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에서 10여 년간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로 일하며 앉아서 일하는 일상이 이어지다보니 ‘마른 비만형’의 몸매로 변화했다. 다이어트를 하겠다고 마음먹고 다양한 방법을 시도했는데 효과는 있었지만 오래도록 지속하기 힘들었다.
간헐적 단식 성공 체험기1 IF를 국내에 처음 알린‘몸찬’ 조경국
Q. 어떻게 ‘간헐적 단식’을 알게 되었나?
A. 호주에서 10여 년간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로 일하며 앉아서 일하는 일상이 이어지다보니 ‘마른 비만형’의 몸매로 변화했다. 다이어트를 하겠다고 마음먹고 다양한 방법을 시도했는데 효과는 있었지만 오래도록 지속하기 힘들었다. 그러던 중 3여 년 전 IF를 처음 알게 되었는데 평소 즐기는 음식을 포기하거나 강박관념을 가질 필요 없이 편하게 지속할 수 있다는 점이 마음에 들었다.
Q. 자신만의 IF 노하우를 담은 책을 준비하는 등 많은 이들에게 ‘간헐적 단식’을 알리고 있다. 본인만의 ‘간헐적 단식’ 노하우는 무엇인가?
A. 내가 번역한 용어이기는 하지만 사실 나는 ‘간헐적 단식’이라는 용어를 썩 좋아하지 않는다. 사람들이 너무 ‘단식’에만 포커스를 맞춰 그 외의 중요한 요소들을 간과하기 때문이다. 내가 하는 것은 ‘무조건 굶기’가 아니라 먹은 뒤에는 적당한 시간을 두고 충분히 소화시키고, 또 충분한 시간이 지나면 건강하고 부담 없이 음식을 섭취하는 것, 그리고 규칙적으로 운동하는 것이다. 그래서 내가 하는 식이요법은 ‘간헐적 단식’ 대신 ‘몸찬패스트(FAST-단식)’로 부르고 있다. 내 경우에는 1주일에 1~2회 24시간 단식을 하며 단식 날에 한 끼 식사를 하는 ‘주간 몸찬패스트’를 실시하며 주간 몸찬패스트를 하지 않는 평소에는 1주일에 3~5회 16~18시간 단식을 기본으로 하고 나머지 시간에 두세끼 식사를 하는 ‘일간 몸찬패스트’를 혼용해 생활하고 있다. 평소 식생활은 아침을 거르고 허기가 적당히 느껴지는 오후에 정상적인 점심 식사와 저녁 식사를 한다. 전날 저녁 식사 뒤 16시간의 공복을 두고 남은 8시간 동안 두세 끼 식사를 하는 식이다. 하지만 전날 저녁에 과식했거나 야식을 먹은 경우에는 아예 20~24시간 공복 시간을 가지고 저녁만 먹기도 한다. 또 보통은 일주일 내내 ‘몸찬패스트’를 하지만 어쩔 때에는 하루 이틀 단식을 쉬기도 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강박관념에서 벗어나 마음 편하고 즐겁게 하는 것이다.
Q TV 다큐멘터리에서 피자나 치킨, 케이크 등을 마음껏 먹는 장면이 등장해, 많은 이들이 ‘정크푸드를 마음껏 먹을 수 있는 다이어트’라고 생각한다.
A. 재미와 이슈를 위해 조금 더 자극적으로 편집된 것 같다. 실제 다른 식이요법에 비해 간헐적 단식이 식단 선택의 자유로움과 유연함이 강점이지만 그렇다고 ‘좋은 음식을 먹는 것이 건강에 좋고, 고칼로리 음식 위주의 식사를 하면 살이 찐다’는 사실이 변하는 것은 아니다. 치킨이나 피자를 좋아해 일주일에 1~2회씩 먹기는 하지만 적당히 즐길 뿐 매끼 그런 식사를 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간헐적 단식을 시작한 뒤 더 건강한 식단을 찾게 되었다. ‘금기 음식’에 대한 강박관념에서 벗어나면 몸은 자연스럽게 풍부한 영양과 건강한 식단을 원하게 된다.
