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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장이 되려면 정치가 필수?

조기 대선 국면에서 은행장들을 향한 정치권 호출이 잦다. 은행들의 속내가 착잡하다.

On April 25,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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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장 되려면 ‘정치’가 필수?

주요 수익 구조가 금융 당국에 의해 좌지우지되니, 금융위원장이나 금융감독원장, 주요 정치인들이 부르면 은행장들이 쪼르르 달려가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구조다. 사소하게는 은행이 내놓는 대출 상품이나 금리까지 눈치를 보지 않을 수가 없다. 특히 은행장의 경우 대통령실(과거 청와대)에서 ‘컨펌’을 해주지 않으면 불가능한 구조라는 건 금융권에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그런 상황에서 ‘전 정부(윤석열)’에서 취임한 은행장들의 불안감이 큰 것은 당연하다. 지난 4월 9일 정진완 우리은행장을 시작으로 이환주 국민은행장, 이호성 하나은행장(4월11일), 강태영 NH농협은행장(4월 12일)이 취임 100일을 맞았다. 이 중 정상혁 신한은행장은 5대 은행장 중 유일한 연임에 성공하며 2년의 임기를 부여받았다. 5대 은행장들의 임기는 오는 2026년 말까지다.

‘한 번 했으면 됐지’라는 생각이 들 수 있지만, 그러기에는 연봉 등이 너무 매력적이다. 4대 은행인 KB국민은행은 26억 2,000만원, 하나은행은 12억 5,000만원, 신한은행은 12억 3,500만원, 우리은행은 10억 6,800만원을 각각 2024년 은행장들에게 지급했다. 정치권의 낙점을 받아 금융지주 회장으로라도 승진할 수 있다면 더 큰 연봉이 약속된다. 4대 금융지주 회장들이 지난해 받은 급여는 평균 17억원.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회장이 약 23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양종희 KB금융지주 회장은 지난해 급여 9억원에 상여를 포함해 총 18억원을 수령했다. 진옥동 신한금융지주 회장은 15억원, 임종룡 우리금융지주는 11억원의 연봉을 받았다.

새로운 정부가 들어서면 ‘교체’될 수도 있다는 불안감 속에 살아남기 위해 ‘정치권 소환’에 적극 응하는 상황이 된 것이다. 금융권에 정통한 한 법조인은 “여당에서 힘을 좀 쓴다하는 정치인들의 눈치를 봐야 하는데 문제는 지금 여당과 야당의 포지션이 서로 바뀔 수 있다 보니 둘 다 신경 쓸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된 것이다”라며 “가만히 있어도 수조원을 버는 우리나라 은행 구조다 보니 정치가 더 큰 개입을 하게 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 번 했으면 됐지’라는 생각이 들 수 있지만, 그러기에는 연봉이 너무 매력적이다.
KB국민은행은 26억 2,000만원, 하나은행은 12억 5,000만원, 신한은행은 12억 3,500만원을 각각 2024년 은행장들에게 지급했다.
정치권의 낙점을 받아 금융지주 회장으로라도 승진할 수 있다면 더 큰 연봉이 약속된다. ‘정치권 소환’에 적극 응하는 이유다.

내부 사고는 여전

문제는 이런 상황에서도 내부 사고는 여전하다는 점이다. 하나은행은 4월 14일 내부에서 350억원 규모의 금융 사고가 발생했다고 알렸다. 금융 사고는 부동산 구입을 위한 잔금 대출을 받는 과정에서 계약금·중도금 이체 확인증을 허위로 제출하면서 발생했는데, 다행히 해당 차주사에 대한 기한이익 상실 조치와 담보물 매각 등으로 사고액의 99.5%는 회수된 상태다. 우리은행은 2022년 본점 차장의 707억원 횡령 사건이 두고두고 회자된다. 해당 직원은 횡령 과정에서 공문을 위조하거나 금융당국으로의 허위 파견 보고 후 1년간 무단결근을 한 사실까지 전해져 은행 내부 통제 시스템의 허점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우리은행은 1년 후인 2023년 지방 지점 직원이 고객 명의로 허위 대출을 실행해 약 177억원을 횡령한 사실도 밝혀졌다.

은행장들 역시 이런 사실을 쉬쉬하기 급급하다. ‘사고’가 나지 않아야 자리를 연장하는 데 유리하기 때문이다. 한 은행 관계자는 “어느 은행이 문제가 가장 많이 터져 언론과 정치권의 질타를 받으면 나머지 은행장들은 승진이나 자리 연장을 할 수 있는 가능성이 그만큼 더 높아지는 셈이다”라며 “윗선들이 ‘승진’에만 목숨을 거는 조직이다 보니 은행 본업의 발전이 그만큼 더딘 것 아니겠냐”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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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INFO
기획
하은정 기자
취재
서환한 기자
사진
일요신문 제공
2025년 05월호
2025년 05월호
기획
하은정 기자
취재
서환한 기자
사진
일요신문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