걸작’이 탄생하게 될지 기대 만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