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은 털보다 분변이 문제
비듬이나 대소변의 특정 단백질이 알레르기 일으켜
요즘은 반려동물로 인한 알레르기 환자도 많지요?
포유동물의 알레르겐은 침, 대소변, 털, 비듬에 많이 포함돼 있는데 알레르기는 동물의 털 자체보다 동물의 비듬이나 대소변 등에 있는 특정 단백질로 인해 나타납니다. 반려동물 중에 고양이가 알레르기 천식을 악화시키는 최고 위험 인자로 알려져 있어요.
동물 알레르겐 노출을 줄이는 방법이 있을까요?
반려동물이 거실이나 알레르기 환자의 방에 가지 못하게 해야 합니다. 또 반려동물을 일주일에 2회 이상 목욕시킬 것을 권장해요. 알레르기 환자가 아닌 다른 가족이 목욕시켜야 하고요. 나머지는 집먼지 진드기에 노출되는 것을 줄이는 생활 방법과 같습니다.
미세먼지 등 대기오염 물질은 어떻게 대처해야 하나요?
대기오염 물질 속의 오존, 질소산화물, 분진은 알레르기 천식 증상을 유발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춥거나 건조하면 증상이 심해질 수 있으니 겨울철에 공기가 나쁜 날엔 외출을 삼가야 해요. 천식 환자는 외출할 때 천식 발작에 대비해 흡입용 속효성 기관지 확장제를 소지하는 것이 좋습니다. 심한 알레르기 환자는 대기오염이 지속될 경우 거주지를 잠시 동안 옮기는 것도 고려해볼 만합니다.
만성 기침은 왜 발생하며 어떻게 치료합니까?
보통 성인에게 기침이 8주 이상 지속되면 만성 기침이라고 합니다. 발생한 지 3주가 안 된 급성 기침은 상기도 바이러스 감염증이 주된 원인으로 저절로 낫는 경우가 많지만, 8주 이상 지속되는 기침은 자연적으로 호전되는 경우가 드뭅니다. 이러한 만성 기침은 천식, 비염, 부비동염, 위식도 역류 질환 등과 밀접하게 관련돼 있으므로 관련 질환을 찾아내어 적절히 치료하는 것이 중요해요.
천식은 10세 이하 어린이와 고령층에서 많이 발생하지만 20~40대에서도 발생하는데 ‘젊은 천식’은 어떤 특징이 있나요?
젊은 사람은 집먼지진드기나 꽃가루 같은 알레르겐이 원인인 알레르기 천식이 80%예요. 반면 고령층은 알레르기 천식과 비알레르기 천식이 절반씩이에요. 나이가 들면 면역 체계가 변하고 폐 탄력성이 떨어지며, 흡연 등 기도에 대한 자극이 누적돼 비알레르기 천식이 많이 생긴다고 생각돼요.
당장 병원에 가야 하는 알레르기
급성 천식 발작, 아나필락시스는 생명을 위협해
당장 병원에 가야 하는 알레르기질환도 있지요?
천식 급성 발작, 아나필락시스(초과민 알레르기 반응), 중증 피부 약물 유해 반응이 위험합니다. 급성 중증 천식은 평소 치료를 게을리하던 환자가 갑자기 대량의 알레르겐에 노출될 때나 약물 알레르기를 가진 천식 환자가 예기치 않게 해당 약물을 복용할 때 나타나요. 중증 피부 약물 유해 반응은 약물 복용 후 피부 발진이나 박탈(벗겨짐), 고열, 호산구 증가, 간 기능 악화 등이 동반되는 증상인데, 이를 적절히 치료하지 않으면 매우 드물지만 치명적일 수 있습니다.
아나필락시스는 왜 발생하며 어떤 경우가 특히 위험한가요?
