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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이 777미터 장대화물열차, 철도 역사에 획을 긋다

KTX보다 두 배 이상 긴 장대화물열차가 경부선에서 영업 시험 운행에 성공했다. 한국철도공사 물류사업본부 김범열 처장에게 관련 이야기를 들었다.

UpdatedOn August 23,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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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대화물열차를 소개해 주세요.
한국에선 열차 하나에 화차가 35량 이상 연결되어 길이가 500미터 넘는 열차를 장대화물열차라고 합니다. 여객열차 가운데 가장 긴 열차는 KTX1으로, 길이는 388미터지요. 2017년에 80량, 길이 1.2킬로미터에 이르는 장대화물열차를 시범 운행했습니다만, 여건상 실제 운행이 불가해 기술 검토 수준에서 멈추게 되었습니다. 일제강점기에 대부분 건설된 경부일반선에는 장대화물열차 대피선이 없기 때문이죠. 그래서 컨테이너 화물열차를 통상 33량 편성으로 운행해 오던 중 지난 7월 19일에 50량, 길이 777미터의 장대화물열차를 최종 시험 운행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이는 특정 구간의 단순 시험 운행에서 나아가, 핵심 영업 노선인 경부선 구간(의왕 오봉역~부산신항역, 402.3킬로미터)에서 수출용 화물을 적재하고 실제 속도인 시속 90킬로미터 운행에 성공했다는 점에서 고무적인 성과입니다. 한국 철도 역사에서 최초라고 할 수 있습니다.

장대화물열차는 한국 철도에서 어떤 의미를 지니나요.
코로나19로 인해 한국 경제는 큰 타격을 받았고, 한국철도공사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매출 감소는 물론이고 KTX 외 운송 사업에서 손실이 지속되면서 자구책을 마련해야 했습니다. 이에 공사 사장님께서 대량 수송이라는 철도의 강점을 강화하는 동시에 경영 악화를 타개하고자 장대화물열차 운행을 적극 추진하셨습니다. 이론상으로는 60량 이상 장대화물열차를 운행하는 것이 최선입니다. 그러나 앞서 말했듯이 인프라 여건을 고려해야 했기에 60량 이상 장대화물열차의 대안으로 50량 장대화물열차 운행을 우선 검토한 것입니다. 하루라도 빨리 상업 운행을 시행해 대한민국 물류와 한국철도공사에 보탬이 되도록 함께 노력하는 중입니다.

이번 운행에 물류사업본부는 어떤 역할을 했나요.
시험 운행 성공은 물류사업본부뿐 아니라 열차안전운영단, 차량안전기술단, 시설안전기술단, 전기안전기술단 등 많은 부서가 협력한 결실입니다. 그 가운데 저희 물류사업본부는 화차 준비, 시험용 컨테이너 화물 확보, 차량을 분리하고 결합하는 입환 등이 주요 임무였습니다. 구체적으로 물류마케팅처에서는 화주사 및 운송사와 협의해 시험 운행에 필요한 수출용 화물 컨테이너를 확보하는 데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물류수송처는 현재 영업 중인 컨테이너 화차가 총 2588량이 있으나 시험 운행에 필요한 여유 화차가 없어 화물열차 운행을 상당 기간 조정해 화차 확보에 차질이 없도록 했습니다. 아울러 안전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직접 현장에 나가 입환 관리 등을 시행하기도 했습니다. 물류계획처에선 시범 운행을 총괄하면서 사업 추진을 독려하는 한편, 대내외 홍보와 인프라 구축 계획 등에 대한 사업 구상을 맡아 추진해 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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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물류사업본부 김운용, 원정재, 김범열, 오병찬, 박재훈, 윤상기, 신인호.

(왼쪽부터) 물류사업본부 김운용, 원정재, 김범열, 오병찬, 박재훈, 윤상기, 신인호.

어려운 점이나 기억나는 에피소드가 있다면요.
이번 시범 운행 작업은 올해 초에 시작되었습니다. 관련 부서 전문가가 모여 인프라 점검과 토론을 거쳐 1단계로 지난 3월 30일 부산신항역~김해 진례역 구간 시험 운행을 통해 견인력 등을 시험했습니다. 이때 화물 파손 가능성 때문에 빈 컨테이너로 시험 운행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습니다. 고객사의 반발도 적지 않았고요. 하지만 실제와 같은 조건에서 열차를 운행해야 했기에 고객사에 충실히 설명해 드리면서 협조를 구했습니다. 다행히 화물이 파손되는 일은 없었고요. 4월 28일에 실시한 부산신항역~대구 가천역 구간 2단계 시험 운행에선 안전성 검증을 완료했습니다. 이어 7월 19일에 최종 시험 운행을 하게 된 것이지요. 그런데 출발 2시간 전에 기관차가 갑작스레 고장이 났고, 다른 기관차로 대체하느라 예정한 출발 시각에서 30여 분 지연되었습니다. 밤을 새워 피곤한데도 졸음이 싹 날아가는 긴박한 순간이었습니다. 마침내 장대화물열차가 오전 10시 57분에 부산신항역에 무사히 도착했을 때 모두 환호성을 질렀습니다. 철도 역사에 한 획을 긋는 자리에 동참했다는 것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보람이라고 생각합니다.

장대화물열차는 내년 상반기 정기 운행이 목표죠. 어떤 부분을 보완해 나갈 예정인가요.
열차가 정기 운행할 구간은 오봉역~부산신항역입니다. 이 노선에서는 광역·여객·화물열차도 운행하지요. 안정적으로 운행하기 위해서는 대피선이 필수입니다. 길이 900미터 넘는 대피선을 7개소 이상 마련해야 하나, 동 구간에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출발역인 오봉역 또한 50량을 수용하는 선로가 없어 상용화가 쉽지 않습니다. 따라서 앞으로 인프라 개선과 제도 정비를 신속하게 추진할 계획입니다. 현재 지구는 온실가스로 시름하고 있습니다. 탄소 배출을 줄이는 과정에서 철도는 중요한 역할을 할 것입니다. 온실가스 배출 총량을 획기적으로 감소시키는 친환경 교통수단이기 때문입니다. 물류 효율화와 탄소중립 실천에 기여할 장대화물열차가 정기 운행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 장대화물열차

해외에서 ‘마일트레인’으로 불리는 장대화물열차의 세계 최장 기록은 2001년 호주에서 운행한 총길이 7.353킬로미터 열차다. 장대화물열차 길이는 이론상 25킬로미터까지 가능하다고 알려졌다. 한국철도공사는 1·2단계 시험 운행을 거쳐 지난 7월 19일 오전 5시 4분에서 오전 10시 57분 사이에 길이 777미터 장대화물열차를 오봉역~부산신항역 구간에서 시험 운행하는 데 성공했다. 2023년 상반기에 정기 운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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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 김규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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