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용 방법과 성분 함량에 따라 구분
약국에서 구입할 수 있는 모기 기피제는 여러 종류가 있다. 일반적으로 사용 방법에 따라 뿌려서 사용하는 에어로졸제와 분무형 액제, 발라서 사용하는 로션제와 액제, 겔제로 구분한다. 성분과 함량에 따라 나이대별로 사용할 수 있는 제품이 달라진다.
뿌리거나 분사하는 타입의 모기 기피제는 사용하자마자 효과가 나타나기 때문에 외출할 때 바로 사용하면 된다. 얼굴을 제외한 노출된 피부, 옷, 구두 등에 10~20cm의 거리를 두고 뿌린다. 얼굴에 사용할 때는 손등에 뿌린 후 이를 손가락으로 찍어 눈과 입 주위를 피해 바르고, 흡입하지 않도록 주의한다. 발라서 사용하는 모기 기피제는 외출하기 30분 전쯤 피부에 미리 발라야 효과를 볼 수 있다.
모기 기피제 중에는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모기 기피제로 허가받지 않은 성분이 함유된 제품도 있으니 주의한다. 황은경 부산 오거리약국 대표 약사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안전성과 유효성(최소 2시간 이상 효력)을 입증받은 성분은 이카리딘, 에틸부틸아세틸아미노프로피오네이트(IR3535), 디에틸톨루아미드(DEET), 파라멘탄-3,8-디올(PMD)이다”라며 “이들 성분이 함유된 제품은 의약외품으로 허가받아 판매되고 있다”고 했다. 시중에 많이 나와 있는 향기 나는 팔찌나 스티커 형태의 제품은 의약외품으로 허가받지 않은 것이다.
모기 기피제 함량 따라 지속 시간 달라져
약국에서 모기 기피제를 구입할 때 어떤 기준에 따라 제품을 선택해야 할까? 황은경 약사는 “나이에 따라 적합한 제품이 다르다”고 했다.
이카리딘은 무색무취이며 피부 자극이 적고 독성도 낮다. 이카리딘 함량이 7%, 15%, 20%인 제품이 있는데, 함량이 많을수록 모기 기피의 지속 효과 시간이 길어진다. 황 약사는 “효과가 지속되는 시간을 따져보면 이카리딘 함량이 7%인 제품은 2~3시간, 15%인 제품은 4~5시간, 20%인 제품은 8시간 정도 된다”며 “야외에 머무는 시간이 얼마나 되는지에 따라 이카리딘 함량을 선택해 사용하길 권한다”고 말했다. 이카리딘 성분의 모기 기피제는 생후 6개월 이상 영아부터 사용할 수 있다. 합성섬유나 플라스틱에 영향을 주지 않기 때문에 피부뿐만 아니라 옷에 뿌려 사용할 수 있다. 다만 모든 종류의 곤충에 효과적인 건 아니다.
IR3535 성분이 포함된 모기 기피제도 생후 6개월 이상 영아부터 사용할 수 있는 무색무취의 제품이다. 효과가 지속되는 시간은 IR3535 함량이 15%인 제품은 4~6시간, 20%인 제품은 8시간이다. 황 약사는 “IR3535 성분의 모기 기피제는 모기뿐 아니라 털진드기 기피 효과가 있지만, 성분이 자극적이라서 플라스틱, 합성섬유 등에 사용할 때는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4~5시간 효과 지속, 너무 자주 사용하지 말아야
DEET 성분은 모기 외에 진드기, 벼룩 등에도 기피 효과가 있다. DEET 함량이 10% 미만인 제품은 6개월 이상 영아부터 12살 미만 아이가 사용하기에 적합하고, 12살 이상부터는 DEET 함량이 20%인 제품을 사용하면 된다. 황 약사는 “DEET 성분의 모기 기피제는 아이와 어른 모두 얼굴이 아닌 팔다리, 목 등 노출된 피부에만 사용하는 걸 권장한다”고 했다. 생후 6개월부터 2살 미만 영유아는 1일 1회, 2살 이상부터 12살 미만 아이는 1일 1~3회 사용하는 것이 적절하다. 또한 황 약사는 “PMD는 천연 성분이지만 피부 알레르기를 유발할 가능성이 있으므로 4살 이상부터 사용해야 한다”고 전했다.
모기 기피제는 종류와 제형 등에 따라 사용 가능한 나이, 사용법, 주의 사항이 다르다. 따라서 용기, 포장 또는 설명서에 표기된 용법과 용량, 주의 사항을 꼼꼼히 확인하고 올바르게 사용해야 한다.
간혹 모기 기피제를 너무 많이 사용하는 사람이 있는데, 이는 바람직하지 않다. 특히 DEET 성분이 들어 있는 모기 기피제는 지나치게 많이 사용하지 않도록 신경 쓴다. 황은경 약사는 “DEET 성분의 모기 기피제는 장기간 사용 시 피부 자극이나 발암성, 신경계통 독성 등의 부작용이 보고돼 있으므로 장기간 사용하는 것은 권장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어 “임산부는 모기 기피제 중 이카리딘과 DEET 성분이 들어 있는 것을 사용해도 되는데, 이 중 이카리딘 성분의 모기 기피제가 좀 더 안전하다”고 했다.
이 밖에도 모기 기피제를 사용할 때 주의할 점은 여러 가지다. 모기 기피제는 효과가 4~5시간 정도 지속되므로 너무 자주 사용하지 않는다. 황 약사는 “눈이나 입 주위에는 모기 기피제를 사용하면 안 되고, 피부에 상처나 염증이 있는 사람, 햇볕에 피부가 심하게 탄 사람도 모기 기피제를 사용하지 않아야 한다”고 말했다. 스프레이 타입의 모기 기피제는 밀폐된 공간에서 사용하면 비염, 천식, 재채기, 호흡곤란 등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으니 밀폐된 공간이 아닌 곳에서 뿌린다. 모기 기피제를 속옷에 뿌리는 행위도 금물이다. 모기 기피제를 자외선 차단제와 함께 사용할 때는 자외선 차단제를 바른 뒤 사용한다. 모기 기피제를 사용했다면 외출에서 돌아와 반드시 비누와 물로 씻고, 입은 옷과 양말을 세탁한다.
부모가 아이에게 모기 기피제를 사용하게 할 때는 좀 더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황 약사는 “아이는 무심코 손으로 눈을 비비거나 손을 입에 넣을 수 있으므로 아이 손에 모기 기피제를 덜어 바르지 않도록 조심할 필요가 있다”며 “특히 생후 6개월 이하의 영아에게는 모기 기피제를 사용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황은경 약사의 ‘똑똑한 모기 기피제 사용법 5’
1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의약외품으로 허가받은 제품을 선택한다.
2 향기 나는 팔찌나 스티커 형태의 제품은 의약외품이 아니므로 주의한다.
3 DEET 성분이 포함된 제품은 장시간 사용하지 않는다.
4 나이에 따라 적합한 성분과 함량이 다르다.
5 눈이나 입 주위, 상처나 염증이 있는 부위에는 사용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