Q. 간헐적 단식을 시작하고 얻은 것은 무엇인가?
A. 3년 전 처음 시작했을 때에는 오로지 ‘다이어트’를 위해 간헐적 단식을 했지만 역설적으로 ‘더 이상 다이어트에 연연할 필요가 없는 자유’를 얻게 되었다. 예전의 식이요법에서처럼 섭취 칼로리를 줄이는 데만 집착하느라 스트레스 받을 필요가 없어졌다. 건강한 음식이 몸에 좋다는 생각에 웰빙 간식을 종일 먹으면서도 푸짐한 한 끼의 포만감은 느끼지 못하는 심리적 박탈감도 사라졌다. 사람들과 만나는 즐거운 자리에서는 마음껏 음식을 즐기고 과식했다 싶으면 다음 날 공복을 두고 끼니를 조절하며 마음 편히 식사를 조절한다. 끼니마다 ‘이것은 몸에 좋은 메뉴일까? 이것을 먹으면 살이 찌는 것은 아닐까?’라는 생각으로 전전긍긍할 필요가 없이 한 끼를 먹어도 내가 먹고 싶은 것을 마음 편하게 먹고 음미하는 행복이 상당하다.
Q. 많은 이들이 16~24시간 단식 뒤 ‘폭식’을 하게 되지 않을까 걱정한다.
A. 16~24시간의 공복 시간 외의 식사에 대한 나의 조언은 ‘단식하지 않았던 것처럼 먹으라’는 것이다. 실제로 IF를 처음 시작하는 많은 이들이 공복 시에는 ‘이 공복만 끝나면 먹고 싶은 것을 다 먹을 거야’ 하고 생각하지만 막상 식사 시간이 되면 그렇게까지 많이 먹을 수 없다는 것을 느낀다. 24시간 중 16시간을 단식한다면 8시간 동안 2~3끼를 섭취한다고 해도 평소 하루 동안 먹던 칼로리보다 적은 양을 섭취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전체적으로 ‘매끼 조금씩 나눠 먹는’ 꾸준한 소식의 효과를 보는 것이다.
Q. 저녁 대신 아침을 굶는 이유는 무엇인가?
A. 체지방 연소의 효율성과 일상의 편의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아침을 굶는 것이 간헐적 단식을 지속하는 가장 적합한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우선 아침에 잠에서 깨어나면 이미 전날 저녁식사 후 10~12시간 정도 단식을 한 상태가 된다. 이때 아침 식사를 거르면 별다른 어려움 없이 공복 시간을 연장하며 체지방이 연소되는 시간 역시 연장할 수 있다. 따라서 하루 동안 섭취하는 총칼로리양만 동일하다면 아침 식사를 거르면서 점심 식사나 저녁 식사 때 칼로리를 섭취하는 편이 오히려 아침 식사를 많이 하고 점심이나 저녁을 굶는 것보다 심리적으로 박탈감이 없고 지속적으로 간헐적 단식을 유지하기 좋다.
또한 기존 다이어트 방법들이 흔히 주장하는 바와 달리, 하루 총섭취량만 동일하다면 탄수화물을 아침에 먹든 저녁에 먹든 체중 감량에는 별다른 영향을 주지 않는 것으로 밝혀졌다. ‘아침을 먹지 않는 사람이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비만율이 높다’는 연구 결과는 불규칙한 생활로 인해 아침을 챙겨 먹지 않은 이들이 그것을 상쇄하고도 넘치는 칼로리를 아무 생각 없이 섭취하는 일이 흔하기 때문이다.
Q 하루 종일 조금씩 나눠 먹는 소식과 간헐적 단식 중 무엇이 맞는지 혼란스러워하는 이들이 많다.
