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돌보기 위해 정리를 시작합니다>를 출간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정리를 단순히 집을 깨끗하게 꾸미는 일로만 보지 않고, 삶과 자신을 되돌아보는 과정으로 이해하길 바랐어요. SNS를 통해 자주 접하는 매끈하게 정돈된 집은 집 안을 깔끔하고 완벽하게 유지하는 것이 하나의 이상적인 모습인 것처럼 보이게 하죠. SNS에서 타인의 집을 보면서 우리 집과 비교하고 좌절감을 느낄 때가 많아요. 저는 정리가 개개인의 라이프스타일과 취향을 담을 수 있는 수단이 된다고 믿습니다. 미니멀하지 않아도 맥시멀리스트로서 자신에게 의미 있는 물건을 간직하는 정리를 통해 기쁨을 찾는 사람도 있습니다. 스스로 게으르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동선을 최소화하거나 손이 닿기 쉬운 위치에 물건을 두는 식으로 생활 속에서 자연스럽게 정리를 유지할 수 있고요. 결국 이 책은 다양한 방식의 정리를 통해 자신의 가치관과 삶의 방식을 찾아가는 여정을 담고 있습니다. 정리라는 행위가 단지 외부의 기준에 맞추기보다 나와 나의 공간을 더 깊이 이해하고, 내 삶의 방식을 구축해나가 는 과정이라는 것을 알리고 싶었어요.
유난히 정리 정돈을 잘하는 사람과 못하는 사람이 있는 것 같아요.
정리를 잘하는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의 차이는 자신의 스타일과 선호를 얼마나 잘 이해하고, 그에 맞는 방식을 적용하느냐에 달려 있어요. 정리를 못한다고 느끼는 사람 대부분은 완벽하게 해야 한다는 부담감 때문에 쉽게 시작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요. 먼저 자신이 어떤 정리 방식을 좋아하고 편하게 여기는지 파악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예를 들어 물건을 많이 간직하고 애착을 두는 맥시멀리스트라면 미니멀리스트의 방식이 오히려 맞지 않을 수 있죠. 게으르다고 느끼는 사람은 동선을 최소화하고, 필요한 물건을 손이 닿는 위치에 배치하는 방법으로 쉽게 정리할 수 있어요.
“진정한 정리란 무엇보다 나와 나의 취향 그리고 삶의 철학을 근본부터 들여다보는 데서 출발하는 일이다” 라는 말을 했죠. 어떤 의미인가요?
정리를 단순히 물건을 치우고 배치하는 일이 아닌, 자신의 가치관과 철학을 반영해 삶을 정돈하고 바라보는 과정으로 이해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나와 나의 취향 그리고 삶의 철학을 들여다보는 것’이 정리의 출발점인 건 정리를 통해 무엇이 진정으로 중요한지, 나에게 의미 있는 물건과 공간이 무엇인지 생각하고 그 과정에서 나를 돌아보는 시간을 가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스피드랙’이라는 회사를 처음 만들게 된 계기 그리고 정리와 수납을 사업 아이템으로 정한 이유가 궁금합니다.
스피드랙은 아버지가 1979년 창업한 회사에서 시작됐습니다. 당시에는 볼트와 너트로 조립하는 전통적인 방식의 조립식 앵글을 제조했죠. 저는 2005년 회사에 합류해 무볼트 방식의 조립식 선반을 개발했습니다. 무볼트 조립식 선반은 집에서 쉽게 조립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사용자가 원하는 사이즈로 온라인에서 주문 가능해 소비자들이 가정에서 정리와 수납을 스스로 해결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줍니다. 어려서부터 조립식 앵글이라는 제품을 자연스럽게 접하다 보니 정리와 수납, 보관에 대한 관심이 저절로 커졌습니다.
정리 전문가의 직업병은 무엇인가요?
정리 전문가로 알려지다 보니 주변에서 정리와 관련된 질문이나 조언을 해달라는 요청을 받기도 합니다. 특히 물건을 정리하지 않거나 정돈 상태가 흐트러져 있으면 본능적으로 정리를 권유하거나 간단한 팁을 주는데 종종 “잔소리 같다”는 말을 듣기도 해요. 또 한 가지 직업병은 정리되지 않은 공간에 대한 불안감입니다. 물건이 제자리에 있지 않거나 필요 없는 물건들이 쌓여 있는 걸 보면 자동으로 정리하고 싶은 충동이 들죠. 실제로 매장에서 물건이 흐트러져 있으면 무심코 바로잡기도 합니다.
정리가 가장 어렵다는 정리 초보자를 위해 ‘이것’부터 시작하라는 조언을 한다면요?
