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드러진 벚꽃이 새하얀 눈처럼 시리게 빛나는 봄밤. 차마 어쩌지 못해 더 사랑스러운 애틋한 봄밤에 술을 따른다.
밤이도다
봄이다.
밤만도 애달픈데
봄만도 생각인데
…
말도 없는 밤의 설움
소리 없는 봄의 가슴
꽃은 떨어진다.
님은 탄식한다.
- 봄은 간다, 김억
봄밤, 로제와인
아스파라거스미모사샐러드
달걀노른자를 흩뿌린 모양새가 봄이 되면 노란 꽃을 피우는 미모사를 닮았다 해 이름 붙은 미모사샐러드. 아삭아삭, 나긋나긋한 봄의 기운을 담은 아스파라거스가 봄밤 입맛을 돋운다.
스페인풍 가리비구이
달게 차오른 가리비에 토마토와 레몬즙을 더해 살짝 구워낸다. 봄 바다 향이 일렁인다.
벚꽃와인
일본에서 벚꽃이 피는 3~4월에 계절한정으로 선보이는 스위트 로제와인으로 화이트 품종인 코슈, 레드 품종인 머스캣 베일리 에이를 섞고 식용 벚꽃을 띄워 만든다. 나라셀라 판매.
밤에 핀 벚꽃
오늘 또한 옛날이
되어버렸네
- 밤에 핀 벚꽃, 고바야시 잇사
봄밤, 사케
도미종이포일찜
봄에 먹는 도미의 맛, 술을 절로 부른다. 도미를 종이로 싸 사케를 붓고 부드럽게 쪄내면 입안이 호사다.
지라시스시
연어알과 생선회, 달걀지단이 소복이 올라간 모양이 영롱하게 빛난다. 촛물로 간한 밥까지 살살 떠 넣으면 봄밤처럼 감미로운 풍미가 차지다.
우메보시주먹밥
남은 초밥에는 집에 있는 재료를 더해 다소곳하게 주먹밥을 빚는다. 주먹밥을 건네는 손에 다정한 기운이 스민다.
꽃 사이에 술 한 병 놓고
벗도 없이 홀로 마신다.
잔을 들어 밝은 달 맞이하니
그림자 비쳐 셋이 되었네.
달은 본래 술 마실 줄 모르고
그림자는 그저 흉내만 낼 뿐.
- 월하독작(月下獨酌) 中, 이백
봄밤, 맥주 한 캔
라즈베리퓌레를 곁들인 로스트비프
오븐에 통으로 구워낸 부들부들한 로스트비프가 허한 배 속을 채우고 새빨간 라즈베리퓌레는 봄처럼 달콤하다.
스페인풍 과일샐러드
딸기와 파인애플, 색색의 과일을 잘라 레몬드레싱에 버무리고 나면 손끝에 딸기 내음이 진동한다. 맥주의 씁쓸한 뒷맛을 감싸주는 과일의 살가움이 고맙다.
라즈베리퓌레를 곁들인 로스트비프
에쎈 | 2015년 04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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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재료
채끝 등심 1kg, 올리브유 적당량 고기 양념 소금·다진 마늘·타임 1큰술씩, 후춧가루·올리브유 2큰술씩 라즈베리퓌레 냉동 라즈베리 300g, 설탕 150g, 레몬즙 ½개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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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1 볼에 양념 재료를 모두 넣고 잘 섞은 뒤 고기 표면에 문지르듯 고루 묻힌다. 랩 등으로 감싸 냉장고에 넣고 12시간가량 숙성시킨다.
2 달군 팬에 올리브유를 두르고 숙성한 고기를 통째로 넣어 양면을 굴리면서 겉면이 갈색이 되도록 골고루 익힌다.
3 200℃로 예열한 오븐에 고기를 넣고 20분가량 구운 뒤 꺼내 쿠킹포일로 잘 감싸 30분간 휴지시킨다.
4 냄비에 냉동 라즈베리와 설탕을 넣은 뒤 잠시 그대로 둔다. 라즈베리의 수분에 설탕이 투명하게 녹으면 불에 올리고 중간 불에서 잘 저어가며 뭉근히 끓인다. 라즈베리가 으스러지면 고운체에 한 번 걸러 씨를 제거하고 다시 냄비에 넣어 약한 불에서 걸쭉한 농도가 될 때까지 졸인다. 마지막에 레몬즙을 넣고 섞은 뒤 불에서 내려 한 김 식힌다.
