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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은의 행복

배우 김성은은 지금 탐색의 시간을 보내는 중이다.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내면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행복의 에너지를 위해 필요한 것을 찾으며 보내는 오늘은 긍정의 내일로 이어진다.

On July 01,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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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김성은을 떠올리면 밝고 긍정적인 에너지가 생각나곤 해요. 그래서인지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명도 <햅삐 김성은>이기도 하고요. ‘행복’이란 키워드를 선택한 이유가 있나요?
어렸을 때부터 종종 ‘해피 걸’이라고 불렸던 것 같아요. 제가 좋아하는 단어이기도 하고요. 제가 개인 유튜브를 통해 소개하는 콘텐츠들이 마치 ‘해피 바이러스’처럼 구독자들에게 행복을 전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도 커요.

올해부터 시작된 채널이에요. 콘텐츠를 만들면서 구독자들과 공유하고 싶었던 자신의 라이프스타일은 뭔가요?
몇 년 전부터 유튜브 콘텐츠를 만들고 싶다는 생각을 해왔어요. 하지만 사람들이 관심을 가져줄지에 대한 확신도 없었고, 평소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해 개인적인 생활을 공유해왔던 터라 유튜브 콘텐츠가 차별화될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도 있어 선뜻 시작할 수 없더라고요. 이런저런 고민 끝에 정해진 콘셉트에 따라 콘텐츠를 만들지 않고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일단 한번 보여주자는 마음으로 시작했어요.

오히려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담는 게 더 어려울 것 같기도 해요.
SNS는 사진 한 장에 일상을 담기 때문에 때론 사람들이 제가 의도한 것과는 다르게 생각할 수도 있어요. 반면에 유튜브는 영상이다 보니 솔직한 이야기를 풀어내다 보면 저를 자연스럽게 표현할 수 있더라고요. 그래서 유튜브 콘텐츠에서는 꾸미지 않고 진솔한 ‘김성은’의 모습을 보여주려고 해요.

매번 콘텐츠 주제는 직접 제안하나요?
우선 큰 틀은 PD님과 상의해 정해요. 콘셉트를 정하지 않았기 때문에 첫 번째 콘텐츠는 집을 공개해보기로 했어요. 별다른 의도 없이 집을 소개했는데 댓글을 보니 집 안 정리법을 궁금해하는 분이 많더라고요. 그래서 앞으로는 정리와 관련한 콘텐츠도 만들어볼까 생각 중이에요. 유튜브 콘텐츠는 온전히 제 것이어서 다른 사람이 대신해줄 수 없어요. 관찰 예능 프로그램도 해봤지만 일단 큰 틀은 콘셉트가 있기 때문에 유튜브와는 또 다르고요. 이를테면 유튜브의 경우 PD님이 주방을 공개해보자고 제안하면 세부적인 부분은 제가 생각해야 해요. 처음엔 이런 점 때문에 고민이 많기도 했지만, 지금은 스트레스받지 않으며 준비하려고 해요. 자연스럽게 친구에게 말하듯이 일상을 소개하는 거죠.

<햅삐 김성은>을 소개하는 모습이 즐거워 보여요. 경험해보지 못한 세계에 대한 호기심을 즐기는 것 같기도 하고. 새로운 일을 시작하면 에너지를 받는 편인가 봐요.
방송 일을 시작한 지 20년이 넘어가요. 드라마와 예능 프로그램, 홈쇼핑 진행 등 여러 활동을 해왔지만 여전히 새로운 것을 시작하면 설레요. 유튜브의 경우 영상이 올라가면 피드백을 바로 확인할 수 있기 때문에 더 떨리기도 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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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중 가장 좋아하는 때가 있다면 언제인가요?
스케줄이 없는 날이면 아이를 학교에 보내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하죠. 첫째가 오전 7시 30분, 둘째가 오전 8시, 셋째가 오전 9시에 학교에 가고 나면 잠깐 누워 쉬어요. 그때가 가장 행복하죠. 스케줄이 있는 날에는 남편에게 아이들을 모두 맡기고 일하러 나갈 때가 행복하고요.(웃음) 주중에는 저를 위한 시간을 가지려고 노력하는 편이지만 주말은 오히려 아이들에게 모든 것을 맞춰요. 주말에는 되도록 방송 스케줄도 잡지 않고 아이들과 최선을 다해 시간을 보내려고 해요. 그럴 때 가장 행복하기도 하고요.

그러고 보면 자신만의 콘텐츠를 만들기 위해서는 경험의 폭이 넓어야 할 것 같아요. 실제로 폭넓은 카테고리의 상품을 소개하고 있기도 하고요.
자연스레 관심의 폭이 넓어졌어요. 원래 하나에 몰두하고 디깅하기보다 다양한 것에 관심을 두는 편이에요. 안 해본 운동을 해보는 것도 좋아하고요. 새로운 것에 도전하는 걸 두려워하지 않아요. 그러다 보니 폭넓게 경험하는 것을 좋아하게 된 것 같아요. 요즘은 건강을 위해 어떤 운동을 해보면 좋을지 찾아보는 중이에요.