많은 이들이 정리를 시작할 때 ‘오늘은 거실을 정리해야지’라고 장소를 기준으로 목표를 설정하는 경우가 많아요. 하지만 이 방식은 다양한 장소에서 물건이 중복으로 발견되는 상황이 자주 발생하게 돼요. 물건의 종류나 카테고리를 기준으로 정리하는 것이 훨씬 효율적입니다. 오늘은 ‘컵’, 내일은 ‘펜’ 하는 식으로 특정 물건의 종류별 정리를 계획하는 것이죠. 이렇게 하면 집에 있는 해당 종류의 물건을 한곳에 모아 양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습니다. 필요한 수량과 공간을 가늠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물건의 자리를 한 번에 정리할 수 있어 동선도 효율적입니다.
정리를 통해 인생이 달라졌다는 피드백을 많이 들을 것 같아요.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이 있나요?
정리 봉사 활동을 통해 만났던 분이 오래 기억에 남습니다. 국가보훈부와 함께 진행한 정리 봉사 활동 중 하나로, 남편이 순직한 후 홀로 자녀를 키워야 하는 상황에서 정리할 시간과 여유가 부족해 점점 지쳐가고 있는 분이었어요. 매일 늦은 시간 퇴근 후 집에 돌아오면 육아와 집안일로 에너지가 남지 않아 물건이 쌓이고, 공간이 복잡해지면서 정리가 쉽지 않은 상황이었죠. 저희가 도움을 주며 공간을 하나씩 정돈하자 처음에는 조심스럽게 참여하던 이분이 점차 스스로 정리하는 방법을 배우고 작은 변화에 기쁨을 느끼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집 안이 정리된 후에는 삶에 대한 긍정적인 태도와 에너지를 되찾는 모습이 인상 깊었죠. 다양한 봉사 활동을 통해 정리가 단순히 물건을 치우는 것이 아니라 사람의 마음을 치유하고 삶에 긍정적 변화를 일으키는 과정이라는 것을 다시금 느끼게 됐어요.
유튜브 채널 <정리마켓>의 ‘전국살림자랑’ 콘텐츠는 어떤 과정으로 만들어지나요? 인물 선정은 어떻게 하는지도 궁금합니다.
‘전국살림자랑’ 콘텐츠는 삶의 철학이 확고하고, 일상에서 오랜 시간 쌓아온 노하우가 있는 이들을 선정해 그들의 생활 공간과 정리 방식을 소개하는 형식으로 제작됩니다. 특히 연륜과 인생 경험이 풍부한 어르신들이 보여주는 살림 방식은 반응이 좋습니다. 쓸모없는 물건을 최소화하고 물건 하나하나에 애정을 담아 정리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인물 선정 과정에서 철학과 정리 방식이 독특한 이들을 찾아내고, 그들의 정리 철학이 담긴 삶의 이야기를 생생히 전달하려고 해요. 단순히 깔끔함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각자의 생활 방식에 맞춘 정리법과 살림 철학을 통해 삶을 정리하고 가꾸는 모습이 담길 때 시청자들이 더욱 공감하는 것 같습니다.
정리하면서 달라진 자신이 느껴지나요?
정리를 하면서 제 삶과 사업 철학이 모두 긍정적으로 변화한 것을 느껴요. 저 또한 정리를 통해 저만의 방식으로 나 자신을 돌보고, 나의 정리 스타일과 좋아하는 방식을 찾아가는 과정을 경험하고 있습니다. 단순히 공간을 정돈하는 것을 넘어 제 삶의 방향을 새롭게 다지는 계기가 됐죠. 덕분에 스피드랙 제품을 사용하는 고객들이 정리와 수납을 통해 어떤 필요와 가치를 느끼는지 더 잘 이해하게 됐고, 고객의 마음에 더욱 공감할 수 있게 됐습니다. 사업 목표 역시 수익을 내는 데 그치지 않고 정리와 수납을 통해 사회에 도움이 될 수 있는 방향으로 나아가고자 하는 제 개인의 목표와 일치하게 돼 뿌듯합니다.
<나를 돌보기 위해 정리를 시작합니다>
정코(정리마켓)│비즈니스북스
수납·정리용품 회사를 운영하던 저자가 유튜브 채널 <정리마켓>을 시작하며 자신만의 정리 기술과 노하우로 삶을 가꾸는 전국의 살림 고수들을 만났다. 이 책에는 살림 고수들이 알려주는 수많은 정리 노하우가 담겼다.
정리와 살림을 도와주는 잇템
사선 수저 정리함
주방 서랍장에 수저를 정리할 때 사선으로 된 수저 정리함을 사용하면 흐트러지지 않으면서 한눈에 들어오는 정리가 가능하다.
타월꽂이
주방에서 손을 닦는 타월이 어중간한 위치에 있으면 주방이 지저분해 보인다. 타월 끝을 꽂는 형태의 이 제품은 사용도 편리하고 보기에도 좋다.
보디 워시 홀더
샴푸 및 보디 워시 홀더를 제품 입구에 고정하고 원하는 곳에 걸어두면 물때 걱정 없이 깔끔하게 욕실용품을 관리할 수 있다.
투명 보관함
양말 정리가 너무 귀찮다면 같은 색 양말을 여러 개 사서 그대로 투명 보관함에 정리할 것. 건조된 양말을 그대로 넣기만 하면 정리 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