A. 간헐적 단식과 1일 5식 중 고민하는 사람은 대개 체지방 감량에 관심이 높은 것으로 알고 있다. 간헐적 단식이나 다이어트를 하면서 섭취 칼로리양을 줄이면 신체는 부족한 에너지를 충당하기 위해서 체내에 저장돼 있던 에너지를 사용한다. 신체가 체지방을 분해해 에너지로 사용하게 하려면 이를 촉진하는 호르몬의 분비를 늘려야 하는데 이를 위해서는 체내 인슐린 농도를 충분히 낮추는 것이 중요하다. 하지만 아무리 적은 양의 음식이라도 자주 먹으면 인슐린 농도가 안정적으로 유지는 되지만 충분히 낮출 수는 없다. 즉 체지방의 사용을 크게 늘리기 위해서는 식사 후 더 이상의 음식 섭취 없이 상당한 시간을 기다려야 하고 여기에 간헐적 단식의 장점이 있다. 또한 급격한 허기를 우려해 조금씩 나눠 먹는 다이어트 식사 방법이 음식 섭취를 일시적으로 중단하는 단식에 비해 더 효과적이라고 말할 수도 없다. ‘새 모이’처럼 하루 종일 조금씩 나눠 먹는 다이어트를 하다가 실패하는 이들도 많은데 대부분은 정신적 스트레스 때문이다. 하지만 1일 5식 등의 방법을 꾸준히 지속하는 데 무리가 없고 그것이 자신에게 맞는다면 굳이 간헐적 단식을 고집할 필요는 없다.
Q. 간헐적 단식을 하면 자연스레 열량의 총섭취량이 줄게 된다. 그런데 보통 운동 없이 칼로리만을 제한하는 다이어트의 경우 요요가 따르지 않는가?
A. 책을 집필하며 찾아본 자료에서 심지어 한 번에 3일 이상 긴 단식을 하거나 또는 22일 동안 격일제 단식을 계속해도 기초대사량이 줄지 않았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따라서 1주일에 몇 차례 하루 한두 끼 식사만 거르면서 짧은 단식을 하고, 나머지는 정상적인 식사를 계속한다고 기초대사량이 줄어들 리가 없다. 또한 단식하는 동안에 분비가 크게 증가하는 성장호르몬 덕분으로, 다른 다이어트보다 체지방 연소를 더 늘리면서 근육 내 단백질이 분해되어 에너지로 소모되는 것을 줄이는 효과가 있다. 주의할 것은 일정 기간 이상 운동 없이 칼로리 섭취를 지나치게 제한하는 경우 근육의 손실로 인해 기초대사량이 줄어들고, 이 때문에 다시 섭취 칼로리양을 늘리면 살이 찌기 쉬운 것은 당연하다는 것이다. 일반적인 다이어트든 간헐적 단식이든 상관없이 체중 감량을 위해 장기간 칼로리 섭취량을 줄이는 경우, 근력운동을 꾸준히 하는 것이 근육 손실을 최소화하거나 예방하는 데 필수적이다. 근력운동을 통해 근육량을 유지하면서 기초대사량의 감소를 막을 수 있다.
Q. 간헐적 단식을 시작하려고 하는 이들에게 조언한다면?
A. 간헐적 단식은 16시간 공복 뒤 8시간 동안 2끼를 먹든 3끼를 먹든 자신의 체질이나 성향에 따라 횟수와 강도를 조절할 수 있다. 다만 단식을 꾸준히 할 사람이라면 처음 얼마 동안은 ‘8시간에 3끼’ 또는 ‘6시간에 2끼’ 식으로 기본 방침을 미리 정하는 편이 스스로 책임감이 높아져 성공할 확률이 높다. 방송이 나간 뒤 시청자들이 ‘매일 기름지고 단 음식을 배부르게 먹어도 몸매 관리가 되나보다’ 하고 오해하지만, 실생활에서는 보리밥과 청국장, 나물을 즐겨 먹고 어머님이 차려주시는 건강한 제철 식단을 즐기고 있다. 간헐적 단식에 금기 음식은 없지만 초반 체중 감량이 주목적이라면 가능한 한 건강한 음식 위주로 정상적인 식사를 하면서 공복을 통해 줄어든 섭취 칼로리를 유지하도록 하고, 그 후 체중이 어느 정도 목표치에 근접하거나 체중 유지만 하면 된다고 느꼈을 때 고열량 음식도 적당히 먹는 것이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강박을 가질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결국, 단기적으로는 그때그때 상황에 맞게 계획을 수정하면서 적절히 대처하되, 장기적으로는 기본 계획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도록 한다는 융통적인 사고방식을 갖는다면 정신적 스트레스 없이 꾸준하게 단식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믿는다.