다이어트를 주제로 하는 채널A 예능 <줄여주는 비서들> 방송을 앞두고 있어요. 다이어트에 도전하는 사람들에게 자신의 팁도 알려주나요?
비서가 돼 한 사람씩 다이어트를 돕는 프로그램이에요. 그런데 사실 저는 몸매 유지를 위해 특별한 관리를 하진 않아요. 운동도 썩 좋아하지 않고요. 다만 야식을 먹지 않고, 혼자 먹는 걸 좋아하지 않아 남편과 떨어져 지내는 동안 식사를 많이 하지 않았어요. 운동을 따로 하지 않는 대신 아이들과 밖에 나가 열심히 뛰어놀고, 그런 것 하나하나가 생활 습관이 돼서인지 자연스레 몸매 관리가 됐어요. 아침 식사도 간단하게 하니까 자연스레 간헐적 단식이 이뤄졌고, 집에서 한시도 가만히 있지 않고 계속 집안일을 하며 움직여요. 성격도 급한 편이어서 뭐든지 제때 정리해야 하고, 일을 미뤄두는 것을 안 좋아하기 때문에 쉴 새 없이 뭔가를 하고 있어요. 식단 관리를 하지 않고, 특별히 운동을 하는 것도 아닌데 왜 몸매 관리가 돼버렸는지 생각하다 보니 결국 생활 습관에서 비롯된 거더라고요. 그래서 <줄여주는 비서들>을 하며 다이어트에 도전하는 사람들에게 제 생활 습관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들려줬어요. 그러면서 새삼 제 라이프스타일을 되돌아보게 됐죠.

앞서 말한 것처럼 남편의 선수 생활 때문에 떨어져 지낸 시간이 길었어요. 그 시간이 힘들진 않았나요?
15년 동안 떨어져 지내다가 올해부터 같이 지내고 있어요. 분명 힘들었던 시간이었지만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였죠. 오히려 제 활동 때문에 남편을 따라가지 못하고 떨어져 지내는 것에 대한 미안함에 아이 셋을 키우는 일은 당연히 제가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했어요. 육체적으로는 많이 힘들었지만, 벌써 그 시간이 얼마나 힘들었는지 잘 생각나지 않아요.(웃음) 오히려 남편과 늘 함께 살았던 것처럼 지금이 자연스러워요. 하루는 남편이 갑자기 또 떨어져 살게 되면 어떻게 할 거냐고 물어보는데, 정말 막막했어요. 분명 15년간 그렇게 살아왔는데도 말이죠. 새삼 제가 정말 잘 잊는 성격이란 걸 알았어요.

세 아이의 엄마로 살아가며 정작 자시 자신에 대해 알아볼 시간은 부족했을지도 모르겠어요.
세 아이를 키우기 위해서는 신경 쓸 일이 정말 많아요. 둘째와 셋째는 아직 어려서 부모의 손길이 많이 필요할 때이기도 하고요. 예전에는 스케줄도 정말 빈틈없이 잡았어요. 쉴 수 있는 시간이 전혀 없을 만큼요. 매일 일과 아이들을 돌보는 시간으로만 가득 채워졌죠. 혼자 있는 걸 좋아하지 않아 더 그랬던 것 같아요. 그런데 이제는 체력도 좀 떨어지기도 했고, 외롭고 지루하다는 이유로 싫어했던 혼자 있는 시간을 즐길 줄 알게 됐어요. 카페에 가만히 앉아 시간을 보내거나 때론 차에서 30분 정도 고요하게 앉아 하루를 정리하기도 하고요. 어떻게 하면 혼자만의 시간을 잘 즐길 수 있을지 찾아보는 중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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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가 들수록 자신을 탐구할 시간이 무엇보다 많이 필요한 것 같기도 해요.
40살이 됐을 때 이상하리만큼 마음이 힘들었어요. 딱히 특별한 이유도 없이요. 20살이나 30살이 됐을 때와는 다른 느낌이었죠. 40살이 되면 뭔가 이뤄놓을 거라고 막연히 생각했는데, 그렇지 못한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어요. 그런데 이제야 조금씩 어른이 돼가고 있는 것 같아요. 책임감 있는 어른으로서 나이 들어가고 싶어요. 그런 생각 때문인지 이제야 마음도 좀 더 관대해지고 포용력도 생기면서 어떤 상황에서든지 마음이 여유로워요. 불안했던 마음이 여유로움으로 변한 거죠. 마음먹은 변화라기보다는 자연스레 일어난 변화예요.