5 휴지시킨 로스트비프를 먹기 좋은 크기로 자른 뒤
그릇에 담고 라즈베리퓌레를 곁들여 낸다.
스페인풍 과일샐러드
에쎈 | 2015년 04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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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재료
파인애플 ¼개, 자몽 ½개, 키위 2개, 딸기 10개, 블랙올리브 ½컵, 민트 잎 약간 레몬드레싱 올리브유 4큰술, 레몬즙 ½개분, 후춧가루 약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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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1 파인애플은 껍질을 제거한 뒤 사방 2cm 크기로
자르고 자몽은 하나씩 떼어 속껍질까지 말끔히 제거한다. 키위는 껍질을 벗기고 도톰하게 썰어 반으로 자른다. 딸기는 꼭지를 떼고 도톰하게 편으로 썬다. 블랙올리브는 모양을 살려 얇게 저민다.
2 드레싱 재료를 잘 섞어둔다.
3 샐러드 볼에 손질한 과일을 담고 드레싱을 뿌린 뒤
살살 버무려 그릇에 담는다. 민트 잎을 뜯어 보기 좋게 올려 낸다.
우메보시주먹밥
에쎈 | 2015년 04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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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재료
초밥 2컵, 우메보시 4개, 차조기 잎 8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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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초밥을 먹기 좋은 크기로 떼어낸 뒤 모서리가 둥근 삼각형으로 모양을 잡아가다가 윗면에 우메보시를 넣고 다시 한 번
모양을 단단히 잡는다. 차조기 잎을 양면에 붙인다. * 차조기 잎 대신 김을 둘러도 좋다. 이때 김은 밀도가 높은 김밥용 김이 좋다.
지라시스시
에쎈 | 2015년 04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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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재료
흰밥 3컵*, 생선회(도미, 광어, 연어, 참치 등) 300g, 연어알 4큰술, 오이 1개, 차조기 잎 5장 * 밥을 지을 때 청주 1큰술과 다시마 3cm 크기 한 조각을 넣고 지으면 좋다. 달걀지단 달걀 3개, 청주 1큰술, 소금 약간, 식용유 적당량 촛물 식초 5큰술, 설탕 3½큰술, 소금 ½작은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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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1 달걀을 볼에 곱게 푼 뒤 청주와 소금을 더해 한 번 더 곱게 푼다. 달군 팬에 식용유를 두르고 약한 불에서 돌돌 말아가며 구워 달걀말이 모양으로 만든 뒤 한 김 식혀 사방 1cm 크기로 자른다.
2 생선회와 오이는 사방 1cm 크기로 자른다.
3 촛물 재료를 고루 섞어 녹인 뒤 따뜻한 밥에 부어 살살 고루 섞는다. 버무린 밥은 한 김 식힌다. * 나무로 만든 볼에 밥을 섞으면 은은한 향이 배어 더욱 좋다.
4 그릇에 초밥을 담고 차조기 잎과 오이, 생선회,
달걀지단, 연어알을 보기 좋게 올린다. 이때 참치의 경우 고추냉이를 푼 간장에 살짝 담갔다 올리면 더 좋다.
도미종이포일찜
에쎈 | 2015년 04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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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재료
도미 1마리, 홍고추 1개, 대파 흰 부분 5cm, 느타리버섯 적당량, 굵은소금 1¼큰술, 사케 ½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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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1 도미는 내장과 아가미, 비늘 등을 깨끗이 제거한 뒤
윗면에 칼집을 사선으로 큼직하게 3~4개 내고 굵은소금을 1큰술 뿌린다.
2 홍고추는 꼭지를 떼고 반 갈라 가늘게 채 썰고 대파도 얇게 채 썰어 찬물에 담가놓는다. 버섯은 먹기 좋게 찢는다.
3 넉넉한 크기의 종이포일에 생선을 담고 남은 소금을 뿌린다. 생선 주변에 버섯을 얹고 사케를 고루 뿌린 뒤 채 썬 고추와 대파를 얹고 포일 윗면을 잘 감싸 덮는다.
4 김이 오른 찜기에 ③을 통째로 얹고 뚜껑을 덮어 10분가량 찐다.
흐드러진 벚꽃이 새하얀 눈처럼 시리게 빛나는 봄밤. 차마 어쩌지 못해 더 사랑스러운 애틋한 봄밤에 술을 따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