간헐적 단식 성공 체험기2 간헐적 단식을 실험 중인 건강 전도사 아놀드 홍
Q. 우리나라 대표 ‘몸짱 트레이너’로 불리며 자기 관리에 철저했는데, 간헐적 단식을 시작하게 된 이유는 무엇인가?
A. 고등학교 시절 보디빌더를 시작하고부터 지금까지 26년간 하루에 6~7끼를 먹었다. 몸에 안 좋은 음식은 피하고 저지방 고단백 위주의 식사를 한 것도 물론이다. 공복이 3시간 이상 지속되면 근육이 ‘쪼개진다’는 강박에 사로잡혀 주머니에 닭 가슴살을 챙겨 다닐 정도였고 새벽에 자다가도 일어나서 단백질파우더를 마시기도 했다. 하루에 6~7끼로 나눠 건강한 식사를 한다는 게 강박이 되기도 한다. 그런데 최근 ‘공복 시에 오히려 체지방이 분해되고 같은 양을 먹을 시 여러 번 쪼개 먹는 것보다 한 번에 먹는 것이 근육 손실이 덜하다’는 연구 결과를 보고 충격을 받아 시험 삼아 시작했다.
Q. 간헐적 단식을 시작하고 몸 상태가 어떻게 바뀌었나?
A. 결과는 놀라웠다. 10여 년 만에 처음으로 피자를 먹는 등 자유로운 식단에 평소와 같은 양의 운동을 했는데도 16일 만에 체지방만 0.8킬로그램이 줄었다. 그에 비해 근육 손실은 0.2킬로그램에 불과했다. 오랜 기간 트레이너 생활을 하면서 체지방과 근육 등에 대한 지식은 의사 못지않다고 자부해왔는데, 공복을 반복하면 근육은 줄고 지방은 늘 것이라는 내 상식을 뒤집는 결과였다. 몸에서 기운이 솟고 더 활기차진 것도 변한 것 중 하나다. 심했던 불면증이 사라졌고 아침에 가뿐하다. 보디빌더를 하면서 과도한 근육 사용으로 얻은 직업병인 ‘근육통’이 은퇴 뒤에도 계속되었는데 그것조차 사라졌다.
Q. 지금까지 저지방 고단백 식품을 하루 여러 번에 나눠 먹는 것을 추천하던 자신의 신념을 뒤엎는 것 아닌가?
A. 현재 간헐적 단식 수기를 매일 온라인에 올리는데 실제로 비난하는 이들도 있다. 하지만 이것이 지난 26년간 나의 철학을 바꾸는 것이라 해도 상관없다. 오히려 지금이라도 알게 되어 행복하고 내 경험을 사람들과 나누고 싶다. 내가 얻은 가장 큰 것은 ‘자유’다. 그동안 나는 아침에 입맛이 없어도 ‘규칙적인 식사’를 위해 억지로라도 식사를 챙겨 먹을 정도로 자기 관리에 철저했다. 간헐적 단식 후 평생 이렇게 음식과 식사를 즐긴 적이 없었다. 사람들에게도 매일 먹기 싫은 “닭 가슴살과 달걀흰자만 먹고, 먹고 싶은 음식은 참으라”고 할 때보다 “적정한 시간에 즐겁게 먹으라”고 말하는 나 자신이 오히려 진정한 건강 전도사가 된 기분이다. ‘간헐적 단식’이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할 수 있다면 영양 과잉으로 인한 질병 해소에도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
Q. 공복 상태에서 운동하는 것이 힘들지는 않는가?
A. 우리가 음식을 먹었다고 그것이 바로 에너지로 쓰이는 것이 아니다. 위에서 소화, 흡수되어 에너지로 바뀌는 데 최소 16시간 이상이 걸리기 때문에 공복에 힘이 안 난다는 것은 오로지 개인의 느낌일 뿐이다. 체지방량이 높다는 것은 그만큼 몸속에 불필요한 에너지가 쌓여 있다는 것이다. 에너지로 태울 수 있는 지방이 잔뜩 있는 사람이 한두 끼 굶는다고 큰일이 생기지는 않는다. 오히려 공복 시에 근육세포 속에서 에너지대사를 좌우하는 미토콘드리아의 활동이 높아져 신진대사가 활발해진다. 공복 시 운동하면 기초대사에 필요한 에너지를 지방에서 가져다 쓰기 때문에 체지방 분해 효과도 높다.