지나온 시간 중 연기에 대한 갈증도 여전히 있을 것 같아요.
연기를 했던 사람이고, 배우라는 타이틀을 여전히 가지고 있으니 연기에 대한 갈급함은 아직도 있어요. 아이들 교육 때문에 집에 TV를 두지 않지만, 아무것도 모르면 너무 뒤처지니까 드라마도 일부러 챙겨봐요. 트렌드도 잘 알고 있어야 하니 요즘 트렌드에 맞는 옷도 많이 시도해보고요. 젊은 배우들의 연기도 많이 챙겨봐요. 그러면서 감을 잃지 않기 위해 노력하는 거죠. 과거에는 연기하지 못하는 시간에 대한 아쉬움도 크고 스트레스도 받았지만 지금은 그렇진 않아요. 다만 기회가 주어진다면 언제든지 할 수 있도록 준비해두려고 해요.

세 아이의 나이 터울 때문에 아이들을 돌보기가 더 쉽지 않을 것 같아요. 세 아이의 생애 주기가 다르기도 하고요.
모두 또래면 다 함께 즐길 수 있는 일을 하면 되는데 그럴 수가 없어요. 그래서 요즘은 남편과 나눠 아이들과 시간을 보내요. 남편이 첫째와 영화를 보러 가면 저는 둘째, 셋째와 아동 뮤지컬을 보러 가는 식이죠. 이제는 외식 말고는 다섯 식구가 밖에서 모두 모이는 게 쉽지 않아요.

아이들을 키우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지점이 있나요?
우선 세 아이 모두 잠을 많이 재우려고 해요. 큰애가 중2이지만 오후 10시 전에 모두 잠들기 위해 오후 9시 이후에는 집 안 불을 모두 꺼요. 두 번째는 아이들이 최대한 많은 것을 경험할 수 있도록 해요. 북촌에서 열리는 ‘콩쥐팥쥐’ 체험처럼 옛날 사람들의 삶을 체험해보는 것도 해보고, 박물관에 가서 그냥 전시 관람만 하는 것이 아니라 역사 수업도 들려주고요. 롯데월드도 자주 가요. 잠깐이어도 아이들이 다양한 것을 경험할 수 있도록 기회를 만들어줘요.

변하지 않은 교육관도 있지만 달라진 교육관도 있을 것 같아요.
첫째를 키울 때는 열혈 엄마였어요. 첫째만 있을 때는 교육도 이것저것 많이 시켰어요. 아이도 여러 분야에 관심이 가져선지 많은 것을 배워보고 싶어 했죠. 지금은 축구에 집중하고 있지만요. 둘째와 셋째는 아이 각자의 성향을 더 잘 들여다보게 됐어요. 첫째는 많은 것을 배워도 늘 재미있어 했는데, 둘째에게 똑같이 했더니 반응이 다르더라고요. 남들이 하는 걸 따라 할 게 아니라 어떤 아이인지 잘 파악하고 필요한 것을 해보려고 했죠. 첫째를 키울 때는 저도 처음이다 보니 다른 엄마들은 아이에게 뭘 가르치는지 신경 썼다면 둘째와 셋째는 제가 주도적으로 아이들을 파악하고 키웠어요. 남편은 늘 저를 믿어줬고요.

본격적인 여름에 접어들었어요. 이 뜨거운 여름, 가족과 어떻게 보내고 싶나요?
제 일을 열심히 하는 건 물론이고, 축구를 하고 있는 첫째를 위한 시간을 보내게 될 것 같아요. 유소년 클럽 축구 대회가 많이 열리는 시기여서 그만큼 따라다녀야 할 경기도 많아요. 다섯 가족 체력 관리도 좀 더 신경 쓰고, 가족의 건강을 위해 제가 해줄 수 있는 게 뭔지 더 찾아보려고 해요.

아쉽게도 가족 여행 계획은 세울 수 없을 것 같네요.
올해 가장 하고 싶었던 일은 다섯 식구 모두 함께 여행을 가는 거였어요. 그런데 모두가 각자의 스케줄이 있어서 쉽지 않아요. 1박 2일이라도 꼭 다녀오려고요. 지난해에는 큰아들과 이탈리아 여행을 다녀왔어요. 아이가 로마와 바티칸에 꼭 가보고 싶어 했거든요. 역사를 좋아하는 아이여서 정말 즐거워하더라고요. 아이와 휴양지에서 시간을 보내는 것도 좋지만 그렇게 역사에 대한 이야기도 나누며 여행하는 시간이 저 역시 좋았어요. 언젠가는 정말 아무 계획 없이 배낭 하나만 메고 가족과 여행을 떠나고 싶어요. 늘 계획이 있어야 하는 남편을 설득해야겠지만요.(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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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INFO
에디터
송정은(패션), 박민(인터뷰)
사진
김외밀
헤어
하나
메이크업
고미영
스타일링
이경남
2024년 07월호
2024년 07월호
에디터
송정은(패션), 박민(인터뷰)
사진
김외밀
헤어
하나
메이크업
고미영
스타일링
이경남