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곱 살배기 아들 준서와 함께 이날의 주인공 딸 준이를 안고 나란히 등장한 김주하 부부. 이날 김주하 앵커는 쇄골이 훤히 드러난 진회색 레이스 드레스로 군살 없는 몸매를 뽐냈고, 남편 강필구씨는 줄무늬 넥타이에 세미 정장으로 캐주얼하면서도 격식을 갖추었다. 시댁이 미국에 있는 터라 온 가족이 모이는 건 참 오랜만이다. 장시간 비행에도 전혀 피곤한 기색 없이 손녀를 안고 놓을 줄 모르는 친가 식구들과 하객을 맞느라 정신없는 딸을 대신해 현장을 체크하고 짐을 챙기는 외가 식구들, 그리고 영화 촬영 현장에서 바로 달려온 손현주와 매니저 없이 참석한 김선아, 무료 사회를 자청한 고명환까지, 준이의 첫 번째 생일 파티는 이렇게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되었다.
외모는 아빠, 미소는 엄마 닮은 준이
무엇보다도 눈길을 끄는 것은 준이의 앙증맞은 외모. 하얀 원피스에 분홍색 꽃핀을 머리에 꽂은 준이는 아빠를 쏙 빼닮았다. ‘딸바보’를 자청한 남편은 “준이가 신생아 땐 엄마를 닮았는데, 크면서 나를 닮아간다”며 묘한 미소를 지었다. 얼마나 달라졌는지 주변에선 우스갯소리로 “애 바꿔온 거 아니냐”고도 하지만, 준이의 백옥 같은 피부와 달걀형 얼굴, 살인 미소는 엄마 유전자를 고스란히 물려받았다. 여느 돌잔치와 마찬가지로 준이의 성장 모습이 담긴 동영상이 상영되었다. 아이와 함께 있는 ‘엄마 김주하’ 의 모습은 뉴스를 진행하는 ‘앵커 김주하’ 의 모습보다 아름다웠다.
“어느덧 준이가 세상에 나온 지 1년이 됐네요. 조촐한 자리에나마 소중한 사람들을 모시고 싶었고, 이렇게 먼 걸음 해주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우리 준이도 고마운 걸 아는지 오늘은 보채지도 않고 하루 종일 웃네요.”
아빠 품에 안겨 찡긋 웃는 준이의 모습은 하늘에서 막 내려온 천사가 따로 없었다. 그 모습을 지켜보는 엄마 김주하의 입가에는 ‘세상 다 가진’ 미소가 가득했다. 김주하의 말대로, 준이는 참 순했다. 낯선 사람들이 한 번씩 쳐다보고 번갈아가며 안아도 한 번 칭얼대는 것이 없었다.
“사실 준서 낳고 지난 6년 동안 남편은 계속 둘째를 갖자고 했어요. 저는 계속 반대했고요. 이제 좀 편해지려고 하는데 또 아이 낳을 생각을 하니까 겁부터 나더군요. 그런데 남편이 너무 원하고 준서가 외로워하는 것 같아 둘째를 가졌는데, 왜 이제 가졌나 하는 생각이 들어요. 준이가 우리 곁에 와주어 너무 고마워요.”
올해 초등학교 입학을 앞둔 준서도 요즘 ‘준이앓이’ 중이다. 여동생을 낳아달라며 졸라대던 준서는 아빠가 열 달 동안 모은 이름 중에서 ‘준이’라는 이름을 직접 골라 여동생에게 선물했다. 가끔 준이에게 쏠리는 관심 때문에 질투하기도 하지만, 언제나 준이 앞에서 재롱떨고 놀아주고 안아주는 것 또한 준서다.
1 딸은 아빠 닮고 아들은 엄마 닮아야 잘 산다는데, 김주하 가족이 딱 그 케이스다. 하얀 원피스에 분홍색 꽃핀을 머리에 꽂은 ‘이날의 주인공’ 준이는 아빠를 쏙 빼닮았다. 2 엄마 품에 안겨 찡긋 웃는 준이의 모습은 하늘에서 내려온 천사가 따로 없었다. 그 모습을 지켜보는 엄마 김주하의 입가에는 ‘세상 다 가진’ 미소가 가득했다. 3 “준이의 첫 번째 생일을 축하합니다~!” 4 여동생을 낳아달라고 그렇게 조르던, 엄마와 ‘붕어빵’인 준서. 가끔 준이에게 쏠리는 관심 때문에 질투하기도 하지만, 언제나 준이 앞에서 재롱떨고 놀아주고 안아주는 것 또한 준서다. 5 김주하의 ‘절친’ 김선아와 손현주. 특히 손현주는 영화 촬영 현장에서 바로 달려와 의리를 과시했다. 이날 준이의 생일파티 노래를 부른 것도 그의 몫이었다.