Q. 바뀐 식생활이 주는 신체적, 정신적 부담은 없는가?
A. 고칼로리 음식을 과하게 섭취했어도 그만큼 공복을 유지하면 되니 오히려 편안하다. 공복을 경험하고 나니 내 스스로의 신체 조절 능력을 알게 된 것이다. 과하게 먹으면 그만큼 내 몸이 쉬고 싶어 하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정작 보디빌더 선수 시절에는 탄수화물 섭취를 제한하느라 하루에 닭 가슴살만 20쪽 가까이 먹었음에도 저혈당으로 쓰러진 적이 있다. 끼니의 소중함을 알고 행복하게 즐기는 편이 훨씬 건강하다. 또한 많은 이들이 저녁에 먹는 것을 우려하는데 똑같은 양을 먹는다면 저녁에 먹든 아침에 먹든 차이는 없다
간헐적 단식 성공 체험기3 하루 종일 달고 살던 간식을 끊은 에디터 K
나와 끼니가 화해하는 시간
간헐적 다이어트는 실제로 칼로리 섭취를 제한하는 효과가 있다. 하루는 마음껏 먹지만 그다음 하루 정도는 식탐을 참아본다. 막연하게 ‘이제부터 군것질을 줄여야지’라고 결심하는 것과 ‘칼로리 제한일’을 설정해 군것질을 참는 것은 상당히 큰 차이가 있다. ‘더 이상 군것질을 하지 않겠다’고 다짐한 지 1초도 안되어 누군가 ‘맛있는 케이크 사 왔는데 먹을래?’라고 물어본다면 언제 그랬냐는 듯 먹는 것이 우리 모습 아니던가? 스스로 칼로리 제한일을 설정하고 자기 점검을 하는 것은 길게 볼 때 상당한 변화를 일으킬 뿐 아니라 ‘먹으면 안 된다’는 금기 대신 ‘다음에 먹으면 된다’는 안도감에 스트레스를 덜 수 있다.
앞으로 간헐적 단식을 평생 지속할 생각이다. 간헐적 단식은 단순히 다이어트 방법을 넘어서 ‘끼니’를 다시 뒤돌아보게 만들었다. 음식을 먹으면서도 ‘살이 찔까’ 걱정했는데 이제는 식사가 즐거운 시간으로 바뀌었다. 마치 ‘나와 끼니가 화해하는 과정’처럼 느껴진다. 내가 배부르고 힘든 것은 ‘음식’ 탓이 아니라 내 탓이었다. 내가 필요 이상의 음식을 구겨 넣었기 때문이다. 적당한 공복으로 ‘진짜 배고픔’이 뭔지 구분할 수 있게 되자 ‘끼니의 고마움’이 더 커졌다.
‘오늘까지만 먹어야지’가 ‘내일 먹어야지’로
많이 먹는 편은 아니나, 하루 종일 간식을 손에서 놓지 않는 데다 먹고 싶은 것이 있으면 새벽 2시건 아침 7시건 참지 않는 스타일이다. 일에 시달리고 밤샘 작업을 하는 등 스트레스가 생기면 먹는 것으로 푸는 타입이라 밤에 먹는 일이 잦았다. 과체중은 아니지만 몸 구석구석 군살이 늘어만 가고 항상 몸이 찌뿌둥하고 무거웠다. 간헐적 단식 기사를 쓰기 위해 자료를 찾다보니 ‘별 어려움 없이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하루에 8시간 동안만 먹고 나머지 시간에는 금식을 하는 것이 평소 간식을 즐기는 성향에 맞지 않는다고 판단해 ‘하루는 마음껏 먹고 하루는 필요 에너지의 20%만 섭취’하는 ‘하루걸러 다이어트’를 선택했다.
