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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계에 불어온, 베리 드뮤어의 시작

지금은 이 단어에 주목해야 할 때. 국내외 패션 필드는 물론 온·온프라인까지 모두 잠식해버린 ‘드뮤어’ 열풍에 대한 흥미로운 이야기.

On October 25,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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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인스타그램은 물론 X, 틱톡, 페이스북 등 다양한 SNS 플랫폼에 접속할 때마다 보이는 단어가 있다. 바로 사전적으로 ‘얌전한’, ‘조용한’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는 ‘드뮤어(Demure)’다. 패션 필드는 물론 뷰티 업계까지 흔들고 있는 드뮤어 열풍은 과연 어떻게 시작됐으며 이렇게 까지 화제인 이유는 무엇일까?

# ‘베리 드뮤어’의 시작

지난 8월 6일 미국에서 틱톡커로 활동 중인 줄스 르브론은 ‘직장에서 얌전하고 겸손하며 공손한 태도를 유지하는 방법’이라는 주제로 38초짜리 영상을 하나 업로드한다. 이 짧은 영상 속에서 줄스 르브론은 메이크업한 얼굴로 자신이 추구하는 아름다움에 대해 설명한다. “저의 출근용 메이크업이 보이나요? 매우 차분하고 몹시 신중하죠(Very demure, very mindful). 저는 눈 화장을 초록색으로 한 채 출근하지 않습니다. 광대처럼 보이면 안 되기 때문이에요. 우린 모든 일상 속에서 드뮤어하게 행동해야 합니다”라며 다소 생경한 단어인 ‘드뮤어’를 설명하는 그녀의 논리는 분명했다. 과함을 지양하고 얌전한 태도를 유지하며 내면과 외면에 절제된 아름다움인 드뮤어함을 탑재하라는 것. 그리고 줄스 르브론이 올린 이 38초짜리 짧은 영상이 바로 지금, 패션은 물론 뷰티업계까지 사로잡은 드뮤어 트렌드의 시작이었다.

# 메인 트렌드로 자리 잡은 드뮤어

드뮤어가 단순한 ‘밈’에 그치지 않고, 패션은 물론 뷰티업계까지
사로잡으며 완전히 메인 트렌드로 자리 잡기까지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미국에서 가장 주목받는 셀러브리티인 모델 켄달 제너, 헤일리 비버, 카이아 거버의 드뮤어한 일상 룩이 화두로 떠오르고 아주 오래전부터 꾸준하게 드뮤어함을 실천했던 브랜드인 더 로우, 르메르의 스타일링이 다시 주목받기 시작했으며, 수많은 패션 채널이 앞다퉈 드뮤어 트렌드를 퍼뜨리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드뮤어 트렌드가 패션을 넘어 뷰티업계로까지 퍼지며 이렇게 세계적인 트렌드로 주목받을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이는 화려하고 자극적인 스타일링과 함께 따라 잡을 수 없을 정도로 빠르게 지나가는 수많은 트렌드에 피로감을 느낀 대중이 유행과는 먼 클래식한 스타일로 눈을 돌리기 시작했기 때문이 아닐까라는 것이 업계의 설명이다. 일부는 지난해부터 이름을 알리기 시작한 조용한 럭셔리, 올드머니 룩과 같이 로고 장식을 배제한 군더더기 없는 실루엣의 미니멀리즘 패션이 꾸준히 사랑받고 있다는 점도 드뮤어가 자리 잡게 된 배경이라고 말한다.

# 2024 F/W 드뮤어 코어

드뮤어의 유행은 계절과도 잘 맞아떨어졌다. 서늘해진 온도에 맞춰 꺼내 입기 시작하는 니트와 카디건, 클래식한 재킷 그리고 핸드메이드 코트까지, F/W 시즌을 대표하는 다양한 아이템은 마치 약속이나 한 듯 드뮤어 무드를 가득 담고 있으니까. 그렇다면 런웨이는 어떨까? 드뮤어의 정수라 할 수 있는 더 로우, 르메르는 물론이거니와 밀라노 패션 위크의 메인 하우스인 프라다, 보테가 베네타, 페라가모, 토즈 등에서도 ‘매우 차분하고 몹시 신중한’ 드뮤어 룩을 이미 선보였다. 국내 브랜드도 예외는 아니다. 이 분야의 선두 주자인 구호를 비롯한 시스템, SJSJ, 타임 등 코어 팬이 탄탄한 여성복 브랜드와 함께 비교적 합리적인 가격대의 던스트, 로우클래식, 인스턴트펑크 등 무수히 많은 여성 캐주얼 브랜드에서 드뮤어 코어에 걸맞은 룩북을 선보였다. 이제 드뮤어는 틱톡 속 드뮤어 애티튜드를 넘어 드뮤어 코어로 진화해 모든 분야를 흡수하는 중이다. 이전의 반짝 인기를 얻었던 다양한 코어 열풍과는 다르게 메인스트림으로 안전하게 착지한 드뮤어 코어 열풍은 당분간 사그라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아직 한창인 드뮤어의 인기에 탑승하기 위해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

# 심플함과 클래식

드뮤어 룩에서 첫 번째로 숙지해야 할 것은 화려한 디테일과 패턴을 멀리하는 것이다. 물론 가을·겨울마다 등장하는 아가일, 하운드투스 체크 등 다양한 패턴은 추운 계절에 풍성함을 더해주는 고마운 아이템이지만, 드뮤어만의 절제된 아름다움을 위해서는 단순한 솔리드 컬러의 제품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패턴에 이어 다음으로 최소화해야 할 것은 바로 컬러. 알록달록한 느낌 대신 낮은 채도와 단조로운 색 조합으로 분위기에 차분함과 신뢰감을 더해보자. 만약 컬러 포인트를 꼭 넣고 싶다면 전체 룩이 단조로운 모노톤이 돼야 함을 기억할 것. 그렇다면 일상 속에 드뮤어한 무드를 더해줄 아이템에는 무엇이 있을까? 가장 추천하고 싶은 아이템은 블랙 또는 그레이, 브라운 컬러의 재킷이다. 우아함을 배가시키고 싶다면 여유 있는 핏의 스리 버튼이나 더블 버튼 재킷을 선택할 것. 니트를 찾고 있다면 그레이 또는 네이비 컬러를 선택하자. 몸에 잘 맞는 스탠더드 핏의 라운드넥 또는 브이넥 니트는 드뮤어 무드는 물론 지금 이 계절이 오면 늘 꺼내 입을 수 있는 타임리스 아이템으로 제격일 테니. 기본 아이템으로 늘 사랑받는 화이트 셔츠 또한 드뮤어 룩에 안성맞춤이다. 루스한 핏의 데님 팬츠 또는 미디스커트를 매치한 후 마지막으로 포인티드 토 슈즈로 마무리한다면 그야말로 모두가 바라는 ‘베리 드뮤어’한 분위기가 아닐까?

CREDIT INFO
에디터
이설희
사진
catwalkpictures, 스플래쉬뉴스, 인스타그램, 각 브랜드 제공
2024년 11월호
2024년 11월호
에디터
이설희
사진
catwalkpictures, 스플래쉬뉴스, 인스타그램, 각 브랜드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