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철 피로를 느끼는 것은 역설적으로 봄의 활력 때문일 수 있다. 봄이라서 피곤한 게 아니라 봄이라 기분 좋게 더 많은 활동을 하고 나서 피곤한 것일지도 모른다”
운동 능력을 높여주는 크레아틴
봄은 활력의 계절이기도 하다. 봄바람이 불면 마음도 함께 들뜬다. 얼굴은 빨개지고 심장박동은 빨라지며 머릿속은 이런저런 상상으로 가득해진다. 영어권에서 ‘봄의 열병(spring fever)’이라고 부르는 현상이다. 봄철 피로를 느끼는 것은 역설적으로 이런 봄의 활력 때문일 수 있다. 봄이라서 피곤한 게 아니라 봄이라 기분 좋게 더 많은 활동을 하고 나서 피곤한 것일지도 모른다.
따뜻해진 날씨에 맞춰 운동량을 늘리고자 하는 사람이라면 크레아틴과 같은 운동 능력을 향상시키는 보충제를 시도해보는 것도 좋은 선택이다. 크레아틴은 주로 근육세포에 저장되는 아미노산 화합물이다. 근육에 저장된 크레아틴은 에너지 공급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세포의 에너지원인 ATP(아데노신삼인산)를 빠르게 재생성하는 데 사용되므로 특히 격렬한 운동을 할 때 필요하다. 또한 크레아틴 섭취와 운동을 병행하면 근육 성장을 촉진할 수 있다. 크레아틴은 체내에서 크레아티닌으로 대사돼 소변으로 배설된다.
크레아틴은 비타민과 달리 인체 내에서 자연적으로 만들어진다. 하루 약 1g이 주로 간과 신장에서 만들어지며 췌장에서도 소량 합성된다. 일반적으로 남성이 여성보다, 젊은이가 노인보다 더 많은 크레아틴을 합성한다. 최근에는 중장년층에게 크레아틴 보충제가 근육량 증가와 근력 향상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늘고 있다. 크레아틴은 적색육, 생선, 가금육에 많이 들어 있다. 보통 하루 1g을 음식에서 섭취한다. 운동 능력 향상을 위해 보충제로 크레아틴을 추가 섭취하기도 한다. 음식으로 크레아틴 5g을 섭취하려면 고기 1.5kg을 먹어야 하지만 보충제로는 한 티스푼이면 된다.
크레아틴 보충제는 격렬한 운동을 할 때 도움이 될 수 있다. 중량 운동, 단거리 전력 질주처럼 순간적으로 더 강한 힘을 내야 하는 운동에서 ATP를 빠르게 재생성하는 데 도움을 주기 때문이다. 20개의 무작위 대조 임상시험에 대한 메타 분석에서 48~84살 성인들이 크레아틴을 섭취하고 주 2~3회 근력 강화 훈련 프로그램에 참가했을 때, 위약을 복용하고 동일한 프로그램에 참가한 사람들에 비해 근육량과 근력이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직 초기 단계지만 크레아틴 보충이 기억력, 인지 기능을 향상시키는 데 도움이 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보통 하루 5g을 보충제로 섭취하면 된다. 크레아틴 보충제를 먹고 운동하면 크레아틴의 근육 흡수가 향상된다.
그 밖에 가지사슬아미노산(BCAA), L-카르니틴과 같은 아미노산 섭취도 근육 회복과 에너지 생성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아유르베다 허브인 아쉬와간다, 홍경천으로 불리는 로디올라도 피로와 스트레스를 줄이기 위해 사용된다. 아쉬와간다, 홍경천은 스트레스 해소를 돕는 아답토젠이라고도 한다. 하지만 아직 이를 입증하는 연구 결과는 부족하다.
정재훈 약사
서울대학교 약학대학 출신의 약사이며 푸드라이터로도 활동하고 있다. 인터넷 방송 팟캐스트 <매불쇼>와 여러 TV·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약, 음식, 건강에 대한 과학적 지식 전파에 앞장서왔다. 신문·잡지 칼럼을 통해 약과 음식 이야기를 흥미롭게 전하고 있다. <누구나 알지만 아무도 모르는 소식의 과학> <음식에 그런 정답은 없다> 등을 출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