하루 필요 열량의 20%만 섭취하는 ‘칼로리 제한일’은 생각보다 어렵지 않았다. 평소 ‘살 빼야지’ 하는 말을 입에 달고 살면서도 맛있는 디저트가 앞에 있으면 ‘딱 이것까지만 먹어야겠다’고 눈 녹듯 무너지던 결심이 ‘오늘은 참지만 내일은 먹을 수 있다’로 바뀌자 음식의 유혹을 쉽게 이겨낼 수 있었다.
더부룩한 속에 꾸겨 넣던 아침은 그만
원래는 ‘아침에 먹는 음식이 제일 맛있다’던 조식 예찬론자였다. 하루 중 아침에 먹는 열량의 비율이 가장 높을 정도로 ‘왕과 같은’ 아침을 먹곤 했다. 그런데 그렇게 배불리 아침을 먹은 날에는 화장실 가는 데도 힘이 들고 몸이 둔해지는 것을 느꼈다. 그래서 하루걸러 단식을 실천하면서 정상 식사를 하는 날에도 아침을 거르고 전날 먹은 식사 후 16시간의 공복을 유지하려고 노력했다. 처음에는 아침을 먹지 않는 것이 아쉽게 느껴졌지만 하루 이틀 시간이 흘러갈수록 그동안 그 많은 아침을 어떻게 먹었는지 스스로도 놀라웠다. 시간이 지나자 아침을 먹지 않은 날에도 배가 고프기는커녕 어제 먹었던 음식이 아직 몸속에 남아 있는 것을 확실히 느낄 수 있어 그것을 배출하거나 소화시키기 전에 무엇인가를 먹는 것이 거북하게 느껴졌다.
운동이 재밌을 수 있다니
‘하루걸러 다이어트’를 시작하면서 전문가들의 조언에 따라 운동을 시작했다. 평소 헬스나 뛰기 등의 유산소운동을 지루하게 여겨 등록을 하고도 ‘저녁 약속이 있어서’ ‘오늘은 힘이 없어서’ 등의 핑계로 결국 용두사미가 되기 일쑤. 그래서 이번에는 즐겁게 평생 유지할 수 있는 것을 택하기로 하고 요가와 발레 교습소에 등록했다. 운동을 하면서 가장 놀라웠던 것은 칼로리 제한일에 공복 상태에서 운동해도 힘이 들거나 허기가 지기는커녕 몸이 가벼워 제대로 즐길 수 있다는 점이다. 오히려 밥을 배불리 먹고 운동하는 것이 훨씬 힘들었다. 운동하고 난 뒤에는 식욕이 떨어지는 효과도 있었다. 공복에 하는 요가와 발레는 일상에 활기를 불어넣었고 결국 인생에서 최초로 1주일에 3~4번씩 3주간 꾸준히 운동을 지속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지속할 예정이다.
작지만 큰 변화 - 스스로를 조절하는 힘
솔직히 3주가량 ‘하루걸러 다이어트’를 하면서 매일 철저하게 규칙을 따르지는 못했다. 칼로리 제한일임에도 점심, 저녁 연이은 약속으로 많은 양을 섭취하기도 하고 자정이 넘어가는 시각에 야식을 먹어 다음 날 공복까지 12시간이 채 안 된 적도 잦았다. 게다가 ‘칼로리 무제한일’에도 신이 나서 고칼로리 음식을 평소보다 더 찾기도 했다. 이렇게 보면 ‘실패한 다이어트’ 같지만 그 결과는 꽤나 유의미하다. 일단 하루 이틀 폭식한 날을 제외하고는 생각보다 적은 양으로도 만족감과 포만감을 느낄 수 있었고, 칼로리 제한일도 3주일 중 2~3일은 빼고 비교적 준수하게 지켰기 때문에 전체적인 칼로리 섭취량은 줄어들었다. 결과적으로 잘 빠지지 않던 체중이 2kg 가까이 줄어들었다.
호주에서 10여 년간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로 일하며 앉아서 일하는 일상이 이어지다보니 ‘마른 비만형’의 몸매로 변화했다. 다이어트를 하겠다고 마음먹고 다양한 방법을 시도했는데 효과는 있었지만 오래도록 지속하기 힘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