돌잔치의 하이라이트는 단연 돌잡이. 준이는 잠시 뜸을 들이더니 청진기를 잡았다. 이어지는 두 번째 돌잡이 기회에서는 돈을 쥐었다. “어머, 우리 준이가 의사가 돼서 돈을 많이 벌려나 봐요.” 김주하의 입가에 웃음이 떠나지 않았다. 돌잔치는 러키 드로(행운권 추첨 행사)와 목사의 덕담, 찬송 등으로 이어졌다. 특히 영화 촬영 탓에 수염도 못 깎고 일상복 차림으로 달려온 손현주가 준이의 생일 축하 노래를 불러 환호를 받았다. 곳곳에 마련된 액자에는 부부의 일상이 잔잔하게 녹아 있었고, 그동안 온전히 엄마로 지내온 김주하의 행복한 나날이 고스란히 엿보였다.
“요즘 준이가 한창 예쁜 짓을 할 때예요. 사실 준서 때는 허둥지둥하면서 예쁜 줄 모르고 키웠는데, 그래서 그런지 저는 준이가 더 예뻐요. 물론 객관적으로는 준서가 더 예쁘죠. 사람들도 준서에겐 잘생겼다고 하지만 준이에겐 예쁘다는 말보다 ‘하얗구나’ ‘순하구나’ ‘아빠 닮았구나’ 정도의 말만 해줘요. 딸은 아빠 닮아야 잘산다지요? 그리고 제 눈에는 아빠 닮은 준이가 최고로 예쁘고, 준이를 갖게 해준 남편이 최고로 멋지답니다.”
육아휴직 기간에 깨달은 가정의 소중함
2004년 10월에 결혼해 올해로 결혼 8년째를 맞은 부부는 요즘 그 어느 때보다 행복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 그동안 ‘대한민국 최고의 앵커’로서 가정에 최선을 다하지 못했던 김주하는 지난 해 육아휴직을 내고 엄마로서의 삶에 충실했다. 외국계 회사에 근무하는 남편은 자상하고 가정적인 스타일이다. 1년에 네 번의 휴가를 함께하기로 약속했을 정도로 삶을 즐기고 가정을 우선시하는 사람이기도 하다.
“남편은 육아일도 잘 도와줘요. 준서 때는 아주 많이 도와줬어요. 퇴근하고 와서도 아이 우유 먹이고 목욕시키고 재우기까지 했죠. 그런데 요즘은 그 정도까진 아니에요. 둘째는 딸이라 기저귀를 못 갈겠다는 둥 이런저런 핑계로 피해 가요. 그래도 준서랑 잘 놀아주고 대화도 많이 하는 등 아빠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죠.”
남편은 아내가 바로 옆에서 TV 볼 때, 준서가 엄마아빠에게 와락 안길 때, 준이가 엄마아빠를 알아보기 시작했을 때, 그리고 네 식구가 한 상에서 밥 먹을 때가 가장 행복하다고 말했다.
남편은 더없이 온화하고 자상한 사람이지만, 그런 그도 화를 낼 때가 있다. 바로 기념일을 잊었을 때다. 김주하가 털털하고 남편이 꼼꼼한 성격이라, 이런 세심한 부분에서 늘 김주하는 꼬리를 내려야 했다. 오죽하면 남편이 “한 번만 더 잊어버리면 이혼”이라고 엄포를 놨을까. 덕분에 김주하는 휴대폰 알람에 결혼기념일과 생일을 저장하고 챙기는 습관이 생겼다고 한다. 신혼보다 지금이 더 좋아 보이는 이들 부부에게 셋째 계획은 없을까?
“저는 더 낳을 생각이 없어요.”(김주하)
“저는 딸 하나 더 낳고 싶어요. 이번엔 아내 닮은 딸로요.”(남편)
김주하가 살짝 눈을 흘기자 남편은 호탕한 웃음으로 답했다. 티격태격하면서도 서로를 바라보는 눈빛에는 애정이 넘쳐흘렀다. 늘 아내가 곁에 있길 바라는 남편과 남편이 가장 멋있다고 말하는 아내, 여동생을 질투의 대상이자 최고의 친구로 생각하는 준서와 이 상황을 아는지 모르는지 그저 티 없이 맑고 순수한 미소로 답하는 준이. 진정한 행복은 멀리 있는 것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