아나필락시스는 아주 소량의 알레르겐에 특이한 면역반응을 일으켜 몇 분 이내에 전신에 심한 알레르기가 나타나는 질환이에요. 호흡곤란, 심한 어지럼증과 쇼크, 혈압 저하로 인한 오심과 구토, 피부 두드러기, 혈관 부종 등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특히 목젖을 중심으로 후두에 심한 혈관 부종이 생기면 기도를 막아 질식할 수 있으므로
삼킴곤란이나 목이 조여드는 느낌이 나타나면 각별히 주의해야 합니다. 원인은 음식, 운동, 약물, 벌 쏘임 등 다양해요.
아나필락시스가 발생하면 어떻게 대처해야 합니까?
급성 증상이 발생하면 응급조치를 통해 혈압을 상승시키고 기도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산소를 공급하면서 에피네프린(아드레날린 호르몬)제나 스테로이드제, 항히스타민제 등을 투여합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증상을 유발한 원인을 정확히 알고 일상에서 피하는 거예요. 아나필락시스 고위험 환자라면 자신의 증상과 원인을 메모해 가지고 다니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그러면 병원에서 원인 약물을 처방받는 것을 예방할 수 있어요. 또한 정신을 잃고 쓰러졌을 경우 주변 사람이 그 원인을 짐작하고 적절한 응급조치를 시행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양봉업자 등 직업상 아나필락시스에 노출될 위험이 있다면, 혈압을 즉시 상승시킬 수 있는 에피네프린 자가 주사기를 휴대하고 있다가 응급 상황 발생 시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최신 치료법 나오고 있다
면역치료와 생물학적제제 주목, 꾸준히 치료받아야
근본적인 치료 방법으로 주목받는 면역치료는 어떻게 시행되고 있습니까?
면역치료는 알레르기 환자에게 원인 알레르겐을 소량부터 점차 용량을 늘려 투여해 알레르겐에 대한 과민반응을 줄이고 증상을 호전시키는 치료법입니다. 하지만 모든 알레르기질환에서 면역치료가 가능한 것은 아닙니다. 알레르기비염은 약물로 증상 조절이 잘되지 않는 경우 등에 면역치료를 고려해요. 천식이 동반된 알레르기비염 환자에게도 면역치료가 유용할 수 있지만 중증 천식 환자는 면역치료를 하지 않는 것이 좋아요. 면역치료는 알레르기질환의 자연 경과를 바꿀 수 있는 유일한 치료법이지만 장기간 치료가 필요하고, 모든 환자에게 효과가 있는 것은 아니므로 면역치료에 경험이 많은 알레르기 전문의가 치료 대상을 결정하고 치료를 수행해야 합니다.
각광받는 생물학적제제는 어떤 원리이며 어떻게 사용되나요?
생물학적제제는 항체를 인위적으로 만들어 이 항체가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항체와 결합하게 함으로써 알레르기 발생을 억제하는 원리의 치료제인데, 치료 효과가 극적으로 나타나는 환자도 많습니다. 예를 들면 경구 스테로이드제를 거의 매일 수년간 복용해 부작용이 심한 환자가 생물학적제제를 사용한 후 스테로이드제 복용을 중단할 정도로 증상이 호전된 경우도 있어요. 중증 천식 환자의 40~50%가 일상생활에 지장이 없을 정도로 호전될 수 있다는 연구결과도 나왔죠. 다만 약값이 비싸고 아직 국민건강보험 적용 범위가 넓지 않아 많은 환자가 혜택을 받지 못해 안타깝습니다.
알레르기 환자에게 특별히 강조하고 싶은 말은 무엇인가요?
현재 알레르기질환을 완치하는 방법은 없고 당뇨, 고혈압처럼 잘 조절해 정상적인 생활을 영위하는 것이 일차 목표입니다. 알레르기 치료는 마라톤과 같아서 의사를 믿고 같이 뛰는 페이스메이커라고 생각하며 치료받는 것이 좋습니다. 최근에는 부작용이 적은 약제가 많이 개발돼 도움을 받은 환자가 많으니 치료제에 대한 선입견을 버리고 꾸준히 치료받는 것이 중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