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백 언어’로 결정되는 말의 끌림
“언니 때문에 생각이 달라졌어.”, “언니 덕분에 생각이 달라졌어.” 같은 말이라도 느낌이 다른 이유는 무엇일까? 말은 단순히 의사소통의 수단이 아니라 우리의 생각과 감정에 영향을 주는 커뮤니케이션 도구다. 특히 부정어와 긍정어가 주는 이미지의 차이는 분명하다. ‘때문에’를 ‘덕분에’로 바꾸기만 해도 상대를 존중하는 느낌이 들지 않는가. 당신의 언어는 어떠한가? 당신이 자주 쓰는 말이 혹시 부정어는 아닌가?
부정적 언어에서 긍정적 언어로
사람은 불안할 때 부정어가 가장 많이 나온다. 프레젠테이션 코칭을 할 때 가장 안타까운 점은 발표자가 떨리는 마음에 자신을 부정적으로 소개하는 것이다. “제가 오늘 준비가 부족하더라도….”, “제가 사람들 앞에서 말하는 것이 떨려서….” 사람들은 발표를 듣기도 전에 부정적 언어(흑색 단어)가 강하게 인지된다. ‘준비가 덜 된 발표구나’, ‘떨려서 발표를 충분히 하지 못할 수도 있겠구나’라고 발표 전부터 자신감 없는 모습을 각인시키는 것이다. “저는 말주변이 없는 편이에요”보다 “저는 말을 신중하게 하는 편이에요”라고 자신을 소개하면 어떨까? “나는 감정 기복이 심한 편이야”보다 “나는 감정이 풍부한 편이야”라는 표현이 훨씬 기대되는 이미지를 만들 수 있을 것이다. 돈을 안 쓰는 사람에게 ‘구두쇠’라고 하는 것과 ‘검소하다’고 하는 것이 한 끗 차이인 것처럼 긍정적 언어(백색 단어)를 선택하느냐, 부정적 언어를 사용하느냐는 단순히 나의 언어 습관에서 끝나지 않는다. 상대의 생각과 마음에 변화를 줄 수 있다.
‘Yes, but’ 화법을 ‘Yes, but Yes’ 화법으로
화법도 마찬가지다. 한국인은 정서상 긍정적인 것을 먼저 말하고, 부정적인 것을 나중에 말한다. “가방 디자인이 멋지네. 하지만 컬러가 아쉬운 것 같아.” 이것을 Yes, but 화법이라고 한다. 그런데 이 표현은 부정적인 말로 마무리됐기 때문에 상대는 부정적인 내용이 강하게 기억된다. Yes, but 뒤에 Yes를 하나 더 넣으면 어떨까? “가방 디자인이 멋지네. 그런데 컬러를 좀 더 보강하면 어떨까? 가방이 점점 더 예뻐지는 것 같아.” 칭찬과 격려의 말을 하나 보태어 긍정적으로 마무리해보자. 같은 내용이라도 부정적 뉘앙스를 줄여주는 마무리를 한다면 상대가 부담스럽게 생각하지 않을 것이다.
말을 바꾸면 생각이나 마음에도 변화를 줄 수 있다
흑백 언어! 사소해 보이지만 흑색 단어보다 백색 단어를 선택하는 긍정적 언어 습관은 나와 상대의 생각을 더 밝게 만들어줄 수 있다. 대화도 발표도 한결 수월하고 편안해짐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아나운서 김미영 (@___myana)
JTBC Golf 출신의 14년 차 프리랜스 아나운서이자 주주총회 전문 사회자.
(사)한국프레젠터협회 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