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 검색

CULTURE MORE+

한국의 보물

나비가루가 손에 묻을 듯하니

UpdatedOn May 22, 2024

3 / 10

 

부채 오른편 밑, 흰 찔레꽃 주변에 나비 세 마리가 날고 있다. 날개를 접은 호랑나비, 푸른색 바탕의 형형색색 점을 가진 왕오색나비, 갈색 작은 멋쟁이 나비를 섬세한 붓질로 생동감 넘치게 표현했다. 접부채에 그려진 이 그림은 조선 시대 도화서 화원 김홍도의 1782년 작품이다. 곳곳에는 그림을 본 감상이 적혔다. 왕오색나비 옆 시구는 “장자 꿈속 나비가 어찌하여 부채 위에 떠올랐느냐”로, 중국 고대 철학가인 장자의 나비 꿈 고사를 언급했다. 자신이 꾼 나비 꿈이 너무도 생생해, 내가 나비가 된 꿈을 꾼 것인지 나비가 내가 되는 꿈을 꾼 것인지 알 수 없었다는 그 고사다. 표암 강세황은 부채 왼편에 “나비의 가루가 손에 묻을 듯”하다는 감탄을 남겼다. 그만큼 그림이 사실적이라는 이야기다. 이 빼어난 작품은 서울 국립중앙박물관에서 7월 28일까지 진행하는 <옛 그림 속 꽃과 나비>전에서 만날 수 있다.

문의 02-2077-9000
홈페이지 www.museum.go.kr

<KTX매거진>의 모든 기사의 사진과 텍스트는 상업적인 용도로 일부 혹은 전체를 무단 전재할 수 없습니다. 링크를 걸거나 SNS 퍼가기 버튼으로 공유해주세요.

KEYWORD

CREDIT INFO

writer 명세라(국립중앙박물관 학예연구사)

RELATED STORIES

  • CULTURE

    What's up

  • CULTURE

    전시, 신간, 영상, 공연

  • CULTURE

    고려 사람이 사랑한 자연과 예술-청자 죽순 모양 주자

  • CULTURE

    풍금 소리를 타고 스며든 믿음

    유쾌하고 따뜻한 뮤지컬 <쿠로이 저택엔 누가 살고 있을까?>가 원년 멤버 홍나현 배우와 함께 돌아왔다. 일인극과 대극장 공연까지 끊임없이 성장하는 이 배우의 행보가 궁금하다.

  • CULTURE

    전시, 신간, 영상, 공연

MORE FROM KTX

  • TRAVEL

    세 가지 매력, 창원

    2010년 창원, 마산, 진해가 합쳐져 탄생한 창원은 매력도 세 배인 도시다. 봄날에 가고 싶은 세 곳을 골랐다.

  • TRAVEL

    은은한 가을, 강진

    차향이 월출산을 휘감고, 갈대와 바람이 노니는 전남 강진에서 그윽한 분위기를 만끽했다.

  • LIFE STYLE

    버려진 건물에 꽃이 피었다

    쓰임을 다한 공장, 전력소, 교회, 모텔에 예술이 생기를 불어넣는다. 지역 곳곳에 활짝 핀 재생 공간으로 여행을 떠날 시간이다

  • CULTURE

    천 개의 강을 비추는 달과 같이 - 수월관음도

  • CULTURE

    시간 기억 기록 이민

    붓을 쓰지 않고도 회화의 느낌을 구현한다. 손으로 반복해 눌러 질감을 쌓은 이민의 작품에는 시간이 담겨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