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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taste of spain

과학과 자연의 만남, 스페인을 맛보다 (2)

On May 29, 2014

풍부한 일조량으로 곡물과 채소가 풍성하고 지중해와 대서양으로 둘러싸여 다양한 해산물을 만날 수 있는 스페인. 그 미식의 향연에 당신을 초대한다.

푸드 디자인을 통해 본 스페인의 음식문화
푸드 디자인

1995년 마르티 긱세(Marti Guixe)가 처음 발표한 ‘푸드 디자인 (Food Design)’은 음식을 오브젝트로 취급하면서 그 오브젝트가 어떤 기능을 할 수 있는지를 해석하는 작업이다.

1. 임베디드 드링크 컵이나 잔 없이 주류를 즐길 수 있는 기술적 용기. 와인, 위스키, 보드카, 소주 같은 특정 주류를 흡수하기 위해 고안된 일종의 쿠키에 증류된 액체를 부으면 알코올 성분이 증발하는 과정에서 아로마를 배출시킨다. 이 과정을 통해 아로마의 향은 한층 고조되고 레서피에 포함된 재료에 의해 풍미가 더해진다. 미각과 후각을 통해 재료의 가장 특징적인 면을 부각시켜 맛과 향을 더 선명하게 느낄 수 있다.

2. 엘 불리의 클레이 모형 요리 연구를 위해 문을 닫은 스페인 최고의 레스토랑 엘 불리(El Bulli)에서 사용하던 음식 모형. 같은 재료와 양을 담아 항상 같은 음식을 제공할 수 있도록 한 것. 클레이로 다양한 색깔과 모양의 모형을 만들어 접시에 담아두면 셰프들이 모형을 보고 재료의 비율이나 위치를 보고 플레이팅할 수 있다.

이타적 디자인

기능과 실용성에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려를 담은 디자인, 생명과 환경을 생각한 생태적 디자인을 추구한다.

1. 시각 장애인을 위한 표시 시각 장애인이 각종 음료수 통과 캔을 구별할 수 있도록 한 인식기로 마리온 프레이(Marion Frei)가 개발했다. 냉장고에서 물건을 꺼낼 때마다 모든 식품의 냄새를 맡을 필요 없이 간단하게 점자가 표시된 라벨로 알 수 있게 한 것. 다양한 종류의 캔이나 곽에 이용할 수 있도록 끈을 탄성 있는 실리콘으로 만들었다.

2. 새들을 생각한 빵 도마 디자이너 쿠로 클라레트(Curro Claret)가 고안한 빵 도마. 빵을 자를 때 나오는 빵 부스러기가 작은 구멍들 사이로 떨어지고 연결된 튜브를 거쳐 모이통에 도달한다. 음식물 쓰레기를 줄일 수 있으며 새들과 빵을 나눠 먹을 수 있는 생태적 디자인이다.

컬래버레이션(COLLABORATION)

과학적이며 실험적인 시도를 통해 요리는 예술이 되고, 새로운 디자인은 감각과 감성을 자극한다. 요리는 음식을 디자인하는 것이며, 셰프와 산업디자이너의 협업은 사람들이 레스토랑의 인테리어와 그릇, 커트러리 등의 요소를 포함한 미식을 체험케 한다.

1. 분자요리를 위한 기구 요리의 혁명가 페란 아드리아가 대중화한 분자요리(Molecular Cuisine)는 재료를 과학적으로 철저히 분석해 음식 질감과 조직 등을 변형하거나 완전히 다른 스타일로 창조하는 것이다. 액화 질소로 냉각해 올리브 오일을 아이스크림으로 만든다든지, 과일로 캐비어를 만든다. 젤라틴으로 스파게티 면을 쉽게 만들 수 있게 고안된 키트는 조리시간을 단축시킬 뿐 아니라 음식 디자인을 혁신적으로 다양화시켰다. 주사기와 액화질소 등이 있는 그의 주방은 마치 과학 실험실을 연상케 한다.

