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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금융인] ‘상고 출신’ 함영주 하나금융 회장의 성공 키워드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회장이 3월 정기주주총회를 통해 연임에 나선다. 2022년 처음으로 회장에 오른 지 3년 만이다. ‘고졸 신화’를 이룬 함 회장의 히스토리.

On March 28, 2025

사법 리스크에도 주주총회 통해 연임 확정

‘시골 출신 상고 졸업생’ 은행 말단부터 시작

함영주 회장은 1956년 11월 충남 부여군 은산면에서 태어나 스스로 시골 촌놈이라고 할 정도로 어려운 환경에서 자랐다. 논산에 있는 강경상업고등학교를 나와 1980년 고졸 행원으로 하나은행 전신인 서울은행에 입행했다. 이후 주경야독으로 공부했고, 1985년 단국대학교에서 회계학 학사를 받았다.

지점 은행원은 영업력이 핵심이다. 함영주 회장은 밑바닥에서 시작해 능력을 인정받으며 고속 승진을 이어갔다. 특히 그를 높이 끌어올린 것은 후배들의 평판이었다. 2002년 하나은행이 서울은행을 인수합병하면서 하나은행으로 적이 바뀌었지만 후배들을 다독이며 배려하는 그의 성품은 자연스럽게 승진으로 이끌었다.

충남 출신이라는 점은 2013년 하나은행 충청영업그룹장(부행장)으로 임명되는 계기가 됐다. 이후 하나은행 내에서 충청 지역이 전국 1위 영업 실적을 달성하면서 본격적으로 실력을 인정받았다. 하지만 그 누구도 함영주 회장이 은행장이 될 것이란 생각은 하지 않았다. 하나은행 내에는 명문대를 졸업한 박사 소지자들, 화려한 커리어를 가진 임원들, 정권에 라인이 있는 집안 출신들이 즐비했다. 시골에서 자라 상고를 졸업하고 은행 말단부터 시작한 함영주 회장이 부행장까지 오른 것만 해도 사실 대단한 일이었다.

여기서 하나은행이 2012년 론스타로부터 외환은행을 인수한 것이 새로운 변수가 됐다. 외환은행 노조는 합병에 대해 부정적이었고, 시간이 지날수록 갈등은 심각해졌다. 2015년 통합 은행 출범을 앞두고 당시 김한조 외환은행장과 김병호 하나은행장이 번갈아 통합 은행장 역할을 맡았지만 내부 갈등은 해소되지 않았다. 당시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의 고민은 더욱 깊어졌다.

결국 김정태 회장의 선택은 당시 무명에 가까웠던 함영주 회장이었다. 특유의 친화력과 성실함을 바탕으로 하나·외환은행 노조와 직원들의 마음을 아우를 수 있는 적임자였기 때문이다.

함영주 회장은 2015년 8월 출범한 초대 통합 하나은행장에 임명됐다. 상고 출신이 쟁쟁한 스펙을 가진 경쟁자들을 제치고 하나은행장에 올랐다는 사실 자체만으로 화제가 될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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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실하고 사회생활 잘하면 성공한다는 표본

고비 때마다 발휘된 뚝심, 사법 리스크도 여전히 존재

하지만 함영주 회장에게는 새로운 고비의 시작이었다. 하나금융그룹은 박근혜 정부 당시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에 휘말리게 된다. 최순실 모녀가 독일 현지에 정착하기 위한 법인 설립 및 부동산 구매 과정에서 김정태 회장에게 청탁해 하나은행을 사금고처럼 이용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결국 2017년 문재인 정부가 출범하면서 하나은행을 비롯한 은행권은 정권의 사정 칼날에 그대로 노출될 수밖에 없었다.

함영주 회장 역시 신입 사원 채용에 부당하게 관여한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고 기소됐다. 주로 VIP 고객들의 자녀를 채용토록 하거나 여성보다 남성을 더 뽑기 위해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이유다.

