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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와 학원에서 시작된 주안이의 사회생활

어느덧 주안이도 학교와 학원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하는 나이가 됐다.

On November 07,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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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 마음은 내 자식이 원만한 인간관계로 학교생활이나 주변 환경에서 두루두루 잘지냈으면 하는 마음이 크다. 하지만 어디에서든 나와 마음이 잘 맞는 친구가 있는 반면, 의견 충돌이 생기는 친구나 상황도 있기 마련이다. 그 당사자가 될 수도 있고 제삼자가 되는 경우도 있다.

주안이와 대화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이런저런 이야기를 듣게 된다. 주안이 입에서 자주 나오는 친구 이름도 있고, 뜸해진 이름도 있고, 어느 순간부터 자주 등장하는 친구 이름이 바뀌기도 한다. 그것을 느끼고는 ‘주안이가 친구들과 건강하게 잘 지내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면서도 한편으로는 처음 시작하는 ‘사회’에서 잘 적응하기 위한 처세술이나 현명한 대화 방법에 대해 많이 생각하게된다. 언젠가 주안이가 이런 말을 했다. “엄마, 아빠는 누군가의 좋은 소식을 알려줄 때면 하이텐션에 질문까지 하면서 신나하는데, 나쁜 소식이나 누군가의 안 좋은 소식을 이야기할 때면 ‘어’, ‘음’, ‘아’ 같은 반응만 한다”고. 생각해보니 대체로 그런 반응을 했던 것같기도 하다.

주안이가 엄마, 아빠는 왜 그렇게 반응하는지 물었고, 나는 무엇보다 남 이야기는 항상 조심해야 한다고 답해주었다. 좋은 일이라면 주변에 널리 알려 함께 축하해주는 게 맞지만 좋지 않은 일이라면서 단순히 흥미를 가지고 추측성 이야기를 하는 것 자체가 당사자에게는 큰 상처가 된다는 부연 설명도 해주었다. 아직 어린 주안이는 이러한 ‘인간관계’와 ‘사회생활’에 대해 생소한 듯 보였다. 그래서 다시 한번 안 좋은 말은 항상 아끼는 것이 좋다고 말해줬다.

그랬더니 주안이가 “아, 그 친구는 굉장히 현명한 것이었구나…” 하며 혼잣말을 하는 게 아닌가. 사연인즉, 친구 중에 좋은 말을 할 때면 맞장구치면서 재미있게 얘기하는데 안 좋은 말을 할 때면 “그래? 난 잘 몰라” 하거나 “그래? 엇, 어~” 하며 뜨뜻미지근한 반응을 보이는 친구가 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아빠 이야기를 듣고 보니 그 친구가 참 현명한 거였네”라고 했다.

이번에는 조심스럽게 요즘 뉴스에 많이 나오는 학교 폭력과 왕따 사건들에 대해 아는지 물어봤다. 자세히는 모르지만 ‘큰일 나는 일’이라는 것은 충분히 안다고 했다. 그러면서 주안이는 “아빠, 그러면 억울한 일을 당해도 무조건 참아야 하는 거야?” 하고 되물었다. 그건 아니라고 했다. 하지만 누군가에게 폭력을 행사하거나 지속적으로 괴롭히고 미워해서는 안 되고 특히 무리 지어 무시하면 상대방의 인생이 무너져 내릴 수도 있다고 말해주었다. 주안이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 끝에 주안이는 요즘 친구들과 엄청 친하게 지내다가 가끔 다투기도 하는데, 이건 자기가 억울하고 저건 친구가 억울할 것 같고, 그래서 자기가 좀 미안했다며 조잘조잘 이야기를 했다. 아마도 주안이와 주안이 친구들 모두 귀엽고 사랑스럽게 열심히 사회생활 중인 듯싶다.

글쓴이 손준호

1983년생으로 연세대학교 성악과를 졸업한 뮤지컬 배우다. <팬텀>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오페라의 유령> 등 다수의 뮤지컬에 출연했다. 2011년 8살 연상의 뮤지컬 배우 김소현과 결혼해 2012년 아들 손주안 군을 얻었다. 뭘 해도 귀여운 아들의 행복을 위해 고군분투 중인 대한민국의 평범한 아빠다.

CREDIT INFO
기획
하은정 기자
손준호
사진
손준호 제공
2024년 11월호
2024년 11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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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은정 기자
손준호
사진
손준호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