2. 파세스(Faces) 프로젝트 페란 아드리아 셰프는 1997년부터 산업 디자이너와의 협업을 시작했다. 엘 불리에서 내놓는 음식에 걸 맞는 그릇이 필요하다 여겼기 때문. 스테인리스 소재의 심플한 디자인 제품을 생산한다. 대표적인 것은 루키 후버(Luki Huber)와 협업한 ‘구멍난 스푼’으로 액체에 담겨 있는 올리브 등을 쉽게 건져 낼 수 있다. 아이스크림을 긁어 먹을 수 있도록 끝이 일자로 된 작은 스푼, 음식의 맛과 향을 함께 느끼도록 허브 잎을 끼울 수 있는 클립을 장착한 스푼 등이 있다.

3. 커뮤니케이터 마르티 긱세가 디자인한 스테인리스 그릇 ‘커뮤니케이터’. 각각 화살표와 풍선 모양으로 길게 부착된 장식은 메시지를 전달하는 기능을 한다. 긱세는 이탈리아 브랜드 알레시(Alessi)와 협력해 주방용품을 생산하고 있다.

4. 플라트 파세타트(Plat Facetat) 레스토랑 엘 세예르 데 산 로카(El Celler de Can Roca)에서 주문해 디자이너 안드레우 카루야(Andreu Carulla)가 만든 접시. ‘프티 푸르’나 ‘아뮈즈부슈’를 담기 위한 그릇으로 수작업으로 만들었다. 편평한 판자를 접어 볼륨감을 더해 미래적인 느낌을 준다.

전통에 기능과 심미성, 위트를 더한 디자인

조리 도구와 주방용품 역시 시대 흐름에 맞춰 발전하고 있다. 오랜 전통에 더한 새로운 아이디어와 실리콘과 같은 신소재의 발달도 디자인 변화와 부엌의 진화에 한몫하고 있다.

1. 실리콘 조리도구 바르셀로나에 기반을 둔 브랜드 레쿠에(Lekue)가 선보이는 밝고 경쾌한 색상의 실리콘 조리 도구. 유연하고 고온에 잘 견디는 장점이 있어 오븐이나 전자레인지로 쉽게 요리가 가능하다. 구이와 찜의 장점을 모두 갖춘 구이찜기는 재료의 수분 증발을 막는 찜통 기능을 하며 음식이 마르지 않으면서 겉은 바삭한 식감을 준다. 요리가 완성되면 맨손으로 그릇은 집을 수 있고 펼치면 음식을 담은 그릇이 된다.

2. 흘림 방지 올리브유병 세계 올리브 생산량의 40% 정도를 차지하는 스페인. 그만큼 올리브와 올리브유를 흔하게 사용한다. 1961년 라파엘 마르키나(Rafael Marquina)가 디자인한 올리브유병은 투명한 삼각플라스크 모양에 구부러진 뾰족한 주둥이가 있어 기름의 양을 조절하기 편리하고, 흐른 올리브유가 다시 병 속으로 흘러들어가도록 고안됐다. 지금까지 나온 올리브유병 중 최고의 디자인으로 평가받는다.

3. 함께 나누는 와인 포론 폼페로 스페인은 포도 재배 면적이 세계 나라들 중 가장 넓다. 재배지가 대개 산기슭에 있어 생산량은 그에 미치지 못하지만 일조량이 풍부해 품질이 뛰어나다. 카탈루냐 지방의 전통 와인 잔인 ‘포론’은 개인 잔을 사기 어려운 가난한 사람들이 입을 대지 않고 와인을 마시기 위한 것. 포론 폼페로는 헥토르 세라노(Hector Serrano)가 모든 와인병에 맞도록 디자인해 와인을 나눠 마시던 전통문화를 되살린다.

4. 위트 있는 초콜릿 디자인 스페인은 초콜릿을 만들기 위해 유럽 국가 중에서 가장 먼저 카카오를 수입한 나라다. 녹인 초콜릿을 전통 간식인 추로스에 찍어 먹거나 따뜻하게 마셨다. 스페인의 전통적인 꼬치 문화를 적용한 콧수염 모양의 ‘미스터 초콜릿’과 골무 모양의 다섯 손가락에 끼울 수 있는 ‘기브미파이브’ 초콜릿 등 위트를 담은 디자인이 먹는 즐거움을 더한다.

풍부한 일조량으로 곡물과 채소가 풍성하고 지중해와 대서양으로 둘러싸여 다양한 해산물을 만날 수 있는 스페인. 그 미식의 향연에 당신을 초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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