해외금리연계 파생결합펀드(DLF) 사태도 좋은 구실이 됐다. 이 펀드에서 대규모 손실이 나자 금융감독원장은 2020년 함영주 회장에게 책임 관리 소홀을 이유로 문책 경고를 내렸다. 이 징계가 확정되면 3년간 금융권 취업이 제한되기에 사실상 퇴출 선고였다. 여러 명분이 있지만 본질은 하나금융그룹의 지배구조에 대한 공격이었다. 정권마다 공통적으로 주인이 없는 은행금융그룹에 자신들의 낙하산 회장과 은행장을 꽂고 싶어 한다.

하지만 하나금융그룹은 철저하게 지명식 승계 제도를 지켜왔다. 전임 회장이 내부에서 후임자를 지명하고 그 지명자가 회장이 되면 다시 내부에서 후임자를 지명하는 방식이 여전히 깨지지 않고 유지되고 있었다. 그래서 하나금융그룹 역대 회장은 외부 낙하산 없이 윤병철→김승유→김정태로 내부 출신에게 승계됐다.

김정태 회장과 함영주 은행장을 물러나게 만들면 이 같은 전통을 깨뜨릴 수 있다는 뜻이다. 금융 당국과 검찰을 통한 하나금융그룹 압박은 갈수록 거세졌다.

함영주 회장은 철저하게 김정태 회장을 보호하겠다는 행보를 보였다. 김정태 회장은 전혀 모르는 일이며 모든 책임은 자신에게 있다는 태도로 일관했다. 그리고 문책 경고 징계에 대해서는 법원에 가처분 신청을 내 효력을 정지시키고, 금융 당국을 상대로 행정소송에 들어갔다. 버티기 작전이었다.

문재인 정부 임기가 다해가고 2022년 3월 대선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당선되면서 하나금융그룹을 향한 칼날은 힘을 잃었다. 덕분에 2012년 하나금융지주 회장에 올랐던 김정태 회장은 2022년 3월까지 10년간 회장을 할 수 있었다. 2021년 3월 주주총회에서 네 번째 연임에 성공했지만 하나금융 지배구조 내부 규범상 회장 나이가 만 70살을 넘길 수 없기에 1년 연임만 하고 물러났다.

함영주 회장은 그렇게 후계자로 2022년 3월 하나금융지주 회장에 올랐다. 자신을 희생하면서 김정태 회장과 조직을 보호했다는 사실을 모두가 알기에 내부에서 그 누구도 이견이 없었다.

지난해 하나금융은 만 70살이면 물러나야 하는 규정을 70살이 넘더라도 임기는 마칠 수 있도록 고쳤다. 이를 통해 만 68살인 함영주 회장은 두 번째 3년 임기를 모두 채울 수 있게 됐다. 앞서 전임 회장이 모두 10년씩 회장을 했던 것과 비교하면 6년은 다소 짧다. 하지만 가장 낮은 곳에서 시작했기에 더욱 빛난다는 평가다.

아직도 함영주 회장에게는 마지막 고비가 남아 있다. DLF에 대한 징계는 대법원까지 가서 지난해 7월 무죄가 확정됐다. 하지만 검찰로부터 기소된 채용 비리 사건의 결론은 아직 나지 않았다. 2018년 6월 기소됐는데 3년이 지난 2022년 3월 열린 1심 선고 당시 무죄를 받았다. 그렇게 끝나나 싶었지만 2023년 11월 2심에서는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과 벌금 300만원의 유죄판결을 받았다.

함영주 회장은 예상 밖의 결과에 항소했고, 현재 대법원에서 심리가 진행 중이다. 만약 대법원에서 유죄판결이 확정되면 회장직에서 물러나야 한다. 금융회사의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은 사람은 금융회사 임원이 될 수 없기 때문이다.

CREDIT INFO
기획
하은정 기자
취재
육종심(경제 전문 프리랜서)
사진
하나금융 제공, 일요신문
2025년 04월호
2025년 04월호
기획
하은정 기자
취재
육종심(경제 전문 프리랜서)
사진
하나금융 제공, 일요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