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주식 투자 열풍, ETF로 투자해보자
국내 증시에 상장된 해외주식형 ETF
미국 주식에 투자하는 서학개미들이 급증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에 개인 투자자들은 국내 증시에서 주식 7조 863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반면 미국 주식은 78억달러어치(약 10조 8,000억원) 이상 순매수했다. 우리나라 투자자들의 미국 주식 보유 금액은 862억 2,000만 달러(약 120조원)로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
올해 미국 증시는 연일 사상 최대치를 경신하고 있다. 하반기 들어서도 마찬가지다. 특히 엔비디아를 비롯해 마이크로소프트(MS), 애플, 아마존닷컴, 알파벳, 메타플랫폼스, 테슬라 등 이른바 매그니피센트7(M7)이라고 불리는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의 주가 상승세가 가파르다.
미국 증시가 올해 유독 상승하는 이유는 바이든 정부에서 대선을 앞두고 돈을 대거 풀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기준 금리는 지금 5.25~5.5%다. 꽤 높은 수준의 금리다. 2년 전부터 물가가 치솟자 기준 금리를 높일 수밖에 없었다. 바이든 정부가 대선을 앞두고 돈을 풀려면 기준 금리를 낮춰야 한다. 하지만 기준 금리를 낮추면 물가가 상승할 수 있다. 그래서 바이든 정부는 금리는 그대로 유지하면서 채권을 마구 발행하거나 시중의 채권을 사들이는 방식으로 돈을 시장에 풀고 있다. 일종의 편법이다. 올해 미 재무부는 4조 달러(약 5,530조원) 규모의 국채 발행을 계획하고 있다. 3조 달러를 찍어낸 전년보다 30% 넘게 늘어난 수준이다. 지금 미국 정부의 적자는 급속도로 불어나고 있지만 미국 증시는 호황이다.
통상 한번 풀린 유동성은 회수되기까지 시간이 걸린다. 적어도 내년 상반기까지는 미국 증시가 호황일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미국 증시에 투자할 적기인 셈이다.
미국 주식에 투자하려면 예전에는 은행이나 증권사에서 가입하는 펀드가 인기였다. 하지만 요즘은 개인이 증권사 계좌를 직접 만드는 것이 대세다.
미국 주식에 직접 투자하려면 증권사 계좌를 만들고 달러를 환전해 개별 종목을 매수해야 한다. 하지만 우리나라와는 낮과 밤이 반대인 상황에서 직접 투자하기에 부담을 가지는 사람이 적지 않다. 환전도 귀찮은 일이다. 특히 미국 주식은 가격 제한 폭이 없기에 개별 종목 투자 시 변동성이 크다.
일반인에게 국내 증시에 상장된 해외주식형 ETF는 이러한 어려움을 대부분 해소해줄 수 있다. ETF는 여러 종목을 골고루 분산해 매입한다. 특정 종목의 급락 충격을 완화할 수 있다.
국내 상장된 TIGER 미국S&P500이나 TIGER 미국나스닥100 같은 ETF는 미국 시장 전체에 투자할 수 있어 인기다. 낮에 국내 증시에서 이 ETF를 사면 미국 증시 가격 변화가 원화 기준으로 반영된다. 하루 차이로 가격 차이가 날 수는 있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결국 같아진다. 상반기 말 기준 TIGER 미국S&P500의 1년 수익률은 33.7% 정도고 TIGER 미국나스닥100의 수익률은 42.05%에 달한다. M7 등 미국 시가총액 종목들을 집중 매수하는 ETF 수익률은 더욱 높다. TIGER 미국테크TOP10 INDXX ETF의 경우 1년 수익률이 63%에 달한다.
‘또박또박’ 월배당 ETF 열풍
최근 국내 ETF 시장에서 최고 화두는 월배당 ETF다. 월배당 ETF란 월세를 받는 건물주처럼 ETF 보유자에게 매달 분배금(배당금)을 나눠주는 상품이다.
지난해 국내에서는 월배당 상품 가운데 SCHD(Schwab U.S Dividend Equity)가 열풍이었다. SCHD는 미국 증시에서 배당금을 매년 늘려온 기업들에 투자하는 ETF인데 국내 자산운용사들은 ACE 미국배당다우존스, SOL 미국배당다우존스, TIGER 미국배당다우존스 등의 이름으로 SCHD와 같은 상품을 국내 증시에 상장했다. 당장 연 3%대 배당을 받지만 매달 적립식으로 이 ETF들을 꾸준히 모아가면 나중에 분배금이 엄청나게 늘어나면서 노후 걱정을 덜 수 있다는 투자가 유행했다.
최근에는 SCHD 대신 연 15%대 고배당을 내세우는 커버드콜 ETF가 인기다. 커버드콜은 상품 구조가 복잡한데 쉽게 설명하자면 주가 상승을 일부 포기하는 대신 분배금을 많이 받는 ETF다.
커버드콜 ETF는 상승을 포기했기에 증시 하락 후 반등이 오더라도 원금 회복이 충분히 되지 않는다. 분배금은 많아도 주가가 하락한다면 원금에서 그 이상의 손실을 보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최근 나오는 커버드콜 ETF 상품은 대부분 꾸준히 우상향하는 미국 증시를 기초 자산으로 만들고 있다.
최근 출시되는 커버드콜 상품들은 TIGER 미국나스닥100+15%프리미엄초단기 ETF처럼 원금 대비 연간 받는 분배금으로 원금의 15% 수준을 내세우고 있다. 1억원을 투자하면 연간 1,500만원가량을 나눠준다는 것이다.
고배당 커버드콜 ETF는 은퇴한 노년층에게 매력적인 상품이다. 매달 받는 분배금을 생활비에 보탤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IRP 등 연금 계좌로 분배금을 받으면 저율의 세율로 분리과세가 가능해 인기다. 다만 커버드콜 ETF는 당장의 분배금은 달콤해도 일반 ETF를 사는 것보다 장기 투자 수익률이 낮다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 그래서 목돈을 모아야 하는 젊은 사람에게는 추천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